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이달(5월)은 최대한 버텨보려고 한다."
지난해 6월 초까지도 최하위에 머물던 KT 위즈가 가을야구에 갈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마법사 군단'의 우두머리인 이강철(58) KT 감독은 KT를 이끌고 기적 같은 후반기를 보냈다. KT는 결국 최종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강철 감독은 부상 이탈이 많은 5월을 버티는 시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핵심 전력들이 돌아올 6월 이후를 본격적인 반등을 꿈꾸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보다는 훨씬 나은 시작이다. 여전히 5위권과 승차는 4,5경기 가량에 불과하다. 이강철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5월을 버티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KT는 부상 병동이다. 고영표는 지난달 초 우측 팔꿈치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배정대는 지난달 8일 파울타구에 맞아 좌측 발 주상골 골절, 이상동은 우측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안고 재활을 거치고 있다. 소형준은 지난해 시즌 초반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그럼에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상황이 낫다. 두산을 만나기 전까지는 5연승도 달렸다. 이 감독은 11일 "100경기 정도가 남았다. 아직 모른다. 4~6경기 정도로만 (상위권과) 유지를 하면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다른 팀도 부상 선수들이 나온다. 우리는 그래도 빨리 돌아오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특히나 선발진에 구멍이 컸다. 신인 육청명과 원상현이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두 명(쿠에바스-벤자민)이 지나면 3명은 기도하는 자세로 지켜봐야 한다"며 "나도 이런 적은 처음이다. 신인 2명이 바로 선발하는 팀이 어디에 있나. 그래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러면서도 고영표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이 감독은 "선발이 하나 들어오고 타격만 (페이스가)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타격이 제가 봐도 나쁘지 않다. 항상 기대감이 있다. 2,3점으로만 막아줘도 승산이 있다"며 "그때까지만 우리 투수가 버티면서 가면 한 명 들어오면 신인 두 명을 돌릴 수 있다. 아직까지 많은 차이가 안 나니까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고영표와 소형준은 모두 피칭에 들어간 단계다. 복귀가 가까워오고 있다는 의미다. 고영표는 5월 내로, 소형준도 6월 중순이 지나면 복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비보가 전해졌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로 나선 에이스 벤자민이 2회말 아웃카운트를 추가하지 못하고 강판됐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벤자민의 호투가 절실했지만 조기 강판으로 KT는 불펜 투수 6명을 등판시켜야 했다. 경기에서도 4-12로 대패했다.
더 중요한 건 벤자민의 상태다. 구단에 따르면 벤자민은 왼쪽 팔꿈치에 불편감을 느꼈다 13일 검진을 받아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지만 우려를 키운다. 최악의 경우는 수술. 이 경우 시즌아웃이 불가피해지고 새로운 선수를 찾아야 한다. 단순 염좌 같은 경우라도 로테이션을 몇 차례나 걸러야 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부상도 나왔다. 더블헤더 2차전 도중 3회말 2루수 천성호가 돌연 발목을 잡고 쓰러졌다. 두산의 더블 스틸 때 2루 커버를 들어갔는데 베이스에 발목이 꺾인 것. KT 구단은 "수비 중 왼쪽 발목 염좌가 발생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했다. 현재 아이싱 중으로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염좌는 흔히 일어나는 부상으로 상태가 아주 심각한 것이 아닌 이상 휴식을 취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에서 말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이 급한 KT로선 이 또한 비보가 아닐 수 없다.
2020년 입단해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돌아온 천성호는 올 시즌 KT의 히트상품이다. 4월 중순 이후 흐름이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3할 초반대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돌아올 선수들이 많고 현재로서도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 우승을 경험한 감독과 선수들이기에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누수가 없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이강철 감독으로선 이날 벤자민과 천성호의 부상이 더욱 아찔하게 느껴졌을 터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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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천성호가 12일 두산 베어스전 더블헤더 2차전 3회말 수비에서 쓰러져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지난해 6월 초까지도 최하위에 머물던 KT 위즈가 가을야구에 갈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마법사 군단'의 우두머리인 이강철(58) KT 감독은 KT를 이끌고 기적 같은 후반기를 보냈다. KT는 결국 최종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강철 감독은 부상 이탈이 많은 5월을 버티는 시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핵심 전력들이 돌아올 6월 이후를 본격적인 반등을 꿈꾸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보다는 훨씬 나은 시작이다. 여전히 5위권과 승차는 4,5경기 가량에 불과하다. 이강철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5월을 버티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KT는 부상 병동이다. 고영표는 지난달 초 우측 팔꿈치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배정대는 지난달 8일 파울타구에 맞아 좌측 발 주상골 골절, 이상동은 우측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안고 재활을 거치고 있다. 소형준은 지난해 시즌 초반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 /사진=KT 위즈 제공 |
특히나 선발진에 구멍이 컸다. 신인 육청명과 원상현이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두 명(쿠에바스-벤자민)이 지나면 3명은 기도하는 자세로 지켜봐야 한다"며 "나도 이런 적은 처음이다. 신인 2명이 바로 선발하는 팀이 어디에 있나. 그래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러면서도 고영표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이 감독은 "선발이 하나 들어오고 타격만 (페이스가)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타격이 제가 봐도 나쁘지 않다. 항상 기대감이 있다. 2,3점으로만 막아줘도 승산이 있다"며 "그때까지만 우리 투수가 버티면서 가면 한 명 들어오면 신인 두 명을 돌릴 수 있다. 아직까지 많은 차이가 안 나니까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고영표와 소형준은 모두 피칭에 들어간 단계다. 복귀가 가까워오고 있다는 의미다. 고영표는 5월 내로, 소형준도 6월 중순이 지나면 복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비보가 전해졌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로 나선 에이스 벤자민이 2회말 아웃카운트를 추가하지 못하고 강판됐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벤자민의 호투가 절실했지만 조기 강판으로 KT는 불펜 투수 6명을 등판시켜야 했다. 경기에서도 4-12로 대패했다.
고영표. /사진=KT 위즈 제공 |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부상도 나왔다. 더블헤더 2차전 도중 3회말 2루수 천성호가 돌연 발목을 잡고 쓰러졌다. 두산의 더블 스틸 때 2루 커버를 들어갔는데 베이스에 발목이 꺾인 것. KT 구단은 "수비 중 왼쪽 발목 염좌가 발생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했다. 현재 아이싱 중으로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염좌는 흔히 일어나는 부상으로 상태가 아주 심각한 것이 아닌 이상 휴식을 취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에서 말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이 급한 KT로선 이 또한 비보가 아닐 수 없다.
2020년 입단해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돌아온 천성호는 올 시즌 KT의 히트상품이다. 4월 중순 이후 흐름이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3할 초반대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돌아올 선수들이 많고 현재로서도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 우승을 경험한 감독과 선수들이기에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누수가 없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이강철 감독으로선 이날 벤자민과 천성호의 부상이 더욱 아찔하게 느껴졌을 터다.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12일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 2회말 조기강판되고 있다. /사진=뉴스1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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