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서정환 기자] ‘정효볼’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
광주FC는 19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게 0-3으로 무너졌다. 광주(5승 8패, 승점 15점)는 7위다.
전북은 전반 27분 송민규의 페널티킥이 터져 쉽게 경기를 풀었다. 전반 31분 전병관이 원더골로 한 골을 추가했다. 전병관은 후반 1분 만에 멀티골까지 폭발시키며 3-0 대승을 주도했다.
광주는 62%의 점유율을 갖고 경기를 주도했다. 슈팅숫자도 18-6으로 압도적으로 광주가 높았다. 유효슈팅도 11-4였다. 하지만 골은 한 골도 없었다. 광주가 홈에서 한 골도 못 넣은 것은 처음이다. 광주는 8개의 코너킥과 4개의 프리킥 기회도 모두 살리지 못했다.
광주는 5승 8패로 K리그 25개 팀 중 유일하게 무승부가 없다. 축구에서 무승부가 없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광주가 극단적인 축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저도 재밌게 생각한다. 무승부가 안 나올줄 몰랐다. 오늘도 무승부 없이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자신했다.
또 무승부는 없었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의 예상과 달리 광주가 졌다. 광주가 여전히 공격적인 색깔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속이 없었다. 반면 전북은 유효슈팅 4개 중 3골을 뽑았다. 지난 시즌 3위로 돌풍을 일으킨 광주에 대해 상대팀도 철저한 분석을 하고 나온다. 소위 ‘정효볼’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경기 후 이정효 광주 감독은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자신을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부족해서 진 경기다. 축구가 골을 넣는 경기다. 골을 먹지 말아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안됐다. 질 수밖에 없었다”고 총평했다.
방심을 한 것은 아니다. 이정효 감독은 “전북 상황이 좋지 않지만 언제든지 올라올 수 있는 강팀이다. 최근 전북에게 이겨본 적이 없다. 전북이 잘하는 걸 막기보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 더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중 과감한 전술선택을 못했다고 고백했다. 두 골을 먼저 실점한 광주는 전반 35분 안영규와 문민서를 빼고 포포비치와 엄지성을 투입했다. 전반에 한 골이라도 따라가지 못하면 힘들다는 계산에 빠른 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 교체가 이정효 감독이 뽑은 실수였다.
이 감독은 “안영규가 햄스트링을 다쳐서 교체했다. 전문적인 센터백이 필요해서 포포비치를 넣었다. 더 과감하게 허율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후회가 남는다. 감독이 쫄보였다. 선수들에게 면이 안 선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반성했다.
교체로 투입한 포포비치가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차라리 전문센터백이 아니라도 허율을 넣었다면 결과가 달랐다는 것이다.
이정효 감독은 전북에 약한 이유에 대해 “감독이 쫄보라서 그렇다. 저 때문이다. 어차피 질 건데 많은 시도를 더 해봐야하는데 못 해본 것이 많이 후회된다. 그러니까 전북한테 지는 것 같다. 다음 전북전에서는 상상 밖의 말과 행동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