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안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과 기분 좋게 작별인사를 나눴다.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은 선발 출격했지만, 클롭 감독의 고별전에 고춧가루를 뿌리진 못했다.
리버풀은 20일 0시(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 82(24승 10무 4패), 최종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울버햄튼은 승점 46(13승 7무 18패), 1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사실 리버풀은 일찌감치 3위가 확정된 데다가 울버햄튼도 잔류에 성공했기 때문에 순위 싸움에서는 큰 동기부여가 없는 경기였다.
다만 리버풀로서는 클롭 감독의 마지막 경기이기에 의미가 컸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리버풀을 지휘해 왔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2019-2020), FA컵(2021-2022), EFL컵(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2018-2019) 등 총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설 반열에 올랐다.
당초 클롭 감독은 2026년 여름까지 리버풀을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월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다며 시즌을 마무리한 뒤 9년 동행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클롭 감독은 아쉽게도 PL 우승엔 실패하며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장식하진 못했다. 그러나 카라바오컵 우승에 이어 마지막 안필드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웃는 얼굴로 떠나게 됐다.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택했다. 루이스 디아스-코디 각포-모하메드 살라,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엔도 와타루-하비 엘리엇, 앤디 로브트슨-버질 반 다이크-자렐 콴사-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알리송 베케르가 먼저 나섰다.
울버햄튼은 5-4-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황희찬, 마테우스 쿠냐-주앙 고메스-마리오 르미나-장리크네르 벨가르드, 라얀 아이트누리-토티 고메스-막시밀리안 킬먼-우고 부에노-넬송 세메두, 주제 사가 선발 출전했다.
리버풀이 초반부터 공세를 펼치며 울버햄튼 골문을 위협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이 드리블 실력을 과시하며 번뜩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밀렸다.
울버햄튼이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전반 27분 세메두가 경합을 시도하다가 맥 알리스터의 발목을 위험하게 밟았다. 주심은 처음엔 옐로카드만 꺼내 들었지만, 온필드 리뷰를 거친 뒤 퇴장을 선언했다.
리버풀이 머지 않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34분 엘리엇이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맥 알리스터가 머리로 돌려 놓으며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이 빠르게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전반 40분 코너킥 공격에서 살라의 슈팅이 골문 안으로 향했다. 울버햄튼 수비가 몸을 날려 걷어내는가 싶었지만, 콴사가 발을 갖다 대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클롭 감독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5분 각포가 압박으로 공을 뺏어낸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했고, 디아스가 수비 태클을 피해 발을 갖다 댔다. 골키퍼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때린 뒤 아슬아슬하게 골라인에 걸쳤다. 클롭 감독도 모자를 푹 눌러쓰며 탄식했다.
황희찬이 시즌을 마감했다. 게리 오닐 감독은 후반 17분 황희찬을 빼고 맷 도허티를 투입했다. 황희찬으로선 리그에서만 12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경신한 시즌이었다.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24분 살라의 날카로운 슈팅은 골키퍼 사의 슈퍼세이브에 가로막혔고, 후반 41분 도허티의 헤더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 고별전은 그대로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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