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에딘 테르지치(4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이 또 선수와 마찰을 빚었다. 이번엔 마츠 훔멜스(36)다.
독일 '빌트'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마츠 훔멜스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감독 에딘 테르지치를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라고 전했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22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0라운드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갈길 바쁜 도르트문트는 승점 1점 추가에 그쳤다. 레버쿠젠은 공식전 무패 행진을 45경기로 늘리면서 분데스 최초 '무패 우승' 역사에 한 발짝 나아갔다.
레버쿠젠은 지난 15일 베르더 브레멘을 잡아내면서 일찍이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120년 창단 역사 이후 처음 겪는 리그 우승이다. 레버쿠젠은 이 기세를 이어 독일 축구 새 역사에 도전한다.
그렇다고 홈팬들 앞에서 이들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도울 수 없었던 도르트문트다. 이 경기 도르트문트는 리드를 잡았다. 후반 36분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로 선제골을 기록한 것.
후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레버쿠젠은 여전히 한 골 차로 끌려갔다. 이대로라면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은 공식전 44경기에서 마무리된다. 리그 무패 우승의 꿈도 물거품이 된다.
경기 종료 직전 기적이 일어났다. 추가시간 8분 중 7분, 왼쪽 측면에서 플로리안 비르츠가 올린 코너킥을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헤더로 연결하면서 극적인 동점 골을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고 레버쿠젠은 기적 같은 동점골로 공식전 45번째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도르트문트의 이번 시즌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다. 비록 리그에서 5위를 달리며 만족할 수 없는 순위에 있지만, 11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는 다음 시즌부터 36개 팀이 출전하는 대회로 확대 개편된다. UEFA 리그 계수 상위 1, 2위 리그는 전 시즌 5위까지의 팀이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분데스리가는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5위까지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하기에 다음 시즌도 유럽 최고 수준의 대회를 누빌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엔 선수들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베테랑 수비수 훔멜스가 그러했다. 이유는 쥴리앙 듀랑빌을 교체로 투입했기 때문이다.
테르지치 도르트문트 감독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상황 제이미 바이노-기튼스와 율리안 브란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듀랑빌, 살리흐 외즈잔을 투입했다. 훔멜스는 이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듀랑빌은 이번 시즌 지독한 근육 부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쏟았다. 리그 출전은 2경기에 그쳤다. 모두 교체로 투입돼 실제 뛴 시간은 10분을 조금 넘는다. 듀랑빌이 레버쿠젠전 전까지 뛴 마지막 경기는 지난 2월 치른 호펜하임가 경기로 당시 3분을 뛰었다.
한 골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 감각이 부족한 선수를 투입한 것이 훔멜스의 분노 원인이었다. 빌트는 "훔멜스는 매우 화가 났으며 경기 이후 라커룸에서 열린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라고 알렸다.
도르트문트 선수가 테르지치 감독에게 반기를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독일 다수 매체는 "마르코 로이스의 입지가 위태롭다"라고 전했다.
특히 빌트는 "베테랑 로이스는 한때 감독과 가까운 인물 중 한 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불화가 존재한다. 선수단 내에서 '리더' 로이스와 가까운 모든 이들은 테르지치에 대항한다. 테르지치와 로이스는 한때 일종의 '의형제'처럼 불리기도 했지만 말이다"라고 알렸다.
또한 도르트문트 소식에 정통한 패트릭 베르게 기자는 같은 날 "팀 내 대부분의 선수가 테르지치를 반대하고 있다. 모두가 그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알렸다. 더불어 로이스와 의견을 공유하는 이로는 골키퍼 그레고어 코벨, 율리안 브란트, 니클라스 퓔크루크 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르트문트는 26일 분데스리가에서 RB 라이프치히를 상대한 뒤 오는 5월 2일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과 맞대결을 펼친다. 도르트문트가 빠르게 분위기를 다스려 두 경기에 임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