[OSEN=조형래 기자] 3일 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이정후였지만,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정후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고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는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우천 취소가 됐다.
3일만에 그라운드로 나서는 이정후였다. 이날 다저스와 만나게 되면서 오타니 쇼헤이와의 '미니 한일전'을 기대했지만 오타니는 이날 휴식을 취했다. 오타니를 비롯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핵심 선수들이 모두 결장했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삼진 1볼넷 OPS 1.302의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이정후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좌완 투수를 상대하는 것.
이날 다저스 선발은 제임스 팩스턴이었다. 그동안 우완 투수만 상대했던 이정후는 이날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좌완 투수를 만나게 됐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팩스턴은 통산 156경기 64승38패 평균자책점 3.69, 932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 투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지만 규정이닝 시즌을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시애틀 소속이던 지난 2018년 28경기 160⅓이닝을 소화한 게 최다 이닝 시즌이었다. 이 해 11승6패 평균자책점 3.76의 성적을 기록했다.
데뷔 초부터 허리 부상에 신음했고 2020년 뉴욕 양키스에서 추간판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21년 시애틀에서는 토미존 수술까지 받았다. 2022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지만 광배근을 다쳤다. 지난해는 시범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 그리고 시즌 말에는 무릎 부상까지 겹쳤다. 최근 4년간 허리, 팔꿈치, 광배근, 햄스트링, 무릎 등 각기 다른 부위를 다쳐 5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다저스와 1년 보장 700만 달러(계약금 300만 달러, 연봉 4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그 외에 세세한 인센티브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부상 우려 때문.
하지만 건강할 때는 최고 98.2마일(158km), 평균 95.2마일(153.2km)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뽐내는 좌완 투수다. 이정후는 처음부터 상당히 높은 레벨의 좌완 투수를 만나게 됐다.
이정후의 존재감은 1회초 수비에서 드러났다.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미겔 로하스 타석 때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다. 이정후의 수비 위치는 우중간 쪽으로 치우쳐 있었고 앞으로 당겨져 있었다. 하지만 로하스의 타구는 좌중간 쪽으로 향했다. 이정후가 빠르게 쫓아갔고 타구가 담장까지 굴러가는 것을 차단했다. 2루타가 됐지만 이정후의 스피드로 추가 진루를 막아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 처음 만난 좌완 투수인 팩스턴을 상대로 공을 많이 던지게 했다. 초구와 2구를 골라냈다. 3구 째 스트라이크를 지켜봤고 4구 째는 팩스턴의 변화구를 커트했다. 5구 째 바깥쪽 변화구를 지켜보면서 풀카운트 승부로 끌고 갔다. 그러나 6구째 몸쪽 공을 건드렸지만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 타석은 돌아오지 않았다. 경기 내내 시종일관 내리던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은 강행되는 경기 중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경기는 중단됐고 머지 않아 경기는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정후의 기록은 그대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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