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고 야심차게 부임 첫 시즌을 준비하던 롯데 김태형 감독에게 큰 고민이 생겼다. 시즌에 앞서 절치부심을 외쳤던 거포 3루수 한동희가 부상 이탈하며 시즌 구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이 우천 취소되며 시범경기를 8경기 3승 5패(승률 .375)로 마쳤다.
현장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구상을 마쳤다. 이제 개막 엔트리를 확정해야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1~2자리를 놓고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사령탑의 최대 고민은 한동희가 빠진 3루수 포지션이었다. 한동희는 지난 11일 정밀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이 파열되며 4~6주 재활 소견을 받았다. 10일 사직 SSG전 경기에서 타격 도중 옆구리에 이상 신호가 왔는데 파열로 인해 개막 엔트리 승선이 좌절됐다.
한동희의 부상이 다른 선수보다 더 아쉬운 건 그가 부활을 위해 오프시즌 그 누구보다 피나는 노력을 했기 때문.
‘롯데 영구결번’ 이대호의 모교인 경남고 출신인 한동희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우타 거포로 이름을 날리며 ‘포스트 이대호’라는 별명을 얻었고, 롯데 입단 후에도 이대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프로 무대에서 2020년과 2021년 17홈런, 2022년 14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한동희는 프로 6년차인 지난해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시즌을 보냈다.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3리 5홈런 32타점 장타율 .304의 커리어 로우를 쓰며 우타 거포의 위용을 잃었다.
절치부심을 외친 한동희는 지난 1월 우상 이대호의 지원을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강정호 야구 아카데미를 방문, 열흘 간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2월 괌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김태형 감독, 김광수 수석코치, 김주찬 타격코치의 조언 아래 좋은 감을 이었고, 오키나와 2차 캠프로 이동해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연달아 신고했다. 당시 김 감독은 “한동희가 자신감이 붙었다. 올해 홈런 20개는 치고도 남을 거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 한동희의 부상으로 플랜이 꼬여버린 롯데. 김 감독은 “한동희가 3루를 맡아야하는데…”라고 아쉬워하며 “3루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정해야할 것 같다. 고민이다. 김민성이 있지만 상대 투수에 따라 2루수에 누가 들어갈지 봐야한다. 전준우가 외야로 가면 고승민을 2루에 놔야하고, 박승욱에게 3루를 맡기는 등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 노진혁을 유격수, 박승욱을 2루수나 3루수로 기용하려고 한다. 두 선수는 경기에 기본적으로 나간다”라고 털어놨다.
1라운드 신인투수 전미르는 개막 엔트리 합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4경기 평균자책점 9.00으로 프로의 맛을 본 전미르에 대해 “힘으로 이길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는 선수다. 1~2명을 두고 고민 중인데 조만간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오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대망의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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