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김민재 벤치에 감독도 빅클럽서 실패한 감독. 과연 이것이 바이에른 뮌헨에 어울리는 움직임일까
독일 매체 ‘TZ는 23일(한국시간) “뮌헨은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과 율리안 나겔스만 현 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구단의 차기 감독직을 거절하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 랄프 랑닉으로 선회했다. 감독 본인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2023-2024시즌 김민재-해리 케인을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월드 클래스 선수를 영입한 토마스 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도 일찍이 탈락했다.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결국 뮌헨은 지난 2월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까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동행한다.
당초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1위 추격은 완전히 실패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15일 새벽 베르더 브레멘을 5-0으로 완파하면서 자력으로 리그 조기 우승에 성공했다.
뮌헨이 부진하는 사이에서 레버쿠젠은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엄청난 기세로 리그 타이틀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다. 일찍이 결별을 발표한 뮌헨의 치명적인 패착일까. '유통기한'이 정해진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는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전에서 아스날을 잡고 4강행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UCL 희망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마지막 해피 엔딩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 끝까지 투헬 감독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1순위 후보는 레버쿠젠의 알론소가 거론됐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1999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데뷔한 뒤 2004년 리버풀로 향했다. 리버풀에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2004-2005) 등 총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알론소 감독은 이후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고 2017년 뮌헨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 레알 소시에다드 B팀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알론소 감독은 2022년 레버쿠젠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을 분데스리가 6위로 마무리한 그는 올 시즌엔 레버쿠젠을 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알론소 감독이 레버쿠젠에 남는단 공식 발표가 나왔다. 적어도 다음 시즌은 레알이건 뮌헨이건 아무 팀도 가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자 뮌헨은 재빠르게 나겔스만 감독의 재선임으로 선회했다. 2021년 4월 뮌헨 사령탑 자리에 앉은 나겔스만 감독은 2021-2022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2-20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와 DFB 포칼 등에선 성적을 내지 못해 지난 해 3월 경질됐다. 나겔스만 감독 후임으로 뮌헨은 투헬 감독을 데리고 왔지만, 팀은 오히려 더 하락세였다.여기에 나겔스만 감독과 갈등을 빚었던 올리버 칸 회장이 잘렸다.
그래서 복귀 이야기가 나왔던 것. 하지만 이것도 무산됐다. 나겔스만 감독은 뮌헨 구단 내부의 반대 세력에 대한 우려로 인해 뮌헨 2기를 거부하면서 큰 충격을 줬다. 그는 독일 대표팀과 재계약을 통해 잔류를 택한 것이다.
이제 뮌헨은 다양한 감독 후보들과 연결되고 있다. 랑닉 감독도 감독이지만 우나이 에메리 아스톤 빌라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 등이 후보 선상에 올랐다. 단 이들은 모두 장기적인 대안으로 평가되지 않는 상황.
뮌헨은 랑닉을 선임할 경우에도 단기 계약으로 노리고 있다. 한마디로 성적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것. 만약 장기가 아닌 단기 계약을 택한다면 뮌헨은 2024-2025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한 번 알론소 선임을 노리거나 1년 휴식을 선언한 위르겐 클롭 감독을 노린다는 것이다.
문제는 랑닉 감독이 빅클럽서 제대로 된 커리어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 과거 그는 AC 밀란 감독으로 거론됐으나 지나친 권한 요구로 인해 무산됐다. 맨유의 단장으로 부임한 직후 임시 감독 대행으로 활동한 것도 기대 이하였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경질 직후 임시 대행으로 온 랑닉은 구단 라커룸을 전혀 장악하지 못했다. 이런 팀 분위기에 대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직접 "랑닉이 누군지도 몰랐다.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감독도 아니라는데 어떻게 맨유 감독을 하나"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실제로 뮌헨은 이상한 운영으로 인해 명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겔스만 감독의 조기 경질도 문제였지만 복귀 시도 역시 깔끔하지 않았다. 여기에 선수단 운영 역시 엉망이라는 평가다. 김민재 역시 주전으로 데려와서 3옵션으로 쓰고 있다.
투헬 감독의 결정으로 벤치로 밀린 김민재지만 실력은 여전하다. 지난 20일 열린 우니온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30라운드(뮌헨 5-1 승)에서 선발 출전해 약 59분간 뛰었다. 심지어 그는 축구 전문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라운드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에릭 다이어가 뮌헨서 분전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선수의 실링만 보면 김민재가 밀리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상황. 여기에 랑닉이라는 분명히 빅클럽에서는 먹히지 않는 감독을 선임하면서 팀의 분열을 가속화시키려는 뮌헨의 행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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