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3차례 연습투구와 청백전, 시범경기까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이젠 개막전까지 단 한 차례 등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킬러본능을 과시했던 LG 트윈스를 잡으러 간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2구를 뿌리며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한화는 장단 6안타(1홈런) 8볼넷을 묶어 8회초 9-1 강우콜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압도적인 클래스를 입증하고 메이저리그(MLB)로 떠났고 11시즌 동안 맹활약했지만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복귀했고 구속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류현진의 연착륙을 의심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지만 구속 문제는 류현진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지난 7일 청백전에서 류현진은 최고 시속 144㎞ 공을 뿌렸다. 최원호 감독도 쌀쌀했던 날씨를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라고 전했다. 이날은 더 놀라웠다.
류현진은 전체 62구 중 66%(41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 넣었다. 최고 시속 148㎞, 평균 144㎞에 달한 속구는 29구를 뿌렸다. 체인지업(평균 128㎞)은 12구, 커브(평균 112㎞)는 11구, 커터(평균 138㎞)는 10구로 변화구도 고르게 활용했다.
류현진의 MLB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수술 이후 복귀했던 류현진의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은 88.6마일(142.6km)이었다. 류현진은 한화 입단 후 몸을 잘 만들었다며 작년보다 더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아직은 제법 쌀쌀한 3월 중순임에도 벌써 작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공을 뿌리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투구 내용도 감탄을 자아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1사에서 이우성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통타당하며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줬다. 3번 타자 김도영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실점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나성범을 2루수 뜬공,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이후 4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다. 이후 4회까지 삼진 3개를 잡았는데 감탄을 자아내는 제구로 최형우, 이우성, 소크라테스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바깥쪽 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소크라테스는 루킹 삼진 후 황당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2회초 한준수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류현진의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이었다. 4회초엔 선두타자 나성범이 출루했는데 이 또한 1루수의 실책으로 인한 것이었다. 류현진은 이후 삼진과 1루수, 투수 땅볼로 차례로 소크라테스, 최형우, 김선빈을 범타처리했다.
1회 실점 후에도 타선이 1회말 이어진 공격에서 무려 9득점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경기 후 최원호 감독은 "개막에 맞춰 선수들이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고 있다"며 "류현진이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오는 등 목표한 대로 4이닝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재밌게 던졌다. 투구 수나 이닝 수 다 계획한대로 하고 내려와 만족스럽다"며 "생각보다 스피드도 잘 나왔고 괜찮았다. 체인지업 제구가 조금 안 좋았던 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했다.
청백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로봇심판, ABS(투구 자동 판정 시스템)를 경험한 류현진은 1회 이우성의 타석 때 낮은 속구가 볼로 판정되자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존에) 안 들어갔으니 볼 판정이 나온 것"이라며 "(ABS에 대해) 선수들이 항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타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기에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관심사는 단연 구속이었다. 류현진은 "오늘 너무 많이 나왔다"며 오류인 것 아니냐는 말에 "그럴 수도 있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도 류현진은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12개의 아웃카운트 중 3개가 탈삼진이었고 6개가 땅볼로 나왔다. 위기 때마다 땅볼 타구를 이끌어내 불을 껐던 류현진에겐 안정적인 내야 수비가 더욱 중요하다. 그는 "내야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고맙다"고 말했다.
과거 불안한 수비로 고생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아니다. 고생 안했다. 기억이 안 난다"며 " 투수가 (수비를) 믿고 던져야 한다. 야수들을 믿지 않으면 던질 수 없다. 항상 믿고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호투에도 부족한 타선지원으로 울었던 과거와 달리 화끈한 타격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는 "시범경기라 아쉬웠다. 시즌 때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며 "시범경기에서 투구수를 계획만큼 던져야 하는데 (공격 이닝이) 길어지다보니 타자들에게 아웃되라고, 시즌 때 치라고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오는 17일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한 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 시즌 개막전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일요일(17일)도 던져야 하는데 비 예보가 있어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LG에 유독 강했다. KBO리그 시절 LG전 22승 8패 평균자책점(ERA) 2.36으로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데뷔 첫 승리(2006년 4월 12일 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 KBO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2010년 5월 11일 9이닝 17탈삼진 1실점) 경기도 모두 LG전이었다.
다만 아직 100% 만족하진 못한다. 완벽한 개막전을 위해 필요한 게 있다.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을 보완하고 투구수도 올리면서 한 이닝 더 던져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투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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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2일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아웃을 잡아낸 뒤 미소짓고 있다. |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2구를 뿌리며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한화는 장단 6안타(1홈런) 8볼넷을 묶어 8회초 9-1 강우콜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압도적인 클래스를 입증하고 메이저리그(MLB)로 떠났고 11시즌 동안 맹활약했지만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복귀했고 구속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류현진의 연착륙을 의심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지만 구속 문제는 류현진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지난 7일 청백전에서 류현진은 최고 시속 144㎞ 공을 뿌렸다. 최원호 감독도 쌀쌀했던 날씨를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라고 전했다. 이날은 더 놀라웠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2일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류현진의 MLB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수술 이후 복귀했던 류현진의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은 88.6마일(142.6km)이었다. 류현진은 한화 입단 후 몸을 잘 만들었다며 작년보다 더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아직은 제법 쌀쌀한 3월 중순임에도 벌써 작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공을 뿌리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투구 내용도 감탄을 자아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1사에서 이우성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통타당하며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줬다. 3번 타자 김도영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실점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나성범을 2루수 뜬공,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이후 4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다. 이후 4회까지 삼진 3개를 잡았는데 감탄을 자아내는 제구로 최형우, 이우성, 소크라테스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바깥쪽 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소크라테스는 루킹 삼진 후 황당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2회초 한준수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류현진의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이었다. 4회초엔 선두타자 나성범이 출루했는데 이 또한 1루수의 실책으로 인한 것이었다. 류현진은 이후 삼진과 1루수, 투수 땅볼로 차례로 소크라테스, 최형우, 김선빈을 범타처리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왼쪽에서 2번째)이 12일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시범경기에서 1회말 홈런을 친 노시환을 격려하고 있다. |
경기 후 최원호 감독은 "개막에 맞춰 선수들이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고 있다"며 "류현진이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오는 등 목표한 대로 4이닝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재밌게 던졌다. 투구 수나 이닝 수 다 계획한대로 하고 내려와 만족스럽다"며 "생각보다 스피드도 잘 나왔고 괜찮았다. 체인지업 제구가 조금 안 좋았던 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했다.
청백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로봇심판, ABS(투구 자동 판정 시스템)를 경험한 류현진은 1회 이우성의 타석 때 낮은 속구가 볼로 판정되자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존에) 안 들어갔으니 볼 판정이 나온 것"이라며 "(ABS에 대해) 선수들이 항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타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기에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관심사는 단연 구속이었다. 류현진은 "오늘 너무 많이 나왔다"며 오류인 것 아니냐는 말에 "그럴 수도 있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도 류현진은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12개의 아웃카운트 중 3개가 탈삼진이었고 6개가 땅볼로 나왔다. 위기 때마다 땅볼 타구를 이끌어내 불을 껐던 류현진에겐 안정적인 내야 수비가 더욱 중요하다. 그는 "내야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고맙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오른쪽)가 12일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시범경기에서 2회초 류현진의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이날은 호투에도 부족한 타선지원으로 울었던 과거와 달리 화끈한 타격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는 "시범경기라 아쉬웠다. 시즌 때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며 "시범경기에서 투구수를 계획만큼 던져야 하는데 (공격 이닝이) 길어지다보니 타자들에게 아웃되라고, 시즌 때 치라고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오는 17일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한 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 시즌 개막전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일요일(17일)도 던져야 하는데 비 예보가 있어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LG에 유독 강했다. KBO리그 시절 LG전 22승 8패 평균자책점(ERA) 2.36으로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데뷔 첫 승리(2006년 4월 12일 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 KBO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2010년 5월 11일 9이닝 17탈삼진 1실점) 경기도 모두 LG전이었다.
다만 아직 100% 만족하진 못한다. 완벽한 개막전을 위해 필요한 게 있다.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을 보완하고 투구수도 올리면서 한 이닝 더 던져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투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이 12일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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