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웠지만 개막전에서 웃지 못했다. 우승팀 LG와 개막전에서 디테일에서 부족한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화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개막전에서 2-8로 완패했다. 한화는 초반 대량 득점 찬스가 많았지만, 작전 실패와 주루사로 기회를 놓쳤다. 팽팽한 접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류현진도 무너졌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한 류현진은 개막전 긴장감 탓인지 제구가 별로였다. 직구 최고 구속 150km를 던졌으나 주무기 체인지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집중타를 허용했다.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4회까지 안타 7개와 4사구 3개를 얻었지만 득점은 2점에 그쳤다. 한화는 2회초 노시환의 볼넷, 채은성의 중전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선취점이 중요한 에이스 맞대결에서 한화 벤치는 문현빈에게 보내기 번트 작전을 지시했다. 초구 3루쪽으로 번트를 댔는데, 타구가 강했다.
적극적인 번트 수비를 펼친 LG는 3루수 문보경이 재빨리 달려와 3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온 유격수 오지환에게 던져 2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켰다. 번트 실패. 1사 1,2루에서 김강민은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물러났다. 번트 실패, 병살타로 최악의 결과였다. 류현진은 2회말 2사 1루에서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점을 먼저 내줬다.
한화는 3회초 2루타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때리고도 1점을 뽑는데 그쳤다. 하주석의 2루타, 최재훈의 우전 안타로 무사 2,3루 동점 기회를 잡았다. 정은원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페라자가 좌선상 1타점 2루타로 추격했다. 하지만 계속된 1사 2,3루에서 안치홍의 3루수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으로 뛰어들어오다 협살에 걸려 아웃됐다. 홈런왕 노시환은 헛스윙 삼진으로 한 방을 때려주지 못했다. 결정적인 카운터를 날리지 못했다.
4회는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1점만 뽑고 끝났다. 홈에서만 2차례나 아웃됐다. 채은성의 안타, 문현빈의 볼넷, 김강민 안타(번트 실패 후 안타를 때려 전화위복이 됐다)로 만루가 됐다. 그러나 1사 만루에서 최재훈이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얻었다. 하주석의 투수 앞 땅볼로 홈에서 아웃, 정은원의 2루수 땅볼로 홈에서 아웃이 반복됐다.
최원호 감독은 중견수로 베테랑 김강민을 선발 라인업으로 기용하면서 “류현진 등판, 넓은 잠실구장 등을 고려해 수비 위주 라인업을 내세웠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내야에서 폭탄이 터졌다.
4회말 2사 1루에서 2루수 문현빈이 문성주의 타구를 알까기 실책으로 외야로 빠뜨렸다. 2년차 문현빈은 골든글러브 2루수 정은원을 외야로 밀어내고, 2루를 차지했는데 뜻밖의 상황에서 실책이 나왔다. 류현진이 실점없이 막아냈더라면 좋았겠지만, 박해민에게 1타점 적시타와 홍창기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강판됐다.
류현진도 긴장한 개막전이었다. 찬스에서, 수비에서 첫 경기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제 한 경기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난해까지 리빌딩 과정에서 보였던 한화의 부족한 점이 한꺼번에 나왔다. 2번째 경기부터 우려를 걷어낼 수 있을까.
한화는 지난 19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출정식 자리를 갖고 '리빌딩은 끝났다'라고 자신있게 올 시즌 목표를 밝혔다. 2020~2022년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지난해 탈꼴찌에 성공했다. 3년의 시간, 유망주를 모으고, 젊은 선수들의 경험치를 쌓게 했다. 올 시즌에 앞서 FA 안치홍의 영입, 베테랑 김강민과 이재원으로 경험을 보태고, 그리고 류현진을 복귀시키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최소 목표다.
선수단의 5강 실패 공약으로 태안 앞바다 입수 발언에 최원호 감독은 ‘선수들이 물에 빠지면, 코칭스태프는 잘린다’는 농담 섞인 말을 지우려면 기본기와 디테일을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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