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현역 시절에 이어 감독이 된 뒤에도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좋은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국민타자로 군림하던 현역 시절 롯데를 상대로 굵직한 대기록 2개를 해냈다.
때는 이 감독이 프로 9년차였던 2003년. 당시 시즌 56홈런 고지를 밟으며 일본프로야구 오 사다하루의 1964년 55홈런을 넘어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써냈는데 이 때 역사적인 56호 홈런을 롯데 상대로 때려냈다. 2003년 10월 2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이정민을 제물로 아시아 최고 홈런타자로 우뚝 선 이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2003시즌을 끝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고, 2012시즌 삼성으로 돌아와 2015시즌 또 한 번 롯데 상대로 KBO리그 홈런 부문의 새 역사를 썼다. 2015년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구승민 상대로 솔로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세월이 흘러 2023시즌 두산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 커리어를 연 이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승 또한 롯데 상대로 거뒀다.
2023년 4월 1일 잠실에서 펼쳐진 시즌 개막전이었다. 9-8로 앞선 가운데 마지막 9회초를 맞이했지만 홍건희가 안권수 상대 1타점 동점 3루타를 맞았고, 연장 11회초 이병헌이 잭 렉스에게 1타점 역전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역전패 기운이 엄습했다.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11회말 선두 정수빈과 허경민이 연속 안타로 분위기를 바꾼 가운데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가 문경찬 상대 극적인 끝내기 역전 스리런포를 날리며 이 감독에게 첫 승을 안겼다.
2024년 5월 18일. 이 감독은 또 다시 롯데를 제물로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양석환의 멀티홈런과 곽빈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를 8-3으로 제압, 감독 통산 100승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2023시즌 두산 사령탑 부임 후 192경기 만에 KBO리그 역대 58번째 감독 100승에 도달했다. 박정원 구단주 및 만원 관중(2만3750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기록을 달성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18일 경기 후 만난 이 감독은 롯데와의 질긴(?) 인연에 대해 “선수 때 그랬는데 지도자가 돼서도 그렇다”라고 웃으며 “롯데가 지금 최하위로 있지만 우리에게는 까다로운 팀이다. 상대 전적도 뒤지고 있다. 다른 팀과 똑같이 경기를 하면 이기려고 하는 팀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베어스 역대 7번째(김성근, 윤동균, 김인식, 김경문, 김진욱, 김태형, 이승엽) 100승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김성한, 이순철, 한대화, 이만수, 김기태, 김한수, 박진만의 뒤를 이어 역대 8번째 선수 100홈런-감독 100승을 달성했다.
지도자 경험 없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우려를 딛고 지난해 74승 2무 68패(5위)를 거두며 직전 시즌 9위로 추락한 팀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로 복귀시켰다.
이 감독은 초보 사령탑임에도 작년 7월 25일 10연승(2000년 6월 김인식 감독, 2018년 6월 김태형 감독)을 넘어 베어스 창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KBO리그 국내 사령탑 부임 첫해 최다 연승 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다. 1997년 LG 천보성 감독, 1999년 한화 이희수 감독, 2000년 LG 이광은 감독의 10연승을 넘어 11연승에 도달했다.
이 감독은 부임 2년차를 맞아 한층 성숙된 지도력으로 두산을 이끌고 있다. 최근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부상 이탈 속에서도 마운드 신구 조화를 앞세워 9연승을 거두는 등 시즌 26승 1무 21패로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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