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오늘 홈런은 말이 안 되는 거예요."
KBO리그 통산 홈런 4위에 빛나는 최형우(41)도 후배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퍼포먼스와 그 재능에 순수하게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김도영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205명)에서 3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KIA는 1회 초 터진 김도영의 기선제압 솔로포와 최형우의 연장 10회 초 2사 만루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키움에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18승 7패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3시간 44분의 긴 승부와 극적인 승리에도 이날 화제는 시작하자마자 터진 김도영의 벼락같은 홈런포였다. 김도영은 1회 초 2사에서 눈높이로 들어오는 하영민의 시속 145㎞ 직구를 고척돔 좌측 외벽을 직격하는 대형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TVING 중계에 따르면 타구 속도 169㎞, 발사각도 38.2도, 비거리 130m로 카메라도 쫓아가기 어려운 타구였다. 사방이 막힌 돔구장이 아니었다면 장외 홈런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맞는 순간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니 형들이 150m는 날아갔겠다고 하더라. 기분이 좋았다"고 간단한 소감을 남겼다.
이 홈런에 KIA 더그아웃도 놀란 것이 사실이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최형우가 김도영 홈런의 특별함에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최형우는 "김도영은 우리랑 다르다는 것이 홈런을 칠 때 포인트가 맞으면 원래 당연히 넘어가는 게 맞다. 그런데 (김)도영이는 그 포인트보다 공 한두 개 정도 뒤에서 맞는데도 밀어서가 아니라 당겨서 담장을 넘긴다. 보통 사람들의 히팅 포인트보다 뒤에서 맞았는데도 담장을 넘긴다는 건 힘과 순발력 그리고 턴 동작 등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말도 안 되게 뛰어나니까 가능한 것이다. 정말 대단한 피지컬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동성고 시절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고교야구의 몇 안 되는 5툴 플레이어라고 불렸다. 그중에서 가장 스카우트들의 평가가 갈린 툴이 장타 툴이었다. 장타율이 0.626에 달하긴 했으나, 고등학교 정규 경기에서는 3년 통틀어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낸 적은 두 차례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김도영의 체구(182㎝, 81㎏)가 큰 편은 아니지만, 운동능력이 최고 수준이고 체구에 비해 힘이 좋다. 올해(2021년) 홈런이 하나인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은 것 같다. 발목이 아프기 전 연습 경기에서는 거의 하루에 하나꼴로 홈런을 치곤 했다. 홈런보다 더 많은 도루를 기록할 스타일로 예상할 뿐, 프로에 가도 두 자릿수 홈런은 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호평한 바 있다.
그 말대로였다. 김도영은 전형적인 슬러거 타입은 아니지만, 10개 구장 담장을 넘길 만한 힘과 순간적으로 그 힘을 집중시킬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몸통 회전력으로 쉽게 쉽게 담장을 넘기고 있다. 최형우의 칭찬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
이날 홈런으로 김도영은 4월에만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해당 부문 리그 2위에 올랐다. 선두 한유섬(SSG·10개)과 하나 차이. 또한 25경기 타율 0.324(102타수 33안타) 9홈런 21타점 22득점 10도루, 출루율 0.372 장타율 0.637을 기록해 OPS(출루율+장타율) 1을 마침내 돌파했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144경기 52홈런 58도루로 KBO 최초 50홈런-50도루도 가능한 역대급 페이스다.
김도영의 장점은 장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놀랍다. 6회 초 2사에서는 3루 쪽 약한 땅볼에도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고, 연장전 10회 초에서는 조상우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도영은 "초반에 홈런이 터지면 약간 흥분한 상태로 경기를 이어 나가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빠르게 (앞선 상황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수비에 나갈 때까진 약간 흥분했는데 바로 다음 타석에서는 침착하게 준비했다. 홈런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지금 홈런이 몇 개인지도 모른다. 가끔 홈런에 대한 생각이 나다가도 '너 주제에 무슨 홈런이냐, 안타나 치자'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잡는다"며 "아직은 부상이 없어 정말 좋다. 지금 시기에 재활하지 않고 야구할 수 있는걸 감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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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23일 고척 키움전 1회초 2사에서 하영민의 2구째를 받아쳐 솔로홈런을 기록하고 1루로 향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KBO리그 통산 홈런 4위에 빛나는 최형우(41)도 후배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퍼포먼스와 그 재능에 순수하게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김도영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205명)에서 3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KIA는 1회 초 터진 김도영의 기선제압 솔로포와 최형우의 연장 10회 초 2사 만루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키움에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18승 7패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3시간 44분의 긴 승부와 극적인 승리에도 이날 화제는 시작하자마자 터진 김도영의 벼락같은 홈런포였다. 김도영은 1회 초 2사에서 눈높이로 들어오는 하영민의 시속 145㎞ 직구를 고척돔 좌측 외벽을 직격하는 대형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TVING 중계에 따르면 타구 속도 169㎞, 발사각도 38.2도, 비거리 130m로 카메라도 쫓아가기 어려운 타구였다. 사방이 막힌 돔구장이 아니었다면 장외 홈런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맞는 순간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니 형들이 150m는 날아갔겠다고 하더라. 기분이 좋았다"고 간단한 소감을 남겼다.
이 홈런에 KIA 더그아웃도 놀란 것이 사실이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최형우가 김도영 홈런의 특별함에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최형우는 "김도영은 우리랑 다르다는 것이 홈런을 칠 때 포인트가 맞으면 원래 당연히 넘어가는 게 맞다. 그런데 (김)도영이는 그 포인트보다 공 한두 개 정도 뒤에서 맞는데도 밀어서가 아니라 당겨서 담장을 넘긴다. 보통 사람들의 히팅 포인트보다 뒤에서 맞았는데도 담장을 넘긴다는 건 힘과 순발력 그리고 턴 동작 등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말도 안 되게 뛰어나니까 가능한 것이다. 정말 대단한 피지컬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KIA 김도영(가운데)이 23일 고척 키움전 1회초 2사에서 하영민의 2구째를 받아쳐 솔로홈런을 기록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광주 동성고 시절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고교야구의 몇 안 되는 5툴 플레이어라고 불렸다. 그중에서 가장 스카우트들의 평가가 갈린 툴이 장타 툴이었다. 장타율이 0.626에 달하긴 했으나, 고등학교 정규 경기에서는 3년 통틀어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낸 적은 두 차례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김도영의 체구(182㎝, 81㎏)가 큰 편은 아니지만, 운동능력이 최고 수준이고 체구에 비해 힘이 좋다. 올해(2021년) 홈런이 하나인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은 것 같다. 발목이 아프기 전 연습 경기에서는 거의 하루에 하나꼴로 홈런을 치곤 했다. 홈런보다 더 많은 도루를 기록할 스타일로 예상할 뿐, 프로에 가도 두 자릿수 홈런은 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호평한 바 있다.
그 말대로였다. 김도영은 전형적인 슬러거 타입은 아니지만, 10개 구장 담장을 넘길 만한 힘과 순간적으로 그 힘을 집중시킬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몸통 회전력으로 쉽게 쉽게 담장을 넘기고 있다. 최형우의 칭찬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
이날 홈런으로 김도영은 4월에만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해당 부문 리그 2위에 올랐다. 선두 한유섬(SSG·10개)과 하나 차이. 또한 25경기 타율 0.324(102타수 33안타) 9홈런 21타점 22득점 10도루, 출루율 0.372 장타율 0.637을 기록해 OPS(출루율+장타율) 1을 마침내 돌파했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144경기 52홈런 58도루로 KBO 최초 50홈런-50도루도 가능한 역대급 페이스다.
김도영의 장점은 장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놀랍다. 6회 초 2사에서는 3루 쪽 약한 땅볼에도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고, 연장전 10회 초에서는 조상우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도영은 "초반에 홈런이 터지면 약간 흥분한 상태로 경기를 이어 나가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빠르게 (앞선 상황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수비에 나갈 때까진 약간 흥분했는데 바로 다음 타석에서는 침착하게 준비했다. 홈런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지금 홈런이 몇 개인지도 모른다. 가끔 홈런에 대한 생각이 나다가도 '너 주제에 무슨 홈런이냐, 안타나 치자'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잡는다"며 "아직은 부상이 없어 정말 좋다. 지금 시기에 재활하지 않고 야구할 수 있는걸 감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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