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황인범(28, 즈베즈다)이 15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될 수 있을까.
황인범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열린 2023-2024 세르비아컵 준결승 즈베즈다와 파르티잔의 맞대결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 활약했다. 황인범은 상대 자책골을 유도,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즈베즈다는 시즌 2관왕이 유력하다. 현재 세르비아 수페르리가에서 즈베즈다(승점 80점)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파르티잔(승점 70점)과 차가 큰 상황이다.
즈베즈다는 이번에 세르비아컵 결승까지 오른만큼 자력으로 2관왕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황인범은 4-1-4-1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특유의 기동력과 볼을 간수하고 다루는 키핑 능력을 앞세워 공수 양면에서 큰 힘을 더했다.
황인범은 전반 28분 빛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황인범은 상대 선수의 태클을 피한 뒤 상대 골문 앞으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피터 올라잉카가 헤더로 연결한 것이 상대 수비 다리에 맞아 굴절되면서 값진 결승골로 연결됐다.
황인범은 다시 한 번 날카로운 뒷공간 패스로 동료에게 골키퍼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황인범에게 이날 경기는 승리 이외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에 따르면 다수의 프리미어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해당 매체는 "황인범은 세르비아리그보다 더 좋은 리그에서 뛸 수 있다. 재정적으로 좋은 제안이 오면 즈베즈다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황인범 본인이 이적을 원한다면 기꺼이 허락할 것"이라며 황인범의 이적 가능성, 프리미어리그 입성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유럽에 진출한 황인범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올림피아코스에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500만 유로(한화 약 74억 원)에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었다.
황인범은 리그 22경기에 출전해 4골과 4도움을 올리며 가치를 증명했다. 그는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다. 멀티 포지션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했다. 필요할 때면 왼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까지 메웠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만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신체 접촉이 많았던, 육체적으로 힘든 경기"라며 "즈베즈다는 전방에서 빠른 속도를 이용해 일대일 상황을 많이 만들었고 매우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힘든 경기였다. 열정적인 홈관중들도 한 몫 했다"라며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역대 한국인 선수로는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 박주영, 지동원, 기성용, 김보경, 윤석영,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14의 선수가 진출했다.
만약 이번 황인범을 눈여겨본 프리미어리그 팀이 그를 영입한다면 역대 15번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하게 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