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35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샌프란시스코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 하지만 파워랭킹은 오히려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어떤 이유일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0일(한국시간) 이번 주 파워랭킹을 소개하면서 샌프란시스코를 19위로 올려놓았다. 지난주 23위에서 4계단 상승한 수치다.
2주 전 17위에서 지난주 23위로 하락한 이유는 명백했다. 당시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 시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때 영입한 FA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맷 채프먼은 타율 0.213에 그치고 있고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 블레이크 스넬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어려움을 겪었다"고 FA 선수들의 부진을 지적했다.
지난주에는 더 큰 악재가 샌프란시스코에 닥쳤다. 이정후가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스포츠 재활 의학의 권위자 중 하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확정한 것. 복귀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큰 수술이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부문 사장은 "이정후는 앞으로 2주 안에 수술받는다. 6개월 정도의 재활 과정이 필요하며, 내년 1월이면 이정후는 다시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전 중견수의 시즌 아웃에 이번 주 파워랭킹은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MLB.com은 스넬의 복귀를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의 파워랭킹을 올려놓았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를 지켜보길 바란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팀들 간 격차는 0.5경기(20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는 1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스넬의 복귀가 임박했다. 돌아온 스넬은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그는 두 번의 재활 등판에서 9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스넬은 지난달 24일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산하 싱글A 산 호세 자이언츠, 18일 트리플 A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재활 등판을 했고 9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17탈삼진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특히 싱글A 등판에선 공 9개로 삼진 3개를 잡는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 포함 4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트리플 A에서도 5이닝 0피안타 1볼넷 10탈삼진을 잡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정후의 시즌 아웃으로 인한 전력 손실보다 스넬의 복귀로 인한 향상에 주목한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wRC+(조정 득점 생산력) 103으로 리그 10위의 생산성을 갖고 있어 공격력이 부족한 팀은 아니었다. 또한 냉정히 말해 그동안의 이정후가 공격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된 건 아니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41로 마쳤는데 wRC+는 89로 리그 평균(100)에 못 미쳤다.
물론 타구 속도 등 각종 세부 지표에서 반등 가능성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리그 23위(4.42)로 스넬의 복귀가 조금 더 절실했을 뿐이다.
이정후를 대신해 중견수로 뛰게 된 루이스 마토스(22)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마토스는 이정후의 시즌 아웃 뒤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이다. 19일 경기에서 선제 3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득점 6타점으로 활약하는 등 콜로라도전 스윕승 포함 샌프란시스코의 4연승을 이끌었다. MLB.com에 따르면 그가 이틀 동안 기록한 11개의 타점과 시즌 17타점은 1920년 타점이 공식 집계된 이래로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시즌 첫 6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이러한 활약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타점 생산 능력이 엄청나다. 모든 공을 쫓는 것처럼 보인다"고 칭찬했다. MLB.com 역시 "샌프란시스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가 빠진 샌프란시스코가 더 강해지는 건 이정후로서도 나쁘지 않다. 건강하게 돌아온 이정후가 우승 도전을 위한 마지막 한 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이정후를 향한 신뢰가 굳건해 입지가 탄탄한 상황이다. 자이디 사장은 "올 시즌 이정후는 정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우리는 그의 좋은 점을 많이 봤고 계속해서 발전할 것만 같았다"며 "이정후가 완전하게 회복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열심히 재활한 뒤 2025년에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정후 역시 "이렇게 루키 시즌을 끝낼 줄은 몰랐다. 내가 겪은 커리어 중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2018년에 똑같은 수술을 했다. 그때도 수술받은 다음 해에 좋은 활약을 펼친 기억이 있다. 지난 한 달 반의 시간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걸 기억하면서 열심히 재활에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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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0일(한국시간) 이번 주 파워랭킹을 소개하면서 샌프란시스코를 19위로 올려놓았다. 지난주 23위에서 4계단 상승한 수치다.
2주 전 17위에서 지난주 23위로 하락한 이유는 명백했다. 당시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 시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때 영입한 FA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맷 채프먼은 타율 0.213에 그치고 있고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 블레이크 스넬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어려움을 겪었다"고 FA 선수들의 부진을 지적했다.
지난주에는 더 큰 악재가 샌프란시스코에 닥쳤다. 이정후가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스포츠 재활 의학의 권위자 중 하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확정한 것. 복귀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큰 수술이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부문 사장은 "이정후는 앞으로 2주 안에 수술받는다. 6개월 정도의 재활 과정이 필요하며, 내년 1월이면 이정후는 다시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전 중견수의 시즌 아웃에 이번 주 파워랭킹은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MLB.com은 스넬의 복귀를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의 파워랭킹을 올려놓았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를 지켜보길 바란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팀들 간 격차는 0.5경기(20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는 1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스넬의 복귀가 임박했다. 돌아온 스넬은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그는 두 번의 재활 등판에서 9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블레이크 스넬. /AFPBBNews=뉴스1 |
스넬은 지난달 24일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산하 싱글A 산 호세 자이언츠, 18일 트리플 A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재활 등판을 했고 9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17탈삼진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특히 싱글A 등판에선 공 9개로 삼진 3개를 잡는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 포함 4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트리플 A에서도 5이닝 0피안타 1볼넷 10탈삼진을 잡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정후의 시즌 아웃으로 인한 전력 손실보다 스넬의 복귀로 인한 향상에 주목한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wRC+(조정 득점 생산력) 103으로 리그 10위의 생산성을 갖고 있어 공격력이 부족한 팀은 아니었다. 또한 냉정히 말해 그동안의 이정후가 공격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된 건 아니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41로 마쳤는데 wRC+는 89로 리그 평균(100)에 못 미쳤다.
물론 타구 속도 등 각종 세부 지표에서 반등 가능성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리그 23위(4.42)로 스넬의 복귀가 조금 더 절실했을 뿐이다.
루이스 마토스. /AFPBBNews=뉴스1 |
이정후를 대신해 중견수로 뛰게 된 루이스 마토스(22)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마토스는 이정후의 시즌 아웃 뒤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이다. 19일 경기에서 선제 3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득점 6타점으로 활약하는 등 콜로라도전 스윕승 포함 샌프란시스코의 4연승을 이끌었다. MLB.com에 따르면 그가 이틀 동안 기록한 11개의 타점과 시즌 17타점은 1920년 타점이 공식 집계된 이래로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시즌 첫 6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이러한 활약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타점 생산 능력이 엄청나다. 모든 공을 쫓는 것처럼 보인다"고 칭찬했다. MLB.com 역시 "샌프란시스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가 빠진 샌프란시스코가 더 강해지는 건 이정후로서도 나쁘지 않다. 건강하게 돌아온 이정후가 우승 도전을 위한 마지막 한 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이정후를 향한 신뢰가 굳건해 입지가 탄탄한 상황이다. 자이디 사장은 "올 시즌 이정후는 정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우리는 그의 좋은 점을 많이 봤고 계속해서 발전할 것만 같았다"며 "이정후가 완전하게 회복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열심히 재활한 뒤 2025년에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정후 역시 "이렇게 루키 시즌을 끝낼 줄은 몰랐다. 내가 겪은 커리어 중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2018년에 똑같은 수술을 했다. 그때도 수술받은 다음 해에 좋은 활약을 펼친 기억이 있다. 지난 한 달 반의 시간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걸 기억하면서 열심히 재활에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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