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안타깝게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도 이정후를 대체할 자원을 물색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17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가 이탈한 중견수 자리를 놓고 루이스 마토스가 좋은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그동안 (이정후의 영입 전)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들은 출루율이 지난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28위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합류하면서 이런 문제점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남은 시즌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앞서 15일 이정후의 MRI 결과에 대해 왼쪽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후는 17일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정확한 소견을 들을 예정이다. 닐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에 어깨(2015년)와 팔꿈치(2022년) 수술 등을 집도한 바 있다.
|
이정후. /사진=김우종 기자 |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훈련을 마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아직 이정후의 수술 확정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의 수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만약 이정후가 수술대에 오른다면 사실상 올 시즌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NBC스포츠 메이에어리어는 "이정후가 수술을 받은 뒤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한 뒤 "이정후가 빠지는 기간에는 마토스가 중견수로 선발 출전할 전망"이라고 더했다.
이정후의 팀 동료인 마토스는 지난해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올 시즌에는 5경기에 출전해 16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이정후가 전열에서 이탈한 뒤 3경기 연속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펼쳐진 LA 다저스와 경기에서는 이정후와 비슷하게 펜스 플레이를 펼쳤는데, 호수비로 연결하며 박수를 받은 바 있다. 4회초 LA 다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가 오라클 파크 우중간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이정후가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던 곳 근처였다. 이정후는 펜스까지 다가간 뒤 힘껏 뛰어올라 타구를 낚아챘다. 마지막에 왼팔이 펜스와 충돌하는 등 자칫 부상의 우려가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마토스는 부상을 당하지 않은 채 타구를 침착하게 잘 처리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인내심을 갖고 (마토스의 외야 수비 적응을) 지켜볼 예정이다. 마토스는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소화했는데, 이번에 중견수 포지션에 집중하면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정후. |
|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사진=김우종 기자 |
이정후는 지난 13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사실 이정후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은 채 왼발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후 3경기 연속 결장한 뒤 4경기 만에 출장하며 의욕을 더욱 불태운 이정후였다.
이정후의 부상 상황은 경기 초반 팀이 무너질 수있는 상황에서 나왔기에 더욱 큰 의미를 전하고 있다. 신시내티의 1회초 공격. 선두타자 TJ 프리들이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번 엘리 데 라 크루즈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프리들이 스펜서 스티어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다. 스티어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 3루 기회를 이어갔다. 계속해서 스티어가 2루를 훔친 가운데, 4번 타자 조나단 인디어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2아웃.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이 계속해서 흔들리며 5번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위기.
다음 타석에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들어섰고, 3-1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를 타격했다. 타구는 우중간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칸델라리오는 홈런임을 직감한 듯 타구를 잠시 감상하며 천천히 1루 쪽으로 향했다. 동시에 이정후도 스타트를 끊었다. 공을 잡기 위해 전력 질주를 펼쳤다. 담장으로 쇄도한 이정후. 이미 가속이 붙은 상황.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가 싶던 찰나, 이정후가 몸을 아예 담장 쪽으로 던지며 공을 낚아채려 했다. 그러나 글러브에 살짝 닿은 채 넘어가면서 펜스 위쪽을 맞은 뒤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다. 동시에 몸을 날렸던 이정후는 담장에 설치된 그물망과 크게 충돌한 뒤 그 자리에 떨어진 채 쓰러졌다. 어깨를 움켜쥔 채로. 이 사이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와 1루 주자까지 득점했다. 타자는 2루까지 갔다.
이정후는 왼쪽 어깨 부위를 부여잡은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곧이어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트레이너와 통역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이정후에게 뛰어갔다. 팀 동료 외야수도 모여들었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까지 이정후에게 다가온 뒤 상태를 살폈다. 결국 이정후는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트레이너가 이정후의 왼팔이 움직이지 않도록 꽉 붙잡으며 고정한 채로 걸어들어왔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오라클 파크에 운집한 홈 팬들은 이정후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정후 대신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중견수로 긴급하게 투입됐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탈구됐다(Dislocated Shoulder)'며 안타까운 부상 소식을 전했다.
|
이정후(왼쪽)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
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그래도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투혼 정신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이정후가 안전하게 펜스에 몸을 날리지 않으며 실점을 감수하는 펜스 플레이를 펼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후는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다. 멜빈 감독 역시 이런 이정후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1회부터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다가 다쳤다. 이정후는 누구보다 팀을 많이 생각하고, 팀을 위해 뛰고 싶어 하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낸 뒤 "그래서 더욱 실망이 컸던 것 같다"면서 이정후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일단 이정후의 중견수 자리에는 이날 루이스 마토스가 배치돼 경기를 소화했다. 또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외야수 후보로 있다. 멜빈 감독은 "지금은 우리 팀에서 뛸 수 있는 다른 선택지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팀의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다. 그렇지만 이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토스가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선수들이 더욱 분발해줄 것을 촉구했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이정후. /사진=SF Giants on NBCS 공식 SNS 갈무리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