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특급 좌완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점점 과거에 묻어둬야 할 시점이 온 것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22)에게 재조정의 시간, 그리고 1군 복귀의 시간은 언제쯤 다가올 수 있을까.
김진욱은 5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1탈삼진 7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김진욱의 올해 퓨처스리그 첫 선발 등판이었다. 1회부터 흔들렸다. 1회 선두타자 김성윤에게 2루수 내야안타, 이재현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양우현을 삼진, 김재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2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2사 후 김동진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창용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 맞았다. 순식간에 4실점. 이후 김태훈에게 2루타까지 맞았지만 김도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1회를 마무리 지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이현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사 후 김성윤을 상대로 몸에 맞는 공을 내보냈지만 김성윤의 2루 도루를 저지했고 이재현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2회 위기 없이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3회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2사 후 위기를 자초했다. 양우현을 2루수 땅볼, 김재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김동진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2사 1루가 됐고 이창용에게 다시 한 번 좌월 투런포를 헌납했다. 이후 김태훈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3회까지 마무리 지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김진욱. 선두타자 김도환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이현준에게 좌전안타, 김성윤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일단 이재현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2사 1,3루가 됐고 양우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7실점 째를 기록했다. 김재혁은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4회까지 이닝을 마쳤다. 4회까지 투구수 76개에 볼 스트라이크 44개, 볼 32개를 던졌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특급 좌완 출신 김진욱은 아직 잠재력을 확실하게 만개시키지 못하고 있다. 동기생 이의리, 강릉고 1년 후배 최지민(이상 KIA)은 모두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발탁돼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영건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김진욱은 이들보다 더 큰 주목과 기대를 모으고도 아직 1군에서 이렇다 할 기록들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선발로 시작했다가 불펜으로 돌아섰고 다시 선발로 돌아선 뒤 불펜으로 이동했다. 입단 4년차인 올해까지 마땅한 보직을 찾지 못했다. 물론 호투를 이어가면서 기대감을 부풀게 했던 시기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김진욱은 불펜에서 첫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제는 스텝업에 성공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개막 첫 11경기 무실점 행진이 끝나고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첫 5월까지 24경기 2승1패 5홀드 평균자책점 1.61(24⅓이닝 4자책점) 23탈삼진 15볼넷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25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 기세가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6월 첫 4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0이닝 강판을 당했다. 이후 김진욱은 스텝업의 단계를 확실하게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해 더할나위 없는 시즌을 시작하고도 50경기 2승1패 8홀드 평균자책점 6,44의 기록에 그쳤다.
통산 103경기 8승12패 16홀드 평균자책점 6.37의 기록. 김진욱은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에서 확실하게 기회를 받았다고 보기 힘들었다. 선발과 불펜에서 정확한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제 김진욱은 다시 선발로 기회를 받는 모양새다. 지난 5일 경기에 앞서 3월26일 NC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해 3이닝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피칭을 펼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의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해 “우선 선발 쪽이 본인에게 더 맞지 않나 생각한다. 중간 투수로 올라가서 한두 타자 상대하면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거기서 제구력이 흔들리면 안되니까…선발은 그래도 다음 타자를 대처할 수가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더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진욱은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모두 소화했지만 결국 1군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했다. 서서히 발전해 나갔다고 봤지만 결국 절대적인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모두가 김진욱의 재능을 인정하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 해답 역시 나와 있다.
김태형 감독, 주형광 투수코치, 그리고 투수 선배들 모두 주문하는 것은 똑같다.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 단순하게 타자와 싸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더 좋은 공, 더 완벽한 공을 던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점이다. 마음 한 켠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과감하고 단순하게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주문하고 강조한다.
김진욱은 과거를 딛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번번히 좌절했던 김진욱은 다시 기회를 받고 도약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