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제명' 도박범이 오타니 비꼬다니... ''나도 통역사 있었으면 처벌 안 받았을 텐데''
입력 : 2024.03.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26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비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와 도박 연루설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LA 다저스 제공
오타니 쇼헤이가 26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비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와 도박 연루설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LA 다저스 제공
피트 로즈. /AFPBBNews=뉴스1
피트 로즈.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어쩌다 '승부조작 연루자'에게도 비꼼을 당하게 된 걸까. 최근 '통역 도박' 사태로 인해 전 메이저리거 피트 로즈(73)도 목소리를 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2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통산 안타 1위의 로즈가 한 영상에서 오타니에 대해 비꼬는 듯한 논평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최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비위 사실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다.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해 450만 달러(약 60억원)의 빚을 졌고, 이를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LA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해고하며 상황 해결에 나섰다.

최초 보도 당시에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상황을 알고 빚을 갚아줬다고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ESPN의 최초 보도 후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에게 "모든 게 사실이다"고 말하며 "오타니가 50만 달러 단위로 돈을 갚아줬다"고 했다고 전해졌다. 그런데 이렇게 된다면 불법 도박 사실을 알고도 금전 해결을 도와준 오타니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도박법학자인 I. 넬슨 로즈 교수는 "불법 도박인 것을 알면서도 빚을 갚아준 것이라면 연방법에 의해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타니 측은 미즈하라의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했고, 미즈하라 역시 기존 입장을 번복하며 "분명 오타니는 이 도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오타니 역시 나로부터 이에 대한(불법도박)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었다"고 밝혔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타니의 도박 연루설을 제기했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의 도박은 엄격하게 금지돼있다. 자신과 관련된 경기에 베팅하는 선수나 심판, 코칭스태프 등은 영구제명, 관련 없는 경기에 돈을 걸더라도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다.

이에 도박으로 인해 영구제명을 당했던 로즈가 등장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글쎄, 1970년대나 1980년대에 통역사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그랬으면 난 처벌을 피했을 것이다(scot-free)"고 말했다. 이는 오타니가 자신의 잘못을 통역사에게 떠넘겼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로즈는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 최고의 안타제조기였다. 24년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안타(4256안타), 출전(3562경기) 등 여러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신시내티 레즈의 '빅 레드 머신' 타선의 중심축을 맡으며 우승반지와 MVP, 올스타 등 누릴 수 있는 영예란 영예는 다 누렸다. 이런 활약 속에 그는 현역 막판인 1984년부터 신시내티의 감독직을 맡게 됐다. 통산 5할이 넘는 승률(0.525)을 기록한 로즈는 성공한 스타 출신 지도자가 되는 듯했다.

피트 로즈. /AFPBBNews=뉴스1
피트 로즈. /AFPBBNews=뉴스1
그러나 지난 1989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끝에 로즈가 자신의 팀 경기 결과를 두고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그는 같은 해 리그에서 영구제명됐고, 따놓은 당상이라던 명예의 전당 입성도 무산됐다. 끈질기게 부인하던 승부조작도 2004년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시인했다.

로즈는 지난 2022년에도 "난 잘못된 시기에 드러났다. 30년 일찍 나와버렸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당시 콜로라도 외야수 찰리 블랙몬(38)이 빅리그 선수 최초로 스포츠도박 업체와 마케팅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미국 매체 USA투데이에 "메이저리그는 이제 도박에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관계자의 베팅은 금지돼있기에 로즈의 말은 의미가 없다.

한편 오타니는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것에 돈을 직접 걸거나, 누군가를 대신해 베팅을 하거나, 또 누구에게 부탁하지 않는다"면서 "내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송금을 부탁한 일도 물론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격이라는 단어보다 더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일주일을 지냈다"면서 "다만, 본격적인 시즌 시작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법률대리인에게 맡겨놓고, 나 역시 수사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오타니 쇼헤이가 26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비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와 도박 연루설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LA 다저스 제공
오타니 쇼헤이가 26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비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와 도박 연루설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LA 다저스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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