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선발 보강 트레이드, 이 트레이드의 여파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소한 고우석에게는 메이저리그 로스터 잔류 확률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물론 본인이 증명해야 한다.
샌디에이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선발 투수 딜런 시즈를 영입하는 1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샌디에이고는 유망주 및 즉시 전력감 4명을 시즈의 반대급부로 내줬다.
시즈 대신 반대급부로 향하는 선수는 무려 4명이다. ‘MLB파이프라인’의 샌디에이고 유망주 랭킹 5위 우완 투수 드류 소프, 7위 외야수 사무엘 자발라, 8위 우완 투수 하이로 이리아테, 그리고 불펜 투수 스티븐 윌슨이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는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은 소프는 지난해 12월, 후안 소토 트레이드 때 뉴욕 양키스에서 넘어왔는데 다시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 됐다. 자발라는 지난 2021년 17세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120만 달러 계약금을 줄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리아테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18년 샌디에이고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얼마 전 에이스 게릿 콜의 팔꿈치 부상으로 최대 두 달 결장이 확인된 뉴욕 양키스가 시즈 영입전에 다시 가담하는 듯 했는데, 샌디에이고가 화이트삭스와 시즈 영입전에서 최종 승리했다.
샌디에이고는 블레이크 스넬,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등 프리에이전트(FA)로 이탈한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트레이드 시장을 물색했고 서울 개막 시리즈 직전 선발 투수 보강에 비로소 성공했다.
시즈는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을 받았고 2017년 투수 호세 퀸타나의 트레이드 때 반대급부로 화이트삭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시즈는 통산 123경기 658이닝 43승35패 평균자책점 3.83, 792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33경기 177이닝 7승9패 평균자책점 4.58, 214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2022년에는 32경기 184이닝 14승8패 평균자책점 2.20, 227탈삼진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화이트삭스는 시즈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 2025시즌이 끝나야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올해 연봉은 800만 달러.
시즈는 평균 95.6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다. 탈삼진 능력이 강점. 통산 탈삼진 비율은 28.1%이고 지난해에도 27.3%를 기록했다. 통산 9이닝 당 탈삼진이 10.9개에 달할 정도다.
‘ESPN’은 지난해 시즈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을 당시, ‘시즈는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2점 이상 치솟았지만 젊은 나이와 내구성 등을 비춰볼 때 여전히 매력적인 선발 투수’라며 시즈의 시장가치를 설명했다.
A.J. 프렐러 사장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내준 선수들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들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라면서 “그러나 딜런 시즈와 같은 선수는 이 팀에 딱 맞는 시기에 딱 맞게 데려올 수 있는 투수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MLB.com은 ‘2023년 시즈에게는 좋지 않은 한 해였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지만 주변 수치를 보면 약간의 불운을 겪었을 수 있다. 시즈는 177이닝 동안 214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좀 더 투수 친화적인 환경, 더 나은 수비 앞에서 투구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을 필두로 한 샌디에이고 수비진이 시즈를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한 것.
이어 ‘시즈가 반등의 시즌을 만들어낸다면 샌디에이고 선발 로테이션은 대폭 강화될 것이다. FA로 떠난 블레이크 스넬을 대신해서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와 함께 상위 선발진에 자리잡게 될 것이다’라며 분석했다.
여러 유망주들을 내줬지만 결과적으로 에단 살라스(포수), 잭슨 메릴(유격수) 등 수준급 선발을 영입하면서 상위 유망주들을 지켰다는 게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의미를 둘 수 있다. 대신 2년 연속 50경기, 53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인 스티븐 윌슨을 내준 것은 불펜 전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지난해 52경기 53이닝 1승2패 22홀드 평균자책점 3.91의 수준급 불펜진이었다. ‘MLB.com’은 ‘항상 신뢰할 수 있었던 윌슨이 시카고로 향하며 불펜진은 불안정해 보인다. 그의 부재로 불펜진은 다소 빈약해졌다’라며 윌슨의 부재가 뼈아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였던 FA 조쉬 헤이더도 잡지 못한 샌디에이고였다. 대신 일본에서 통산 236세이브를 기록한 좌완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 그리고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2년 450만 달러)을 영입하며 뒷문 공백을 채웠다.
로버트 수아레즈, 마쓰이, 고우석이 뒷문을 책임지고 스티븐 윌슨까지도 핵심 불펜의 일원이었는데 윌슨까지 빠지면서 불펜진은 더 불안해졌고 미지의 전력이 됐다.
하지만 고우석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 생존 경쟁이 더 수월해진 셈이다. 우완 셋업맨 자리에 고우석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로스터 잔류는 물론, 더 비중있는 역할로 중용받을 수 있다.
현재 고우석은 시범경기 5경기 등판해서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5경기 4⅓이닝 평균자책점 12.46을 기록 중이다. 1일 시범경기 데뷔전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이후 들쑥날쑥한 투구 내용을 기록 중이다. 4일 시애틀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7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는 다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문제는 지난 11일 경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채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수비진의 아쉬운 판단 등 분운했지만 결국 고우석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내지 못한 채 최악의 날을 보냈다.
그래도 지난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1이닝을 무실점 퍼펙트로 틀어막고 안정을 찾은 채 서울 개막시리즈를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고우석이 충격의 5실점을 허용한 뒤 “고우석에게 이런 날도 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여전히 고우석에게는 기회가 남아있다. 그리고 서울 개막시리즈가 그 기회일 수 있다.
윌슨의 부재 속에서 고우석은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증명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더 비중있는 역할로 중용받고 핵심 불펜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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