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사비 에르난데스(44) 감독은 FC바르셀로나에 남는다. 3개월 전 사임 결정을 번복했다.
바르셀로나는 2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유지한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말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라포르타 회장은 "이사회와 경영진,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희망과 열정, 믿음을 느꼈다. 사비 감독의 바르셀로나 잔류를 결정한 주요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사비 감독도 직접 입을 뗐다. 그는 "프로젝트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구단 안정성을 보장하고 우승을 위해 계속 도전하기 위함이었다"라고 사임 번복 이유를 들었다.
지난 1월 사임 선언에 대해서 후회는 없었다. 사비 감독은 "당시에는 변화가 필요했다. 원래 결정은 옳았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이 있다. 우승을 달성하는 데 매우 가까워졌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지지가 강했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사비 감독은 "선수들은 저를 믿고 있다. 그들이 계속 나를 지지해줬다. 팬들의 격려도 있었다"라며 "생각이 바뀐 이유다. 모든 이들의 지지와 사랑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잔류를 확정한 사비 감독은 라포르타 회장, 데쿠 바르셀로나 스포츠 디렉터와 함께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는 "세상 모든 열정을 갖고 계속 일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충격적인 감독 사임 번복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월 말 공식 채널을 통해 사비 감독은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 라파 유에스트 부회장, 데쿠 풋볼 디렉터에게 2023~2024시즌을 끝으로 1군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사비 감독은 이번 결정이 현 구단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 믿는다"라고 알린 바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 성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비야레알과 라리가 경기에서 3-2로 이기고 있다가 3-5로 역전패를 당한 충격도 꽤 컸던 듯했다. 사비 감독은 비야레알전 직후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시간이 있었다. 오늘 발표를 위해 고민했다"라며 "더는 구단의 문제가 되고 싶진 않다. 2년 전처럼 바르셀로나를 위한 해결책이 되고 싶다. 이제는 팀 방향의 변화가 필요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비 감독은 "라커룸, 스태프, 구단에 역동성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남은 시즌 동안 모든 걸 쏟아붓겠다. 라리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전히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알렸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21경기 13승 5무 3패 승점 44로 1위 레알 마드리드(21경기 17승 3무 1패 승점 54)에 10점 차로 뒤처진 상황이었다. 사비 감독의 사임 의사는 확고했다. 그는 "만약 바르셀로나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내 결정은 바뀔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세계 축구계가 깜짝 놀란 사건이었다. 영국 현지에서도 사비 감독 사임을 연일 보도했다. 특히 '가디언'은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감독직을 '잔인하고 불쾌하다'라고 표현했다. 현재 그는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비 감독은 "누구나 종종 존경심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일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때가 있다"라며 "신체적 건강과 정신 건강, 기분과 감정 모두 끔찍하게 지칠 수 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힘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감독직을 계속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알렸다.
감독직을 내려놓기 위해 결정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비 감독은 "얼마 전에 결정한 사항이다.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만 알고 있다. 구단에 큰 영향을 끼칠 사항이다. 내가 바르셀로나를 떠나야겠다고 판단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계약 연장 가능성은 없는 듯했다. 사비 감독은 "선수들은 너무 많은 긴장감 속에서 경기에 임했다"라며 "만약 바르셀로나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더라도 팀을 떠날 것이다. 계약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비는 선수 시절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하나로 통했다. 정확하고 창의적인 패스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주무기였다. 리오넬 메시와 다비드 비야,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헤라르드 피케와 다니 알베스 등 숱한 전설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사비는 그 속에서도 핵심 역할을 해내며 구단 최고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구단 성골 유스 출신으로 이룰 건 다 이뤄봤다. 사비는 1997년에 1군 무대를 발은 뒤 2015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다. 통산 767경기를 뛰며 트로피들을 들었다. 스페인 라리가, 코파 델 레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수많은 우승컵을 차지했다.
사비 감독은 카타르의 알 사드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19~2020시즌 알 사드 지휘봉을 잡은 사비 감독은 특유의 패스 전술로 카타르 내에서 인정받았다. 성적도 꽤 좋았다. 2019년 7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팀을 이끈 사비 감독은 94경기에서 평균 승점 2.21을 획득했다.
친정팀이 위기에 빠지자 러브콜에 응했다. 사비 감독은 알 사드 감독직 도중 바르셀로나 감독직 제안을 받았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2021~2022시즌 로날드 쿠만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상황이었다. 이후 세르히 바르후안이 잠시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바르셀로나는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사비 감독을 급히 사령탑에 앉혔다.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 부임 첫 시즌에서 팀을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바르셀로나는 2021~2022시즌을 2위로 마쳤다. 팀 내 라리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건 멤피스 데파이뿐이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메시가 파리 생제르망으로 떠난 뒤 크게 흔들렸던 바르셀로나를 다시 바로잡은 공에 대해 인정받았다.
2022~2023시즌은 꽤 성공적이었다. 비록 유럽 대항전에서 성적은 아쉬웠지만, 바르셀로나에 4년 만의 라리가 우승컵을 안기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했다. 스페인 슈퍼컵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정상에 섰다. 2023~2024시즌 전 바르셀로나는 칸셀루, 펠릭스, 귄도안, 오리올 로메우 등을 영입하며 힘을 실어줬다.
2023~2024시즌은 쉽지 않았다. 슈퍼컵과 코파 델 레이를 모두 놓쳤다. 라리가 우승과도 멀어졌다. 오히려 돌풍의 팀 지로나가 선두권으로 치고나갔다. 때문에 사비 감독은 시즌 중 사임 소식을 알리며 "시즌 마지막까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파리 생제르망과 UCL 8강에서 패배했다. 라리가는 6경기 남은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11 뒤처져있다. 사실상 무관 확정이다.
하지만 사비 감독은 주변의 만류로 약 3개월 만에 사임 결정을 번복했다. 바르셀로나는 다음 시즌에도 사비 감독과 함께한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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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의 잔류 소식을 알린 바르셀로나.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왼쪽부터 데쿠 스포츠 디렉터, 후안 라포르타 회장, 사비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바르셀로나는 2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유지한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말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라포르타 회장은 "이사회와 경영진,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희망과 열정, 믿음을 느꼈다. 사비 감독의 바르셀로나 잔류를 결정한 주요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사비 감독도 직접 입을 뗐다. 그는 "프로젝트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구단 안정성을 보장하고 우승을 위해 계속 도전하기 위함이었다"라고 사임 번복 이유를 들었다.
지난 1월 사임 선언에 대해서 후회는 없었다. 사비 감독은 "당시에는 변화가 필요했다. 원래 결정은 옳았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이 있다. 우승을 달성하는 데 매우 가까워졌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지지가 강했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사비 감독은 "선수들은 저를 믿고 있다. 그들이 계속 나를 지지해줬다. 팬들의 격려도 있었다"라며 "생각이 바뀐 이유다. 모든 이들의 지지와 사랑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잔류를 확정한 사비 감독은 라포르타 회장, 데쿠 바르셀로나 스포츠 디렉터와 함께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는 "세상 모든 열정을 갖고 계속 일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비(왼쪽)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기자회견에서 답하는 사비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당시 바르셀로나 성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비야레알과 라리가 경기에서 3-2로 이기고 있다가 3-5로 역전패를 당한 충격도 꽤 컸던 듯했다. 사비 감독은 비야레알전 직후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시간이 있었다. 오늘 발표를 위해 고민했다"라며 "더는 구단의 문제가 되고 싶진 않다. 2년 전처럼 바르셀로나를 위한 해결책이 되고 싶다. 이제는 팀 방향의 변화가 필요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비 감독은 "라커룸, 스태프, 구단에 역동성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남은 시즌 동안 모든 걸 쏟아붓겠다. 라리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전히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알렸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21경기 13승 5무 3패 승점 44로 1위 레알 마드리드(21경기 17승 3무 1패 승점 54)에 10점 차로 뒤처진 상황이었다. 사비 감독의 사임 의사는 확고했다. 그는 "만약 바르셀로나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내 결정은 바뀔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라포르타(왼쪽) 회장과 사비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매체에 따르면 사비 감독은 "누구나 종종 존경심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일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때가 있다"라며 "신체적 건강과 정신 건강, 기분과 감정 모두 끔찍하게 지칠 수 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힘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감독직을 계속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알렸다.
감독직을 내려놓기 위해 결정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비 감독은 "얼마 전에 결정한 사항이다.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만 알고 있다. 구단에 큰 영향을 끼칠 사항이다. 내가 바르셀로나를 떠나야겠다고 판단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계약 연장 가능성은 없는 듯했다. 사비 감독은 "선수들은 너무 많은 긴장감 속에서 경기에 임했다"라며 "만약 바르셀로나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더라도 팀을 떠날 것이다. 계약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AFPBBNews=뉴스1 |
전술 지시하는 사비 감독. /AFPBBNews=뉴스1 |
구단 성골 유스 출신으로 이룰 건 다 이뤄봤다. 사비는 1997년에 1군 무대를 발은 뒤 2015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다. 통산 767경기를 뛰며 트로피들을 들었다. 스페인 라리가, 코파 델 레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수많은 우승컵을 차지했다.
사비 감독은 카타르의 알 사드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19~2020시즌 알 사드 지휘봉을 잡은 사비 감독은 특유의 패스 전술로 카타르 내에서 인정받았다. 성적도 꽤 좋았다. 2019년 7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팀을 이끈 사비 감독은 94경기에서 평균 승점 2.21을 획득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사비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 부임 첫 시즌에서 팀을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바르셀로나는 2021~2022시즌을 2위로 마쳤다. 팀 내 라리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건 멤피스 데파이뿐이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메시가 파리 생제르망으로 떠난 뒤 크게 흔들렸던 바르셀로나를 다시 바로잡은 공에 대해 인정받았다.
2022~2023시즌은 꽤 성공적이었다. 비록 유럽 대항전에서 성적은 아쉬웠지만, 바르셀로나에 4년 만의 라리가 우승컵을 안기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했다. 스페인 슈퍼컵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정상에 섰다. 2023~2024시즌 전 바르셀로나는 칸셀루, 펠릭스, 귄도안, 오리올 로메우 등을 영입하며 힘을 실어줬다.
2023~2024시즌은 쉽지 않았다. 슈퍼컵과 코파 델 레이를 모두 놓쳤다. 라리가 우승과도 멀어졌다. 오히려 돌풍의 팀 지로나가 선두권으로 치고나갔다. 때문에 사비 감독은 시즌 중 사임 소식을 알리며 "시즌 마지막까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파리 생제르망과 UCL 8강에서 패배했다. 라리가는 6경기 남은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11 뒤처져있다. 사실상 무관 확정이다.
하지만 사비 감독은 주변의 만류로 약 3개월 만에 사임 결정을 번복했다. 바르셀로나는 다음 시즌에도 사비 감독과 함께한다.
지난 1월 사비 감독의 사임 소식을 알렸던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사진=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관중들에게 박수치는 사비 감독.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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