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구단주와 감독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렸다. '캡틴' 양석환(33·두산 베어스)의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반등으로 이어졌다.
양석환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멀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8-3 승리를 안겼다.
이날 승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했고 이승엽 감독의 통산 100승이 달려 있었다. 잠실구장 2만 3750석도 모두 들어찼다. 주장은 누구보다 간절히 경기에 임했고 승리의 순간 가장 중심에 서 있었다.
9연승을 달린 두산은 이후 1무 2패를 기록 중이었다. 전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기장을 찾았고 롯데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두산을 격파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정원 구단주가 경기장을 방문했고 두산으로선 이겨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긴 셈이었다.
양석환이 선봉에 섰다. 1회말 정수빈의 안타, 강승호의 볼넷 이후에도 3,4번 타자가 나란히 아웃되며 기회를 날리는 듯 했지만 나균안의 한복판으로 몰린 시속 142㎞ 커터를 강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작렬했다. 시속 167㎞로 빠르게 뻗어나간 공은 무려 126.6m를 날아 관중석에 꽂혔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박정원 구단주도 고영섭 사장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이후 분위기를 탄 두산은 5-2로 앞서갔는데, 양석환은 5회말 1사 2루에서 이번엔 나균안의 시속 143㎞ 직구를 통타,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0번째 홈런을 멀티포로 장식했다. 아직 경기 중반부였음에도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는 한 방이었다.
2014년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21년 트레이드로 한 지붕 라이벌 유니폼을 입게 된 양석환이지만 팀을 옮기며 기량이 만개했다.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넘긴 양석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두산과 4+2년 최대 78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승엽 감독은 양석환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팀을 이끌어줄 것을 당부했다. 두산에선 고작 4년째이지만 누구보다 두산에 오래 있었던 선수처럼 부족함 없이 팀을 이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민도 컸을 터다. 팀이 5월 10승 4패 1무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이 시기 타율이 1할대를 허덕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활약으로 이승엽 감독에게 100승을 선사한 것이 남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양석환이다.
승리 후 선수단이 특별 주문 제작한 이승엽 감독의 100승 기념 축하 케이크를 사령탑의 얼굴에 묻히며 격의 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경기 후 그는 "이승엽 감독님 통산 100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승엽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홈에서 팬분들과 함께 축하드릴 수 있어 기쁘다. 오늘 회장님께서도 야구장을 찾아와 주셨다. 항상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늘 감독이 아닌 선배 같이, 때론 친구 같이 다가와주는 이승엽 감독을 믿고 따르던 양석환이다. 더불어 박정원 구단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 욕구는 어느 때보다 컸다. 최근 선수단이 ABS 시스템에 보다 잘 적응하게끔 태블릿 PC를 선물한 박 구단주다. 양석환은 "회장님께서 언제나 선수단을 물심양면 신경써주시는 점이 피부로 느껴진다. 태블릿PC를 활용하면 야구장 안팎에서 전력분석이 수월해질 것 같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날 가장 화끈한 타격으로 박정원 회장을 미소짓게 했다.
부진에 빠져 있던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양석환은 "지금 당장은 개인 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라며 "팀 승리가 우선이다. 나는 더 잘해야한다. 오늘처럼 내가 잘하면서 팀이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시즌 타율은 0.244, OPS(출루율+장타율)도 0.812로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지만 결정적인 순간 타점을 올려줘야 하는 본연의 임무는 충실히 해내고 있다. 10홈런 36타점을 기록 중인데 두 부문 모두 리그 톱 10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즌 타율을 크게 웃도는 득점권 타율(0.302)에서 알 수 있듯이 해줘야 할 때 확실히 자신의 몫을 책임져 주고 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커리어 최초로 30홈런-100타점 달성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타율이 통산 기록(0.264)보다도 밑돌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앞으로 타격 지표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이날 활약이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양석환은 "팀이 9연승 이후 연패가 길어지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팀이 강해졌다"며 "어린 선수들부터 배테랑에 이르기까지 다들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 잘 유지한다면 한 계단씩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이 더 강해지기 위해선 양석환과 김재환 두 홈런 타자가 살아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결정적인 홈런 두 방이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양석환은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린다"며 "팬분들의 응원이 선수단에 정말 큰 힘이 된다. 지금처럼 응원 많이 해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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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이 18일 롯데전에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양석환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멀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8-3 승리를 안겼다.
이날 승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했고 이승엽 감독의 통산 100승이 달려 있었다. 잠실구장 2만 3750석도 모두 들어찼다. 주장은 누구보다 간절히 경기에 임했고 승리의 순간 가장 중심에 서 있었다.
9연승을 달린 두산은 이후 1무 2패를 기록 중이었다. 전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기장을 찾았고 롯데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두산을 격파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정원 구단주가 경기장을 방문했고 두산으로선 이겨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긴 셈이었다.
1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는 양석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후 분위기를 탄 두산은 5-2로 앞서갔는데, 양석환은 5회말 1사 2루에서 이번엔 나균안의 시속 143㎞ 직구를 통타,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0번째 홈런을 멀티포로 장식했다. 아직 경기 중반부였음에도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는 한 방이었다.
2014년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21년 트레이드로 한 지붕 라이벌 유니폼을 입게 된 양석환이지만 팀을 옮기며 기량이 만개했다.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넘긴 양석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두산과 4+2년 최대 78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승엽 감독은 양석환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팀을 이끌어줄 것을 당부했다. 두산에선 고작 4년째이지만 누구보다 두산에 오래 있었던 선수처럼 부족함 없이 팀을 이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민도 컸을 터다. 팀이 5월 10승 4패 1무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이 시기 타율이 1할대를 허덕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활약으로 이승엽 감독에게 100승을 선사한 것이 남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양석환이다.
양석환(왼쪽)이 이승엽 감독의 100승 기념 케이크를 사령탑의 얼굴에 묻히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늘 감독이 아닌 선배 같이, 때론 친구 같이 다가와주는 이승엽 감독을 믿고 따르던 양석환이다. 더불어 박정원 구단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 욕구는 어느 때보다 컸다. 최근 선수단이 ABS 시스템에 보다 잘 적응하게끔 태블릿 PC를 선물한 박 구단주다. 양석환은 "회장님께서 언제나 선수단을 물심양면 신경써주시는 점이 피부로 느껴진다. 태블릿PC를 활용하면 야구장 안팎에서 전력분석이 수월해질 것 같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날 가장 화끈한 타격으로 박정원 회장을 미소짓게 했다.
부진에 빠져 있던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양석환은 "지금 당장은 개인 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라며 "팀 승리가 우선이다. 나는 더 잘해야한다. 오늘처럼 내가 잘하면서 팀이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시즌 타율은 0.244, OPS(출루율+장타율)도 0.812로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지만 결정적인 순간 타점을 올려줘야 하는 본연의 임무는 충실히 해내고 있다. 10홈런 36타점을 기록 중인데 두 부문 모두 리그 톱 10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즌 타율을 크게 웃도는 득점권 타율(0.302)에서 알 수 있듯이 해줘야 할 때 확실히 자신의 몫을 책임져 주고 있다.
사령탑 100승을 달성한 이승엽 감독(오른쪽)에게 꽃다발을 안겨주고 있는 박정원 구단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양석환은 "팀이 9연승 이후 연패가 길어지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팀이 강해졌다"며 "어린 선수들부터 배테랑에 이르기까지 다들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 잘 유지한다면 한 계단씩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이 더 강해지기 위해선 양석환과 김재환 두 홈런 타자가 살아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결정적인 홈런 두 방이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양석환은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린다"며 "팬분들의 응원이 선수단에 정말 큰 힘이 된다. 지금처럼 응원 많이 해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말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양석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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