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위기 상황도 아니었는데 프로야구 두산 토종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파이어볼러 곽빈(25)은 왜 2회 도중 교체됐을까.
곽빈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조기 강판됐다.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선 곽빈. 경기 시작과 함께 선두 박찬호를 볼넷 출루시키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최원준을 2루수 야수선택, 김도영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2회는 선두 나성범의 삼진으로 시작했다. 1B-2S 유리한 카운트에서 149km 직구를 이용해 루킹 삼진을 기록했다. 이후 7구 승부 끝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최형우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곽빈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투구수 27개를 기록한 가운데 1-0으로 앞선 2회 2사 1루에서 박신지와 교체되며 조기에 경기를 마쳤다. 박신지가 후속 김선빈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치며 승계주자가 지워졌지만 에이스의 2회 도중 교체는 아무리 시범경기여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부상도 아니었고, 주자가 득점권에 위치한 것도 아니었다.
이는 두산의 계획된 교체였다. 지난해 12승을 거두며 두산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거머쥔 곽빈은 오는 17~18일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나서는 팀 코리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오는 15일 대표팀으로 향해 16일 소집훈련을 거쳐 18일 LA 다저스와의 스페셜게임 등판 일정이 잡혀 있는 상태. 이에 이날 투구수를 30개 미만으로 가져갔다.
경기에 앞서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가 오늘 던지고 3일을 쉰 뒤 다시 공을 던진다. 그래서 투구수를 많이 가져가지 못한다. 우리 팀도 중요하지만 국가대표팀도 중요하다”라며 “이미 류중일 대표팀 감독님과 통화를 했고, 조웅천 투수코치도 대표팀 최일언 투수코치와 연락을 나눴다. 부탁드릴 건 드렸고, 맞출 수 있는 건 최대한 맞춰준다고 하셨다. 개막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사령탑은 작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이어 또 다시 태극마크를 새긴 곽빈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남겼다. 이 감독은 “나도 국가대표를 해봤지만 매일 보는 선수가 아닌 보지 못한 선수를 만나게 된다. 또 다른 야구를 깨우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기서도 잘하고 거기서도 잘하고 싶을 텐데 그런 마음을 막지는 않는다. 오버페이스만 경계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고 오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2018년 두산 1차 지명된 곽빈은 2023년 마침내 KBO리그 정상급 선발 자원으로 성장했다. 23경기 127⅓이닝 동안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의 호투를 펼치며 마침내 데뷔 첫 10승을 달성한 것. 곽빈은 이에 그치지 않고 2승을 더 쌓아 LG 임찬규(14승)에 이어 토종 다승 2위에 올랐다.
실력을 인정받은 곽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WBC 포함 지난해 개최된 3개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태극마크를 새기는 영광을 안았다.
곽빈은 2024시즌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 원투펀치의 뒤를 받치는 3선발이자 토종 1선발을 맡는다. 곽빈은 외국인선수가 경기에 나가지 못할 경우 이들을 대신해도 될 정도로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연봉도 지난해 1억4000만 원에서 2억1000만 원으로 오르며 2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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