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차근차근 빌드업을 시켜서 필요한 순간에 1군에 불러 올렸다. 1군은 1군대로 기다렸고 2군은 2군대로 차분하게 준비를 시켰고 때를 기다렸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4~5선발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최근 시즌을 치러가고 있다. 나균안과 이인복이 맡은 4~5선발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인복이 먼저 단두대에 올랐고 5선발 자리에서 탈락했다. 지난 4월3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5선발 오디션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우천 취소 등으로 로테이션 공백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5월12일부터 올해 2군에서 육성한 선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2군에서 차근차근 선발 투수로 빌드업을 했고 1군 선발 투수로 나설 수 있도록 준비했다.
첫 번째 주자는 홍민기였다. 홍민기는 12일 사직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2020년 2차 1라운더 좌완인 홍민기는 지난해 현역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올해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다. 그동안 홍민기를 괴롭혔던 잔부상도 없었다. 2군에서는 5경기 평균자책점 1.37의 성적을 기록하며 인상을 남겼고 1군에서 가장 먼저 부름을 받았다.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2⅔이닝 4피안타 2사구 1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과정은 만족스러웠고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2022년 1차지명이자 지난해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을 했던 이민석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민석은 지난 시즌은 차근차근 재활을 했고 구단은 부상 이전처럼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로 육성을 준비했다. 150km 던지는 선발 투수의 로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민석을 준비시켰다.
또한 전략적으로 육성선수로 전환, 5월 이후 1군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까지 세웠다. 이민석은 수술에서 돌아온 뒤 조금씩 경기 감각을 쌓았고 빠르게 본 궤도로 올라왔다. 1군 복귀 직전 2군 등판 3경기에서 13이닝 2자책점의 성적을 남기며 1군에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이민석은 최고 154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면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비록 손가락에 멍이 들면서 3⅓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모두가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25일, 아픈 손가락이 되어가던 2021년 2차 1라운더인 특급 좌완 김진욱이 1군 선발 등판에 나섰다. 김진욱도 2군에서 결과를 보여줬다. 직전 3경기 14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했고 16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그리고 지난 25일 사직 삼성전 4⅓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자와 자신있게 승부를 들어갔고 제구도 흔들리지 않았다. 5회 안타를 집중적으로 허용했지만 장타는 없었다. 맞아나가는 타구의 질도 긍정적이었지만 코스들이 불운했다. 김태형 감독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김진욱이 너무 잘 던져줬다”라면서 박수를 보냈다.
이인복이 5선발 자리에서 낙마를 했고 기존 4선발인 나균안도 5월 평균자책점 12.33으로 극도의 부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에게 최후통첩을 한 상태. 홍민기 이민석 김진욱 등이 1군에서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들이 1군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물론, 긴장감까지 생기게끔 역할을 하고 있다.
2군인 상동에서 핵심 유망주들의 육성이 주먹구구로 이뤄지지 않고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울러 2군에서 괜찮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있으면 1군 등록 혹은 동행을 하면서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고취시키고 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로 입단한 내야수 강성우는 “먼저 1군에 올라갔다 온 선수들을 보면 동기부여가 크게 된다. 빨리 준비해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강성우는 현재 다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최근 2군 3경기 타율 6할(15타수 9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한, 독립리그 출신 육성선수 이인한도 현재 1군에 동행하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