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이제 못하면 핑게댈게 없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홍세완 타격코치는 외야수 최원준을 2024 타선의 키로 꼽았다. 최원준은 “내가 가장 확실하지 않아 보여 그러시는 것 같다”며 웃었지만 실제로 2023시즌 174안타 40도루 능력을 보여준다면 득점력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진단이다.
작년 시즌은 기대를 받았으나 부진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가장 기다렸던 전력이었다. 상무에서 전역하자마자 6월 초 복귀했다.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던 타격이 아니었다. 67경기 타율 2할5푼5리 1홈런 23타점 13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672, 득점권 타율 3할2푼8리를 기록했다.
OSEN과의 인터뷰에서 최원준은 “작년 시작할때 어깨도 좀 안좋아 준비가 힘들었다. 여러가지로 정립이 되지 않은채 복귀했고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심리적으로 쫓겼다. 신인시절 여러포지션을 섭렵하다 외야수로 정착했는데 갑자기 1루수를 보면서 심리적인 압박감도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와일드카드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됐다. 훈련도중 타구에 종아리를 맞은 것이 화를 불렀다. 한 타석도 들어가지 못하고 동료들만 응원했다. “1루쪽에서 주루플레이를 하는데 보호망이 없었다. 계속 타격훈련을 주시했는데 워낙 빠른 타구가 날라와 피하지 못했다. 좀 쉬어야 하는데 뼈가 부러지지 않는한 움직이는 성격이었다. 그러다 더 아팠다”며 설명했다. 귀국후 근막손상 판정을 받아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지만 바로 2024 준비모드에 들어갔다. “우선 100% 회복하고 웨이트에 매진했다. 그동안 웨이트는 뒷전이었는데 성범형을 보고 중요성을 깨달았다. 마음 단단히 먹고 따라하니 몸에 많은 변화가 왔다. 힘도 좋아지고 몸도 커졌다. (스프링캠프에서)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이 스윙도 빨라지고 타구도 세지고 빨라졌다고 하셨다”며 웃었다.
작년과 달리 스프링캠프도 알차게 보내면서 자신의 타격에 자신감도 붙었다. 스프링캠프 실전 3할8푼5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작년 성적이 부진해 후반에는 이것저것 해봤다. 신인 때의 안좋았던 모습으로 돌아갔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지금까지 해온 것, 준비한 것, 매카닉이 좋다. 작년과 달라졌다. 그대로 가라’고 확신을 주셨고 타격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벌크업 등 칙살힌 훈련과 함께 올해 최원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붙박이 외야수와 결혼, 그리고 이범호 감독이다. 플레이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환경이다.이범호 감독은 중견수로 사실상 낙점했고 여러가지로 편학게 야구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고 있다. 연말에는 피앙세와 가정을 꾸려 책임감도 생겼다.
“외야수를 하면 내 장점을 살릴 수 있다. 풀타임으로 두 번 뛰었던 포지션이다. 주로 우익수 였지만 중견수 수비도 별 문제가 없다. 감독님도 너무 편하게 해주신다. 아직도 선배님 같다”며 웃었다. 이어 “결혼하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내가 심리적으로 강박증이 있고 예민한데 옆에서 세심하게 많이 챙겨주고 풀어준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래서 감독과 와이프를 위해서라도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다. “데뷔 이후 캠프 훈련을 하면서 올해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즐겨보려고 한다.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는데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있다. 그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첫 3할에 150안타 도루 30개를 하면 팀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목표를 설정했다.
최원준은 지난 9~10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삼진만 3개를 당했다. 한번쯤 사이클이 떨어지는 시점이다. 어느 해보다 준비를 잘했던 만큼 2021 무서웠던 모습으로 개막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벌크업, 붙박이 외야수, 아내와 감독이 조성해주는 편안한 환경까지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조건이다. 그래서인지 “이제 못하면 핑계댈 것이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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