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2024 KBO리그 시즌 초반 이슈 메이커는 단연 한화 이글스다. 홈 전 경기 매진을 이루며 뜨거운 인기도 구가하고 있다. 다만 성적은 극과 극 행보를 그리고 있다. 7연승을 달렸던 뜨거운 기세는 온데간데 없고 4월 최악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24경기를 치른 가운데 11승 13패로 7위다. 3월 개막전 패배 이후 7연승을 달리며 무려 10년 만에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4월 4승 12패, 승률 0.250으로 최하위 성적을 그리며 어느덧 하위권으로 내려섰다. 투타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던 3월과 달리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다.
3월 치른 8경기 중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 투수는 류현진 하나였을 정도로 안정적인 로테이션이 가동됐다. 타선 또한 요나단 페라자를 비롯해 임종찬과 하주석 등이 맹타를 휘두르며 뜨거운 화력을 자랑했다. 팀 평균자책점(ERA·3.17)과 타율(0.291) 모두 2위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해 신인상을 차지한 문동주와 타격 2관왕을 거머쥔 노시환 등 젊은 선수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고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타자들을 데려오며 부족했던 경험을 메웠다.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안치홍을 비롯해 외야수 김강민, 포수 이재원을 영입해 가을야구 기대감을 키웠다.
여기에 지난해 큰 도움을 주지 못했던 외국인 타자를 새로 데려왔고 류현진이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다년 계약도 마다하며 친정팀으로 복귀하며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 흐름이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 선발진이 흔들렸다. 믿고 보는 선발진으로 평가를 받은 류현진과 펠릭스 페냐, 문동주가 동반 부진한 게 뼈아팠다. 3월 ERA 2.57이었던 선발 ERA가 4.44로 추락했고 4월 선발승이 2승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타선의 열기도 싸늘히 식었다. 0.227로 최하위다.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김태연(0.370)과 황영묵(0.364)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는 건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한화 타선의 핵심으로 분류된 페라자-노시환-안치홍-채은성 라인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채은성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노시환은 3월에만 3홈런을 쳤지만 4월 2홈런에 그치고 있다. 안치홍은 수비에서 1루수로 활용폭이 좁아졌고 그마저도 채은성과 나눠서 기용되고 있음에도 4월 타율 0.245로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히트상품 중 하나였던 문현빈도 최근 10경기 타율이 0.160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최원호 한화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1일 삼성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편하게 하라고 밖에 얘기한 게 없다. 초반에 연승을 했고 그 이후에 연패를 했지만 그럼에도 순위에서 확 멀어지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한 두 경기를 하는 게 아니다. 아직 100경기가 넘게 남았다. 매 경기에 이러면 선수들이 빨리 지친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하게 하라고 그래서 결국 컨디션 좋은 선수들이 팀을 끌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또 컨디션이 떨어지면 다른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주면서 가는 것이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들 입장에선 선뜻 납득가지 않을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최 감독이라고 4월 부진에 대한 고민이 없을 리 없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측면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선발진이 완연한 회복세에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펠릭스 페냐도 2경기 부진을 털고 지난 19일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부상 이탈한 김민우 자리를 메운 신인 황준서는 감탄을 자아내는 투구를 펼쳤고 리카르도 산체스는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고 문동주도 최근 등판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시즌 초반과 달리 불펜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발진이 동반 활약을 펼치면 불펜진 운영에도 숨통을 트일 수 있다.
돌아올 선수들에게도 기대감을 걸어볼 수 있다. 최 감독도 "투수 쪽에선 (김)범수가 돌아왔지만 박상원이나 이태양과 같은 선수들이 합류해 힘을 내줄 수도 있다"며 "야수 쪽에서도 다음주에 채은성이 합류할 예정이다. 오늘 (퓨처스리그) 경기를 하고 나서 좀 들어봐야 되겠지만 별 이상이 없으면 합류할 것이고 그러면 더 라인업에 무게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골든글러브 출신 정은원, 시즌 초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 등이 돌아온다면 전력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리라고만 기대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날 문현빈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고 수비에서 더 기량이 뛰어난 이도윤을 투입했다. 채은성이 돌아올 경우 안치홍과 1루수-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아야 하기 때문에 2루수로 타격 능력이 더 필요한 경기엔 김태연, 수비가 더 중요할 땐 이도윤을 상황에 맞춰 고려할 생각도 갖고 있다. 문현빈이 반등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 연승을 달릴 때에도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것"이라고 일희일비하지 않았던 최 감독이다. 분위기가 침체 돼 있지만 선발진의 동반 반등은 계산이 서는 경기운영을 가능케 도와줄 것이다. 7연승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아직 6분의 1만 지났을 뿐이다. 시즌 초반 올 시즌 고점을 확인했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을 어떻게 잘 버텨내느냐, 그럴 힘과 요령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좋은 시기다. 순리대로 가면서도 인내심을 잃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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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삼성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한화 선수들. /사진=한화 이글스 |
한화는 24경기를 치른 가운데 11승 13패로 7위다. 3월 개막전 패배 이후 7연승을 달리며 무려 10년 만에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4월 4승 12패, 승률 0.250으로 최하위 성적을 그리며 어느덧 하위권으로 내려섰다. 투타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던 3월과 달리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다.
3월 치른 8경기 중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 투수는 류현진 하나였을 정도로 안정적인 로테이션이 가동됐다. 타선 또한 요나단 페라자를 비롯해 임종찬과 하주석 등이 맹타를 휘두르며 뜨거운 화력을 자랑했다. 팀 평균자책점(ERA·3.17)과 타율(0.291) 모두 2위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해 신인상을 차지한 문동주와 타격 2관왕을 거머쥔 노시환 등 젊은 선수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고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타자들을 데려오며 부족했던 경험을 메웠다.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안치홍을 비롯해 외야수 김강민, 포수 이재원을 영입해 가을야구 기대감을 키웠다.
류현진(왼쪽)과 문동주. /사진=뉴스1 |
그러나 이 흐름이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 선발진이 흔들렸다. 믿고 보는 선발진으로 평가를 받은 류현진과 펠릭스 페냐, 문동주가 동반 부진한 게 뼈아팠다. 3월 ERA 2.57이었던 선발 ERA가 4.44로 추락했고 4월 선발승이 2승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타선의 열기도 싸늘히 식었다. 0.227로 최하위다.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김태연(0.370)과 황영묵(0.364)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는 건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한화 타선의 핵심으로 분류된 페라자-노시환-안치홍-채은성 라인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채은성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노시환은 3월에만 3홈런을 쳤지만 4월 2홈런에 그치고 있다. 안치홍은 수비에서 1루수로 활용폭이 좁아졌고 그마저도 채은성과 나눠서 기용되고 있음에도 4월 타율 0.245로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히트상품 중 하나였던 문현빈도 최근 10경기 타율이 0.160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최원호 한화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1일 삼성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편하게 하라고 밖에 얘기한 게 없다. 초반에 연승을 했고 그 이후에 연패를 했지만 그럼에도 순위에서 확 멀어지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한 두 경기를 하는 게 아니다. 아직 100경기가 넘게 남았다. 매 경기에 이러면 선수들이 빨리 지친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하게 하라고 그래서 결국 컨디션 좋은 선수들이 팀을 끌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2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
팬들 입장에선 선뜻 납득가지 않을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최 감독이라고 4월 부진에 대한 고민이 없을 리 없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측면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선발진이 완연한 회복세에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펠릭스 페냐도 2경기 부진을 털고 지난 19일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부상 이탈한 김민우 자리를 메운 신인 황준서는 감탄을 자아내는 투구를 펼쳤고 리카르도 산체스는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고 문동주도 최근 등판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시즌 초반과 달리 불펜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발진이 동반 활약을 펼치면 불펜진 운영에도 숨통을 트일 수 있다.
돌아올 선수들에게도 기대감을 걸어볼 수 있다. 최 감독도 "투수 쪽에선 (김)범수가 돌아왔지만 박상원이나 이태양과 같은 선수들이 합류해 힘을 내줄 수도 있다"며 "야수 쪽에서도 다음주에 채은성이 합류할 예정이다. 오늘 (퓨처스리그) 경기를 하고 나서 좀 들어봐야 되겠지만 별 이상이 없으면 합류할 것이고 그러면 더 라인업에 무게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2군에서 복귀를 준비 중인 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
물론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리라고만 기대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날 문현빈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고 수비에서 더 기량이 뛰어난 이도윤을 투입했다. 채은성이 돌아올 경우 안치홍과 1루수-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아야 하기 때문에 2루수로 타격 능력이 더 필요한 경기엔 김태연, 수비가 더 중요할 땐 이도윤을 상황에 맞춰 고려할 생각도 갖고 있다. 문현빈이 반등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 연승을 달릴 때에도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것"이라고 일희일비하지 않았던 최 감독이다. 분위기가 침체 돼 있지만 선발진의 동반 반등은 계산이 서는 경기운영을 가능케 도와줄 것이다. 7연승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아직 6분의 1만 지났을 뿐이다. 시즌 초반 올 시즌 고점을 확인했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을 어떻게 잘 버텨내느냐, 그럴 힘과 요령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좋은 시기다. 순리대로 가면서도 인내심을 잃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노시환. /사진=한화 이글스 |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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