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김민재(28) 기용이 알쏭달쏭하다.
김민재는 2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열린 우니온 베를린과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30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철기둥' 김민재가 버틴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5-1 대승을 거둬 2위(승점 66)자리를 지켰다. 이미 레버쿠젠(승점 79)에 우승 자리를 내준 바이에른 뮌헨이지만 3위 슈투트가르트(승점 63)와 치열한 2위 쟁탈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민재에겐 4경기 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지난 6일 하이덴하임 원정 풀 타임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 포함 4경기 만에 선발로 복귀한 김민재였다. 앞선 8경기 중 7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던 김민재였기에 더욱 반가운 선발이었다.
에릭 다이어와 호흡한 김민재는 이날 59분을 소화했다. 유럽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김민째는 이날 평점 7.5를 받아 다이어(7.1)보다 좋았다.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다이어(6.6)보다 김민재(7.6)의 수비를 더 높게 평가했다.
68회 터치를 기록한 김민재는 100% 성공한 롱패스(2번)와 드리블(1번) 포함 패스는 59번 58번 성공해 98% 성공률을 기록했다. 또 지상볼 경합 75%(3/4), 공중볼 경합 75%(3/4) 성공률을 기록했고 클리어링 3번, 가로채기 2번도 추가했다.
김민재의 이날 수비는 딱히 지적할 부분이 없었다. 평소처럼 상대 공격수보다 한발 앞서 공을 차단했고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상대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대부분 후방에 있었지만 역습을 위한 드리블을 통해 공격 전개에 속도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후반 14분 다요 우파메카노와 교체됐다. 일반적으로 부상도 없는 센터백을 이렇게 일찍 교체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투헬 감독은 과감했다.
여러 가지로 해설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교체였다. 이미 3-0으로 바이에른 뮌헨이 일찌감치 분위기를 가져온 상황이라 김민재의 잘못을 지적할 부분은 아니었다.
체력적인 면을 고려했을 수 있다. 하지만 김민재는 2-3으로 패한 하이덴하임전 이후 2경기 연속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앞선 아스날과 챔피언스리그 경기 때는 후반 31분 교체돼 들어가 육체적으로 피로를 느낄 이유가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다음 경기는 27일 프랑크푸르트와 31라운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상대적으로 다이어는 이날 경기 포함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치르고 있다. 혹사 논란까지 나왔던 김민재의 상황을 보면 다이어의 주전 입지가 얼마나 탄탄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최근 종아리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데 리흐트는 이날 벤치에 앉아 있었지만 경기에 뛰지 못했다. 결국 김민재가 데 리흐트를 대신한 3번째 옵션이라는 것이다.
결국 김민재 대신 우파메타노를 기용한 것은 프랑크푸르트전에 데 리흐트 대신 김민재 혹은 우파메카노를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미한 부상이라지만 데 리흐트를 오는 5월 1일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 출전시키기 위한 휴식을 줄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앞서 일부 매체들이 보도했던 팀 내분설이 걸린다. 지난 2월 영국 '더 선'은 뮌헨 선수단 내부에 투헬을 지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토마스 뮐러, 요슈아 키미히, 세르주 그나브리, 마티스 텔 등의 이름이 포함된 바 있다. 김민재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으나 갑작스럽게 벤치로 전락한 만큼 길들이기 차원일 수 있다.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기로 했다. 사실상 남은 시즌 뮌헨을 위해서나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다. 오직 자신의 경력을 위해 일하는 셈이다.
김민재는 어쨌든 다시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데 리흐트가 부상이라면 김민재가 다이어와 호흡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파메카노보다 우위에 있기에 다음 경기에 다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김민재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3옵션"이라면서 "그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민재는 현재 여름 이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김민재는 이를 털어내려고 노력 중이며 다음 시즌 뮌헨이 지난 여름 왜 자기를 영입했는지 증명하려고 한다"면서 "그는 뮌헨에서, 그리고 구단에서 편안한 상태"라고 덧붙인 바 있다.
김민재는 하이덴하임 원정에서 최악의 폼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금씩 자신감과 폼을 찾는 중이다. 김민재가 다시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지 시즌 막판 다시 주전 경쟁에 나서야 하는 김민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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