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새로 태어날 수 있을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단 개혁을 외치고 나섰다.
'디 애슬레틱'은 4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철학이 아니라 토트넘을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3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26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첼시에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18승 6무 10패, 승점 60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며 5위에 머물렀다. 1경기 더 치른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7점)와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4위 싸움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첼시는 14승 9무 11패(승점 51)로 8위가 됐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토트넘은 시작부터 큰 위기를 내주며 휘청이더니 전반 24분 트레보 찰로바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후반 27분 니콜라 잭슨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이번에도 졸전이나 다름없었다. 토트넘은 점유율(63%)만 높았을 뿐 좀처럼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슈팅을 19개나 시도했지만, 골문 안으로 향한 건 3개에 불과했다. 선발로 나선 손흥민도 상대 수비에 막혀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덧 3연패다. 토트넘은 뉴캐슬 원정에서 0-4로 대패했고, 안방에서 열린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서도 2-3으로 패했다. 그리고 첼시 원정에서까지 무릎 꿇으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패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를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겐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방향성을 바꾸고 싶어 할 수는 없다"라며 "토트넘은 특정 방향을 선택했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고 있다. 같은 사람들이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이적시장을 두 차례 보냈고, 선수들도 어느 정도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할 수 있다.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모든 사람이 그 여정에 함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건 불가능하다. 노력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단지 우리는 특정 방식으로 플레이하고, 훈련하고, 특정 사고방식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선수단으론 자기 축구를 펼칠 수 없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버풀이든 아스날이든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성공할 때쯤엔 팀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했다. 그게 현실이다"라며 "우리는 이미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몇몇 베테랑 선수들이 올해 초 클럽을 떠나도록 했고, 일부는 선택에 따라 팀을 나갔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여름 이적시장에서 피바람을 예고한 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가 정말로 변화하려 한다면 그건 변화를 뜻한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 결정 중 일부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선수든 스태프든 그들은 현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깨닫고 '난 다른 곳에서 더 나은 길이 있고, 당신은 여기에서 더 나은 길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때로는 단지 변화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국엔 선수단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반드시 계획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해야 한다. 이 스쿼드를 바꿔야 한다. 나는 우리의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못을 박았다.
또한 그는 "그러려면 나가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모두를 여기에 머물게 하고 계속 선수들을 데려올 순 없다. 그래서 가끔은 '그 사람 좋은 선수인데'라고 생각하는 선수도 놔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변하겠는가?"라며 방출까지 예고했다.
디 애슬레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주장은 이전 감독들이 선수단 개편을 주장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점은 그가 심술궂은 방식이 아니라 더 생산적으로 느껴지는 방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라며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위르겐 클롭 감독과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이적시장을 몇 차례 더 거쳐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막판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디 애슬레틱은 여전히 그를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우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했을 때 지난 몇 차례 경기와 같은 일들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항상 알고 있었다. 비록 대부분이 시즌이 끝날 때보다는 초반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가 간절히 보고 싶어 하는 적절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할 자격이 있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첼시전 도중에도 이례적으로 화를 내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는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2분경 터치라인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화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영국 '미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충격받은 토트넘 선수들에게 격분했다. 그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파페 사르를 향해 '파페, 그만 백패스해! 빌어먹을(Fu**ing)! 앞으로 패스해! 너 앞으로 패스하라고!'라고 고함 쳤다"라고 전했다.
이를 지켜본 게리 네빌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르와 로메로에게 옳은 선택을 내렸다. 딱 부러졌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말을 했다는 뜻이다.
여자 축구선수 출신 카렌 카니 역시 "앵그리 엔지! 솔직히 난 그가 이렇게 화를 내고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본 적 없다. 토트넘은 계속 중원으로 들어가 공을 내줬다. 브레넌 존슨과 손흥민 말이다. 그들은 소유권을 잃고, 실점으로 연결된 프리킥을 내줬다"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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