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에서 탐낸 이유 있었네…누가 산체스 불안하다 했나, 이렇게 강력한 4선발 없다
입력 : 2024.04.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조은정 기자]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2024.03.02 /cej@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좌완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7)와 재계약했다. 당초 더 높은 레벨의 투수를 찾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보험용으로 남겨둔 산체스를 총액 7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에 잡았다. 

산체스를 쉽게 포기하기도 아까웠다. 완성형 투수는 아니지만 150km를 쉽게 던지는 좌완 강속구 투수로 제구가 준수하고, 1997년생 젊은 피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화가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산체스를 눈여겨본 KBO리그 팀도 있었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과 부족한 스태미너, 투구 습관 노출 등 몇 가지 부분만 다듬으면 충분히 A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투수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후반기 부진으로 인해 산체스의 재계약에 불안한 시선이 있었다. 시범경기 때까지도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류현진의 복귀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 순서도 4번째로 밀렸다. 외국인 투수가 2번째, 3번째도 아닌 4번째 선발이란 것 자체가 약해 보였다. 

하지만 산체스를 향한 팀 내 기대치가 낮은 것은 아니었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직구를 던질 때 팔 각도가 낮아 조금 올렸다. 투구 버릇이 나오는 부분도 보완했고, 체인지업을 던지는 그립이나 요령도 수정하고 있는데 아직 팔에 덜 익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적응하면 괜찮아질 것이다”며 “1~2선발로는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4선발로는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최원호 감독의 기대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했다. 이어 2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은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2경기 평균자책점 0.79 WHIP 0.79로 탈삼진은 전체 1위(16개).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선발 산체스가 마운드를 내려가며 포수 이재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

롯데전에서 산체스는 최고 151km, 평균 148km 직구(52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16개), 투심(6개), 커브(2개)를 구사했다. 지난해에는 좌우 코너를 많이 활용했다면 올해는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존에 맞춰서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했고,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체인지업도 결정구로 쓰고 있다. 

최 감독은 산체스의 활약에 대해 “구속이 빠른 투수라 ABS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지난해와 피칭 디자인을 바꾼 것도 복합적으로 잘 먹히고 있다”며 “ABS 도입 후 확실히 구속이 빠르면 유리한 느낌이다. 산체스뿐만 아니라 문동주, 김민우 같은 선수들이 높은 존 형성이 많은 투수들인데 그런 공들이 스트라이크로 잡히면서 타자와의 카운트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체스는 “타자들을 공격적으로 상대하고 있고, 내가 던지고 싶은 곳에다 던지게 되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시즌 중간에 들어온 작년과 달리 올해는 캠프 때부터 준비를 잘했고, 직구 구위도 좋아진 것 같다. 감독님, 코치님들과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완했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됐다”고 말했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박준형 기자]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 2024.02.02 / soul1014@osen.co.kr

기술적으로는 체인지업 장착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직구, 슬라이더 위주 투피치로 결정구가 아쉬웠다면 올해는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이 향상됐다. 롯데전에도 4회 빅터 레이예스와 유강남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산체스는 “이 부분은 펠릭스 페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체인지업이 좋아지는 데 있어 페냐가 상당한 도움을 줬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작년에 비해 좋아졌다”며 리그 정상급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페냐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멘탈적으로도 한층 단단해졌다. 트레이닝만큼 선수 심리 상담에도 능통한 이지풍 수석 트레이닝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산체스는 “작년 9월부터 이지풍 코치님과 얘기하면서 정신적인 문제점을 알았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을 컨트롤하려고 했다.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내려놓으면서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코치에게도 고마워했다. 

산체스는 지난해에도 5월에 대체 선수로 합류한 뒤 전반기까지는 호투했다. 지금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산체스는 “작년에도 초반에는 기록이 매우 좋았지만 세부 지표를 보면 그렇게 좋지 않았다. 강한 타구 허용이 많았고,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올해는 강한 타구 허용이 줄었고, 헛스윙 유도율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활약을 자신했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선발 산체스가 투구를 앞두고 삼성 더그아웃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경기를 마치고 한화 문동주와 산체스가 장난을 치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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