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데이비드 뷰캐넌은 잊어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새 외국인투수 듀오를 앞세워 우승후보 KT 위즈 상대 싹쓸이 승리를 해냈다.
삼성 새 외국인투수 데니 레예스는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11-8 승리를 이끈 값진 호투였다.
누구나 다 처음은 그렇듯 1회는 불안했다. 2점의 리드를 안은 가운데 선두 배정대를 투수 파울플라이,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를 좌전안타, 박병호를 사구 출루시키며 2사 1, 2루에 처했다. 레예스는 강백호를 1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2회 2사 1루, 3회 무사 1루를 모두 무실점 처리한 레예스는 4-0으로 앞선 4회 첫 실점했다. 선두 박병호, 강백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3루에 처한 상황. 후속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 장성우를 초구에 파울플라이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천성호를 만나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만 포일로 계속된 2사 2, 3루 상황은 김상수를 2루수 땅볼로 잡고 극복했다.
더 이상의 위기는 없었다. 출루도 없었다. 배정대-김민혁-로하스를 만난 5회와 박병호-강백호-황재균을 상대한 6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 데뷔전부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7회 김태훈에게 바통을 넘긴 레예스의 투구수는 84개(스트라이크 54개)로 경제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고, 스위퍼, 투심, 커터, 체인지업 등을 곁들여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KT 타선을 1점으로 봉쇄했다.
삼성은 부동의 에이스였던 뷰캐넌과 결별하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코너 시볼드-레예스로 원투펀치를 새롭게 장식했다. 코너는 보스턴 레드삭스(2021~2022), 콜로라도 로키스(2023)에서 통산 33경기 1승 11패 평균자책점 8.12을 남겼고, 레예스는 202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2023년 뉴욕 메츠에서 통산 12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했다.
기대대로 두 선수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에이스 코너가 개막전에서 KT 상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구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스타트를 잘 끊은 가운데 레예스마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대박을 예감케 했다.
삼성은 12이닝 2자책점을 합작한 두 외국인선수 덕분에 2009년 이후 무려 15년 만에 개막시리즈 스윕을 해낼 수 있었다. 그것도 우승후보 KT를 상대로 말이다.
레예스는 경기 후 “경기 초반부터 많은 득점과 호수비가 있었다. 야수들 덕분에 KBO리그 데뷔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 경기 중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강민호 선수의 좋은 리드와 응원 덕분에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라며 “원정 경기임에도 많은 삼성 팬들이 찾아와 주셔서 놀랬다. 홈경기가 기대된다. 홈경기에서 오늘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첫 승 소감을 남겼다.
사령탑도 레예스의 첫 승을 축하하고 더 나은 투구를 기원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레예스 선수가 경기 초반 긴장을 많이 했는지 100% 본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장점인 위기관리능력과 제구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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