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괴물 고3' 양민혁(19, 강원FC)이 준프로 계약 6개월 만에 정식 프로 선수가 됐다.
김병지 강원 대표는 17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양민혁의 프로 계약 전환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양민혁의 해외 진출을 응원한다는 말도 남겼다.
이날 김병지 대표는 팬들과 30분 정도 소통한 뒤 '깜짝 게스트' 양민혁을 공개했다. 양민혁은 "프로 계약을 하러 왔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히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신예 공격수'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다. 그는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을 휩쓸고 있다. 경기를 보면 강원이 그에게 양현준(셀틱)의 등번호 47번을 물려준 이유를 알 수 있다.
양민혁은 프리시즌부터 윤정환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나이에 걸맞지 않은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드리블을 자랑한다. 벌써 리그 17경기에서 5골 3도움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팀 내 득점 3위, 도움 1위에 해당하는 활약이다.
그 덕분에 강원도 리그 2위를 질주하고 있다. 다득점에서도 17경기 32골로 선두 울산 HD(승점 32·33골)에 이어 2위다. 이미 지난 시즌 전체 득점(30골)을 넘어섰다. 지난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겨우 살아남았던 강원이지만, 올해엔 남다른 공격력을 앞세워 9승 4무 4패로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강원은 양민혁과 프로 계약까지 맺었다. 2006년생 양민혁은 K리그 무대를 누빈 지 고작 3개월 만에 프로 신분으로 올라서게 됐다. 준프로 신분은 1년 유지되지만, 강원이 그의 활약을 높이 사 6개월 빨리 선물을 안긴 셈.
김병지 대표는 "양민혁 선수가 프로 계약을 한다. 지금까지 준프로 신분이었고, 12월에 프로 계약을 하는 게 흐름인데, 양민혁이 지금 K리그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K리그를 넘어서 더 높은 수준의 축구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은 준프로가 아닌, 프로 계약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6개월 정도 앞당겨서 프로선수로서 계획 등을 앞당겼으면 좋겠다. 양민혁의 실력 대비 자격을 빨리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양민혁의 연봉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병지 대표는 양민혁이 내년부터 연봉 10억 원을 받게 되느냔 물음에 "지금 활약은 10억짜리가 맞다"라고 답하며 "확실한 건 시즌 MVP가 되면 1억 원을 더 준다는 것으로 하겠다"라고 공언했다.
프로 계약을 맺게 된 양민혁은 "강원에서 계속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가장 큰 꿈이다. 프로 신분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받는 금액이 달라져서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자 김병지 대표는 "계속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양민혁의 해외 진출을 응원했다. 그는 "양민혁은 강원에서 성장해 더 큰 무대로 갈 수 있는 재능"이라며 "좋은 구단에서 오퍼가 오면 한국 축구와 본인의 꿈을 위해 달려갔으면 한다. 종신계약을 하는 건 좋지만, 더 크게 성장해서 강원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병지 대표는 추후 양민혁이 빅클럽으로 이적하면 직접 헤드락을 걸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라이브 방송으로 양현준의 셀틱 이적을 발표할 때도 양현준에게 가볍게 헤드락을 시전하며 앙금을 씻어낸 바 있다. 김병지 대표도 이를 염두에 두고 "그러는 게 전통이다. 47번은 갈 때 (누구에게 물려줄지) 찍어주고 가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민혁은 올 시즌 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는 제주와 개막전서부터 출전하며 강원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고, 데뷔 35초 만에 도움까지 작성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직접 골 맛을 보며 역사상 두 번째 준프로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으며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양민혁은 이후로도 활약을 이어가며 4월과 5월 연속으로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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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