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94 폭발' 최강야구 출신 신인왕 후보, 왜 '수비만 잘한다' 칭찬이 억울했나
입력 : 2024.05.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키움 고영우가 19일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고영우가 19일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저 진짜 솔직히 말하면 원래 공격형 내야수로 불렸거든요."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고영우(22)가 '수비형 선수'라는 세간의 인식에 살짝 억울함을 드러냈다.

고영우는 부산대연초(사상구리틀)-대동중-경남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 진학해 프로 무대에 재도전했다. 재학 중 JTBC 야구 예능 최강야구에 객원 멤버로 출연해 화제가 됐고, 결국 2024 KBO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9순위로 키움에 지명,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대만 스프링캠프부터 연일 호평을 받았고 안정적인 수비를 이유로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역시 16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데 있어) 내야수는 수비 안정성을 조금 더 먼저 생각한다. 고영우는 학창 시절 유격수는 거의 하지 않고 3루만 했다. 우리 스카우트 팀에도 문의해봤는데 3루수로서는 수비가 거의 톱이라 들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이미지는 없었다. 드래프트 당시 키 173㎝ 몸무게 80kg의 체구에 비해 힘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강야구에서의 이미지는 그를 수비형 내야수로 만들었다. 하지만 고영우는 스스로 공격도 수비 못지않다는 생각이다.

19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만난 고영우는 "솔직히 말하면 대학교 4학년 때 타격이 부진해서 그렇지, 원래는 공격형 내야수로 불렸다. 그런데 4학년 때 안 좋다 보니 뭔가 수비형 선수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내 나름대로는 공격형 선수라 생각한다. 수비를 잘한다는 말이 싫은 건 아니지만, 공격도 좋은 선수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웃었다.

키움 고영우가 19일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고영우가 19일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실제로 고영우는 대학 통산 65경기 타율 0.375(216타수 81안타) 10홈런 77타점 44득점 8도루, 출루율 0.471 장타율 0.606 OPS 1.077을 기록했다. 2학년 때는 5홈런, 3학년 때는 타율 0.458(59타수 27안타)을 마크했고 4학년 때 19경기 타율 0.344(64타수 22안타)로 2, 3학년 때보다 살짝 주춤했을 뿐이었다.

고영우는 "난 멀리 날릴 줄도 아는 타자다. 다만 고등학교 때부터 약간 힘이 들어가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어서 프로 와서는 콘택트에 집중하고 있다. 원래 체구에 비해서 힘은 있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다. 감독, 코치님이 자신 있게 하라고 하셔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격형 3루수' 고영우의 존재는 잇따른 전력 유출과 부상으로 신음하는 키움에 있어 복덩이나 다름없다. 하위 타순에서 드문드문 기회를 받다가 4월 18일 고척 KT전부터는 주전으로 나서며 28경기 타율 0.394(71타수 28안타), 10타점 9득점, 출루율 0.476 장타율 0.451, OPS 0.927의 폭발적인 타격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고영우는 "확실히 요즘 타격감은 제일 좋은 것 같다. 선배들이나 동생들도 어깨 좀 내리라면서 장난친다. 솔직히 체력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아마야구 때는 일주일에 많아 봐야 2~3경기인데 프로에서는 거의 매일 뛰다 보니 체력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확실히 겪어보니 다르다. 말로만 들었을 땐 그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키움 고영우가 19일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고영우가 19일 SSG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절정의 타격감으로 고영우는 19일 SSG전에서도 리드오프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키움의 홈 13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키움이 1-2로 뒤진 5회 말 1사 1, 2루에서 고영우는 우전 1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뒤이어 로니 도슨, 김혜성의 연속 타점이 터지면서 키움은 4-2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6회 말 1사 만루에서는 최민준의 공을 잘 골라낸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추가했고, 8회 말 1사 1루에서는 좌전 안타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한 달 넘게 안정적인 활약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팀 동료 김인범(24)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고영우는 "시즌 시작 전 생각했던 것보단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목표는 시즌 끝까지 1군에서 동행하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팀에 보탬이 되고 있어 기분 좋다.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해 신인왕도 노려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고영우가 KBO 리그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경남고 동기생들의 선전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같은 팀의 이주형(23)을 비롯해 최준용(23·롯데), 전의산(24·SSG), 노시환(24·한화), 윤준호(24·두산) 등 고영우와 함께했던 경남고 출신들이 프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고영우는 "김광현 선배님과 (최)준용이와 한 번 맞대결을 해보고 싶다"며 "준용이나 경남고 동기들하고 서로 연락도 잘하고 친하다. 애들이 괜히 '잘하고 있으니까 연락도 안 하냐?'고 장난도 많이 친다. 동기들이 잘하고 있는데 나도 지금보다 더 잘해서 경남고의 위상을 더 높이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 학교는 워낙 야구를 잘하는 학교라 자부심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키움 고영우가 19일 고척 SSG전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고영우가 19일 고척 SSG전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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