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김태형(57) 감독 부임과 함께 베테랑을 대거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 이들이 솔선수범을 보이면서 팀 케미스트리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고참급 선수들을 여럿 데려왔다. FA(프리에이전트)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내야수 김민성(36)을 14년 만에 복귀시켰고,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 오선진(35), 방출 시장에서 투수 진해수(38) 등을 품었다.
이들은 주장 전준우(38), 그리고 정훈(37)이나 노진혁(35) 등 기존 롯데에 있던 선수들과 함께 팀을 리드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리빌딩을 통해 젊어진 롯데 선수단에서 이들은 유망주들을 이끌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
물론 베테랑 선수라고 해서 모두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훈의 경우 지난해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나승엽(22)에게 1루수 자리를 내줬고, 김민성도 3루수 한동희(25)의 부상 전까지는 확고한 주전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오선진이나 진해수 역시 새로운 경쟁에 나서야 한다.
특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상황이기에 베테랑들이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최대한 많은 게임에 나와야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의 베테랑들은 벤치에 있더라도 큰 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했고, 자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기도 했다.
사령탑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결산하면서 "정훈이나 (김)민성이, (오)선진이는 경기에서 나중에 뛰고 그러기도 했는데 본인들이 팀 분위기를 살리려고 한다. 그 부분을 세 선수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정훈은 "30대 초반에도 이렇게 못 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티를 좀 냈다. 그런 게 선수단에 전해진다"면서 "내가 나이를 먹고 서른 초반 친구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볼 때 너무 안 좋다고 생각을 했다. 마음은 잘 알지만 티 내는 게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고참이기 때문에 내가 말 안 하고 있으면 후배들이 눈치를 보기 때문에 웃으면서 하려고 했던 걸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훈은 "팀 성적이 나고 해야 나 또한 설 자리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내가 못 나가더라도 인상 쓸 이유가 없다"며 "나가는 사람이 잘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도 이야기했다.
김민성 역시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스타팅으로 나가지 않으면 저나 (정)훈이 형처럼 선배들이 힘도 내주고 파이팅도 해줘야 한다"며 "롯데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민성은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경쟁 외적으로는 친한 선후배로 잘 지내고, 고참이면 선수들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감 있게 마음껏 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물론 경쟁은 계속 이어진다. 김민성은 "내가 고참이긴 하지만 20살 선수와도 피터지게 경쟁해야 한다"며 "나도 후배들을 이기려고 하고, 후배들도 무조건 이기려고 노력한다. 자리는 하나이기 때문에 이는 경쟁을 통해 잡는 거다"고 말했다.
고참들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진해수는 "오히려 내가 더 물어본다. (후배들에게)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고 던지냐'고 물어보면 '선배님이 경기에 더 많이 나가고 했는데 제가 그런 말을 해도 될까요' 반문한다. 그러면 '괜찮으니까 가르쳐달라'고 말하며 열어놓고 대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어본다. 그런 걸로 이야기도 한번씩 하고 그런다"고 말했다.
롯데는 젊은 야수가 많은 팀이다.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차지했던 한동희(25)를 필두로 고승민, 나승엽, 손성빈(22), 윤동희(21), 김민석(20) 등 기대를 모으는 야수 자원이 여럿 있다. 이들은 미래의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혹은 현재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야구를 할 수 있게 베테랑들이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베테랑의 가치를 잘 아는 지도자다. '화수분 야구'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내면서도 김재호나 이현승 등 노장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타 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배영수나 권혁, 두산 출신인 정재훈과 김승회 등을 데려와 쏠쏠히 써먹었다. 그렇기에 롯데에서도 베테랑 선수들의 헌신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에도 "그 선수들(베테랑 백업)이 해줘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정훈의 사례를 언급하며 "1루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낸다. 타격에서도 작년 타율도 괜찮았다"며 "나승엽을 1루수로 쓴다고 하니 타석에서 어떻게든 하려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그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2년 차 외야수 김민석과 3루수 한동희가 내복사근 파열 진단을 받고 개막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즌을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어 아직은 희망을 가지고 시즌을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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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오른쪽)이 10일 사직 SSG전에서 8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김민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롯데 김태형 감독(왼쪽)이 주장 전준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고참급 선수들을 여럿 데려왔다. FA(프리에이전트)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내야수 김민성(36)을 14년 만에 복귀시켰고,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 오선진(35), 방출 시장에서 투수 진해수(38) 등을 품었다.
이들은 주장 전준우(38), 그리고 정훈(37)이나 노진혁(35) 등 기존 롯데에 있던 선수들과 함께 팀을 리드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리빌딩을 통해 젊어진 롯데 선수단에서 이들은 유망주들을 이끌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
물론 베테랑 선수라고 해서 모두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훈의 경우 지난해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나승엽(22)에게 1루수 자리를 내줬고, 김민성도 3루수 한동희(25)의 부상 전까지는 확고한 주전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오선진이나 진해수 역시 새로운 경쟁에 나서야 한다.
특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상황이기에 베테랑들이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최대한 많은 게임에 나와야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의 베테랑들은 벤치에 있더라도 큰 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했고, 자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기도 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 |
정훈은 "30대 초반에도 이렇게 못 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티를 좀 냈다. 그런 게 선수단에 전해진다"면서 "내가 나이를 먹고 서른 초반 친구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볼 때 너무 안 좋다고 생각을 했다. 마음은 잘 알지만 티 내는 게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고참이기 때문에 내가 말 안 하고 있으면 후배들이 눈치를 보기 때문에 웃으면서 하려고 했던 걸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훈은 "팀 성적이 나고 해야 나 또한 설 자리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내가 못 나가더라도 인상 쓸 이유가 없다"며 "나가는 사람이 잘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도 이야기했다.
김민성 역시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스타팅으로 나가지 않으면 저나 (정)훈이 형처럼 선배들이 힘도 내주고 파이팅도 해줘야 한다"며 "롯데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민성은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경쟁 외적으로는 친한 선후배로 잘 지내고, 고참이면 선수들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감 있게 마음껏 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물론 경쟁은 계속 이어진다. 김민성은 "내가 고참이긴 하지만 20살 선수와도 피터지게 경쟁해야 한다"며 "나도 후배들을 이기려고 하고, 후배들도 무조건 이기려고 노력한다. 자리는 하나이기 때문에 이는 경쟁을 통해 잡는 거다"고 말했다.
롯데 김민성. |
롯데는 젊은 야수가 많은 팀이다.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차지했던 한동희(25)를 필두로 고승민, 나승엽, 손성빈(22), 윤동희(21), 김민석(20) 등 기대를 모으는 야수 자원이 여럿 있다. 이들은 미래의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혹은 현재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야구를 할 수 있게 베테랑들이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베테랑의 가치를 잘 아는 지도자다. '화수분 야구'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내면서도 김재호나 이현승 등 노장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타 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배영수나 권혁, 두산 출신인 정재훈과 김승회 등을 데려와 쏠쏠히 써먹었다. 그렇기에 롯데에서도 베테랑 선수들의 헌신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에도 "그 선수들(베테랑 백업)이 해줘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정훈의 사례를 언급하며 "1루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낸다. 타격에서도 작년 타율도 괜찮았다"며 "나승엽을 1루수로 쓴다고 하니 타석에서 어떻게든 하려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그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2년 차 외야수 김민석과 3루수 한동희가 내복사근 파열 진단을 받고 개막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즌을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어 아직은 희망을 가지고 시즌을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정훈. /사진=롯데 자이언츠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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