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이우성(30)이 시범경기 첫날부터 인상적인 1루 수비를 보여주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KIA는 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NC 다이노스에 10-3으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2⅓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KBO리그에 첫선을 보인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도 2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파괴력만큼은 리그 최상위를 다툰다는 타선도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줬다. 무려 5개의 홈런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몰아쳤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것은 9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삼진 2득점을 기록한 이우성이었다.
이우성은 KIA가 1-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 이재학의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피치 클록 규정을 위반해 경고를 받고 루킹 삼진을 당했다. 6회에도 다시 한 번 커브를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사 1루에서 주효상이 상대의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해 득점권 찬스를 만들자, 좌전 1타점 적시타로 멀티 히트 경기를 성공했다. 후속 타자 서건창의 우월 투런포 때는 홈까지 밟았다.
타격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은 이우성의 1루 수비였다. 이우성은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 졸업 후 201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16년 1군 무대를 밟고 NC와 KIA를 거쳐 프로 11년 차가 됐지만, 줄곧 외야로만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직접 1루 포지션 전향 의사를 밝혔다. 이우성은 올해 1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더블 포지션을 하면 나와 팀 모두에게 플러스가 될 것 같았다. 사실 1루 수비는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라 다 까먹었는데 박기남 수비코치님이 수비 로테이션 돌 때 따로 조를 만들어 좋은 말과 자세로 기본기부터 챙겨주시는 등 많이 가르쳐 주셔서 순조롭게 적응했다"고 말했다.
1루 수비는 그저 공을 받기만 하는 포지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루에 누가 서 있느냐에 따라 골드글러브의 주인이 바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시된다. 좌타자들의 빠른 타구를 직접 받아내는 것은 물론, 내야수들이 제각기 다른 높이에서 던지는 송구를 잡거나 퍼 올려 잡아야 한다. 그런 만큼 몇 개월 만에 선보이는 이우성의 1루 수비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기대 이상이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천재환의 타구를 직선타 처리 후 곧장 1루를 떠났던 주자 서호철을 태그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비디오 판독으로도 1루심의 세이프 판정은 정정되지 않았으나, 전문 1루수에게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장면이었다. 또 5회말 무사에서 박민우의 타구를 직선타 처리하는가 하면 8회말 2사 2, 3루에서 김한별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 땅볼 처리했다. 외야에서처럼 거침 없이 몸을 날렸고, 자신에게 오는 내야수들의 송구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이 바라던 장면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전날(8일) 열린 취임식 후 인터뷰에서 1루 주전이 누가 될 것인지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도 이우성을 1순위로 꼽았다. 이 감독은 "수비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이우성이 가장 앞서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이우성은 1루를 많이 안 봤던 선수고, 우리 야구장에서 1루를 보는 것이 이번 시범 경기가 처음이라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확인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격적인 면에서는 전혀 의심치 않았다. 이우성은 프로 11년 차인 지난해가 돼서야 126경기 타율 0.301(355타수 107안타) 8홈런 58타점 39득점 OPS 0.780으로 마침내 알을 깨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우성이 전반기 65경기 타율 0.289(190타수 55안타) 5홈런 24타점 OPS 0.761로 활약하면서 KIA는 지난해 개막부터 3개월간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핵심 타자 나성범의 공백을 잊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1루가 수비보다 공격이 좀 더 뛰어나면 좋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비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우성은 수비, 황대인은 (1루에 걸맞은) 공격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할 생각"이라며 이우성에게는 수비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전했다.
김주찬 은퇴 이후 KIA의 1루는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었다. 많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줬으나, 번번이 잡지 못했다. 반복된 실패 속에 1루 글러브를 끼고 나타난 외야 출신의 이우성이 그 주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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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야수 이우성이 몸을 날려 공을 잡아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KIA는 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NC 다이노스에 10-3으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2⅓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KBO리그에 첫선을 보인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도 2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파괴력만큼은 리그 최상위를 다툰다는 타선도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줬다. 무려 5개의 홈런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몰아쳤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것은 9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삼진 2득점을 기록한 이우성이었다.
이우성은 KIA가 1-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 이재학의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피치 클록 규정을 위반해 경고를 받고 루킹 삼진을 당했다. 6회에도 다시 한 번 커브를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사 1루에서 주효상이 상대의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해 득점권 찬스를 만들자, 좌전 1타점 적시타로 멀티 히트 경기를 성공했다. 후속 타자 서건창의 우월 투런포 때는 홈까지 밟았다.
타격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은 이우성의 1루 수비였다. 이우성은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 졸업 후 201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16년 1군 무대를 밟고 NC와 KIA를 거쳐 프로 11년 차가 됐지만, 줄곧 외야로만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직접 1루 포지션 전향 의사를 밝혔다. 이우성은 올해 1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더블 포지션을 하면 나와 팀 모두에게 플러스가 될 것 같았다. 사실 1루 수비는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라 다 까먹었는데 박기남 수비코치님이 수비 로테이션 돌 때 따로 조를 만들어 좋은 말과 자세로 기본기부터 챙겨주시는 등 많이 가르쳐 주셔서 순조롭게 적응했다"고 말했다.
이우성(가운데)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1루 수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1루 수비는 그저 공을 받기만 하는 포지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루에 누가 서 있느냐에 따라 골드글러브의 주인이 바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시된다. 좌타자들의 빠른 타구를 직접 받아내는 것은 물론, 내야수들이 제각기 다른 높이에서 던지는 송구를 잡거나 퍼 올려 잡아야 한다. 그런 만큼 몇 개월 만에 선보이는 이우성의 1루 수비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기대 이상이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천재환의 타구를 직선타 처리 후 곧장 1루를 떠났던 주자 서호철을 태그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비디오 판독으로도 1루심의 세이프 판정은 정정되지 않았으나, 전문 1루수에게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장면이었다. 또 5회말 무사에서 박민우의 타구를 직선타 처리하는가 하면 8회말 2사 2, 3루에서 김한별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 땅볼 처리했다. 외야에서처럼 거침 없이 몸을 날렸고, 자신에게 오는 내야수들의 송구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이 바라던 장면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전날(8일) 열린 취임식 후 인터뷰에서 1루 주전이 누가 될 것인지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도 이우성을 1순위로 꼽았다. 이 감독은 "수비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이우성이 가장 앞서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이우성은 1루를 많이 안 봤던 선수고, 우리 야구장에서 1루를 보는 것이 이번 시범 경기가 처음이라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확인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격적인 면에서는 전혀 의심치 않았다. 이우성은 프로 11년 차인 지난해가 돼서야 126경기 타율 0.301(355타수 107안타) 8홈런 58타점 39득점 OPS 0.780으로 마침내 알을 깨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우성이 전반기 65경기 타율 0.289(190타수 55안타) 5홈런 24타점 OPS 0.761로 활약하면서 KIA는 지난해 개막부터 3개월간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핵심 타자 나성범의 공백을 잊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1루가 수비보다 공격이 좀 더 뛰어나면 좋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비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우성은 수비, 황대인은 (1루에 걸맞은) 공격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할 생각"이라며 이우성에게는 수비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전했다.
김주찬 은퇴 이후 KIA의 1루는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었다. 많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줬으나, 번번이 잡지 못했다. 반복된 실패 속에 1루 글러브를 끼고 나타난 외야 출신의 이우성이 그 주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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