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김태형 감독의 롯데가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을 승리했다. ‘김태형호’는 9483명의 홈 팬들 앞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6-1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시리즈 7년 연속 진출에 빛나는 명장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롯데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고 이날 시범경기에서 승리하면서 공식전 첫 승을 올렸다. 선발 나균안은 4이닝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타선에서는 윤동희가 멀티히트 1타점을 마크했다. 나승엽은 동점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이날 경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형 감독과 마찬가지로 이숭용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고 시범경기를 맞이한 SSG. 하지만 경기 후반 등판한 신헌민의 대량 실점 속에서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선발 오원석이 4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타선에서는 전의산이 4타수 2안타, 김성현이 2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SSG는 박성한(유격수) 전의산(1루수) 에레디아(좌익수) 한유섬(우익수) 고명준(지명타자) 오태곤(중견수) 이지영(포수) 안상현(2루수) 김성현(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좌완 오원석이었다. 오원석은 지난해 28경기(27선발) 8승10패 평균자책점 5.23의 성적을 남겼다.
롯데는 윤동희(우익수) 고승민(좌익수) 레이예스(중견수) 전준우(지명타자) 한동희(3루수) 김민성(2루수) 노진혁(유격수) 유강남(포수) 나승엽(1루수)이 선발 출장했다.
올해 SSG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숭용 감독, 그리고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뒤 지난해 야인 생활을 했다가 올해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태형 감독에게는 모두 데뷔전이었다. 양 팀 감독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이날 덕아웃에 섰다.
먼저 만난 롯데 김태형 감독은 “사직구장 1루에서 인터뷰를 하니까 어색하긴 하다”라고 웃은 뒤, “설레는 것보다는 계속 현장 생활의 연장선인 것 같다. 다른 유니폼을 입으면 다를 줄 알았는데 막상 또 운동장에 나오니까 해왔던 것을 하는 익숙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초보 감독’인 이숭용 감독은 “최근 들어서가장 잠을 잘 잤다. 되게 웃긴게 미국 캠프, 대만 캠프에서 모두 잠을 좀 못잤는데 시범경기 때 잠을 푹 잤다. 웃긴 것 같다”라면서 “나름대로 구상을 한 것들이 있고 고민들이 있는데 어제는 아무 생각 없이 7시간 정도를 푹 잔 것 같다. 너무 기분이 좋다”라면서 첫 경기에 나서는 소감을 전했다.
토종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하는 오원석과 나균안 모두 이날 경기 호투를 펼쳤다. SSG 오원석은 4⅔이닝 2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오원석은 1회 선두타자 윤동희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고승민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빅터 레이예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전준우를 삼진 처리하면서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3회에는 2사 후 윤동희에게 좌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3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2사 3루에서 고승민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4회 역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5회 2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원석은 67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145km의 패스트볼 45개를 던졌고 슬라이더 11개, 커브 8개, 체인지업 6개를 구사하며 시범경기 리허설을 마쳤다.
나균안은 개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나균안은 올 시즌을 앞두고 4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사생활 논란이 터졌다. 배우자인 A씨가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균안이 외도와 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나균안은 이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외에는 모두 사실 무근이라며 배우자 A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후 법률대리인을 선임해서 허위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는 나균안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 사생활이기에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태형 감독도 나균안의 구위에 문제가 없고 부상이나 다른 변수가 아니면 4선발로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나균안은 3회 2사까지 노히터 피칭을 이어갔다. 1회 박성한을 좌익수 뜬공, 전의산을 중견수 뜬공, 에레디아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2회에는 한유섬을 좌익수 뜬공, 고명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오태곤은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회에도 선두타자 이지영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나균안. 1사 후 안상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면서 첫 출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안성현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2아웃을 만들었다. 2사 후 김성현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박성한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3회를 마쳤다.
그러나 4회 집중타를 내줬다. 맞아 나가는 타구의 질이 심상치 않게 변했다. 4회 선두타자 전의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에레디아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노진혁이 처리할 수도 있었던 타구였지만 안타로 기록됐다. 무사 1,2루에서 한유섬에게 큼지막한 중견수 방면 타구를 허용했다. 중견수 레이예스가 이를 간신히 처리했다.
이후 2루 주자가 3루에 태그업을 했고 1루 주자 에레디아도 비어있는 2루를 향해 뛰었다. 에레디아는 비어있는 1루로 다시 귀루를 했지만 3루에 있던 전의산이 홈까지 파고들었지만 롯데가 중계플레이를 기민하게 대응하며 아웃을 만들었다. 2아웃이 됐다. 그 사이 에레디아는 다시 2루에 안착했다.
결국 계속된 2사 2루에서 고명준에게 좌측 담장 상단을 맞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오태곤을 2루수 직선타로 요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5회부터는 공을 박진형에게 넘기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4이닝 52구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2개의 공을 던지며 패스트볼 25개, 커터 15개, 포크볼 11개, 커브 1개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는 32개, 볼은 20개였다. 최고 구속은 145km가 나왔다.
SSG 타선은 3회까지 나균안에게 틀어막히다가 4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4회초 전의산의 우전안타, 에레디아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한유섬이 큼지막한 중견수 뜬공을 때리면서 아웃카운트가 추가됐다. 중견수 레이예스가 간신히 타구를 잡아냈고 2루 주자는 3루까지 향했다. 1루 주자 역시 2루까지 태그업을 했다. 1루 주자는 2루를 향해 뛰었지만 다시 1루로 되돌아갔다. 협상에 걸리는 듯 했지만 1루에는 공을 받을 야수가 아무도 없었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주자 전의산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아웃을 당하며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그러나 SSG는 ‘포스트 최정’ 고명준이 좌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1-0으로 앞서갔다. SSG는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5회에도 1사 후 안상현과 김성현의 연속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박성한으 ㅣ번트 실패, 전의산의 1루수 땅볼로 기회가 무산됐다.
롯데 타선은 오원석의 패스트볼 구위에 눌리며 5회까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오원석이 내려간 6회부터 기회를 잡아갔다. 6회말 1사 후 고승민이 빗맞은 좌전 안타를 치면서 기회를 잡았다. 레이예스가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뽑아냈지만 오태곤의 호수비에 걸리며 2사가 됐다. 그러나 고승민이 2루 도루를 성공시켜 2사 2루 기회를 이어갔고 전준우가 유격수 옆을 꿰뚫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1-1 동점에 성공했다.
상대의 목덜미를 움켜쥔 롯데는 거세게 몰아쳤다. 롯데는 7회말 선두타자 김민성의 볼넷과 노진혁의 우전안타, 대타 박승욱의 사구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나승엽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3-1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는 윤동희의 좌익수 방면 적시 2루타가 터지며 1점을 더 달아났고 계속된 무사 2,3루에서는 고승민이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까지 때려내면서 5-1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롯데는 8회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나승엽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1점 더 달아났다. 나승엽의 3타점 째였다.
롯데 마운드는 선발 나균안의 4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역투를 시작으로 박진형(1이닝 2피안타 무실점) 김상수(1이닝 1탈삼진 무실점) 구승민(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진해수(⅓이닝 무실점) 최이준(⅔이닝 무실점) 김원중(1이닝 무실점) 등 투수진이 짠물 피칭을 펼쳤다. 피안타는 9개나 기록했지만 볼넷은 1개만 허용하면서 실점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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