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된 엔스는 직구와 커터를 앞세워 공격적인 피칭으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엔스는 개막전 류현진(한화)과 맞대결을 앞두고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엔스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한가운데로 몰린 실투로 4회 강백호에게 투런 홈런 한 방을 맞은 것이 옥에 티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고, 직구(27개)와 커터(17개), 체인지업(10개), 커브(9개), 슬라이더(1개)를 던졌다.
KT는 이날 배정대(중견수) 김민혁(좌익수) 로하스(우익수) 박병호(1루수) 강백호(지명타자) 황재균(3루수) 박경수(2루수) 강현우(포수) 김상수(유격수)가 선발 라인업으로 나섰다. 주전 포수 장성우를 제외하고는 베스트 라인업이다.
엔스는 1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 2회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했으나 병살타로 주자를 없앴고, 3회는 볼넷 1개를 내줬지만 KKK로 이닝을 마쳤다. 3-0으로 앞선 4회 2사 1루에서 커터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강백호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경기 후 엔스는 KBO리그에서 첫 선을 보인 소감으로 “KBO리그 팬들 앞에서 처음 던지는 경기라서 무척 신났고, 전반적인 느낌은 좋았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앞으로 조금 더 구종을 다듬어 나가는 데 집중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직구와 커터가 좋았다. 엔스는 “타자들 상대로 공격적인 승부,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하는 것을 큰 틀로 잡고 들어갔다. 우타자 상대로 몸쪽 포심과 커터를 원하는 대로 잘 던졌던 것 같다. 타자들이 내 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봤는데 잘 된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승부를 했던 게 주요했던 것 같고, 두 구종의 조합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KBO리그에서 성공하려면 체인지업 구종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엔스는 LG 캠프에 합류하기 전부터 체인지업을 연습해왔다.
엔스는 “오늘 좋은 체인지업을 던지기도 했고, 좀 그렇지 못한 체인지업도 던졌다. 의미를 두고 싶은 부분은 비시즌과 스프링캠프 동안에 체인지업을 많이 연마하고 연습을 했다. 이제 실전 경기에서 던질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높게 두고 싶다. 앞으로 조금 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집중하고 더 연마해야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인지업을 던질 때 직구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메인 포커스다”라고 설명했다.
엔스는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LG의 개막전 상대팀은 한화다. 미국에서 뛰다가 12년 만에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과 맞대결이 예상돼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는 1선발로 생각하고 영입한 투수다. 캠프 시작할 때 본인에게 개막전 선발을 통보했고, 엔스가 거기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엔스는 “개막전에 던질 수 있게 돼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 개막전에 나가면 최선을 다해서 팀이이기는데 분명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류현진 선수와 맞대결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왜냐하면 류현진 선수가 다들 아시겠지만 아주 훌륭한 투수이고 빅리그에서 경험이 많고 커리어를 쌓은 투수이다. 최선을 다해서 던져서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7일 자체 청백전에서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3km까지 던지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KBO리그가 ABS와 피치클락(전반기 시범 운영)을 도입했다. 이날 시범경기부터 곧바로 적용됐다.
엔스는 “투수들 뿐만 아니라 타자에게도 조금 배움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캠프에서 KBO의 설명회를 들었는데, 대략적으로 어떤 느낌인지 좀 알 수 있었다. 어디에다 던지면 스트라이크를 받고, 어디에 던지면 내 구종이 볼이 되는지 대략적으로 알았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한번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고, 다시 말하겠지만 알아가는 과정이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회 2사 후 배정대 상대로 바깥쪽 커브가 아슬아슬하게 걸쳤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삼진)을 받았다. ABS 판정 결과를 대해 엔스는 “어떻게 보면 ABS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커브를 던졌을 때 어느 지점에서 시작해야 되고, 그 다음에 어느 지점에서 떨어져야 스트라이크가 되는지를 조금 더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경험하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 이제 학습을 바탕으로 ‘이쪽에다 내가 원하는 대로 던지기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배움의 기회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엔스는 “피치클락은 KBO에서는 처음이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한번 던져봤다. 그때 당시에도 템포나 이런 것들을 조금 확인할 수 있었는데, 오늘 전반적인 템포도 좋았고, 피치 클락이 있으니까 시계를 보면서 조금 더 템포를 빨리 가져가야겠다 아니면 조금 더 느리게 해도 되겠네 이런 계획을 세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적응의 문제 아니겠나. 적응하는 데 조금 더 집중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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