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캡틴' 나초 페르난데스(34)가 레알 마드리드와 23년 동행을 뒤로 하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알 카디시야는 2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나초와 2년 동안 등번호 6번을 달고 뛰는 계약에 공식 서명했다"라고 발표했다.
현재 나초는 스페인 국가대표로서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출전 중이다. 그는 대회를 마치는 대로 알 카디시야에 합류할 예정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나초는 "사우디 리그는 강하고 모든 기대치가 다르다"라며 "내 축구 커리어에서 아주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인 이번 이적에 만족한다. 예루살렘 팬들에게 많은 성취를 이루겠다고 약속드린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나초는 11살 때부터 레알 마드리드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성골 유스'다. 그는 이후로 B팀을 거쳐 2011년 레알 마드리드 1군팀에서 데뷔했고,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고 활약을 이어왔다.
나초가 13년 동안 들어 올린 트로피만 26개에 달한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6회, 클럽 월드컵 우승 5회, 라리가 우승 4회 등을 기록했다.
주장 완장도 달고 뛰었다. 나초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카림 벤제마가 알 이티하드(사우디)로 떠나자 주장직을 맡으며 공식 리더가 됐다. 그는 경기장 위에서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주축 수비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였던 UCL 결승전에서 유럽 정상에 오르며 팀 동료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다니 카르바할과 함께 최초로 UCL 6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364경기를 뛴 나초. 그는 이제 재계약 대신 사우디로 향하며 23년 가까이 이어진 인연을 마감하게 됐다. 그가 새로 둥지를 트는 알 카디시야는 지난 시즌 사우디 2부 리그에서 우승하며 새로 승격한 팀이다.
나초는 스페인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작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라며 "1년 더 머물 수 있었을까? 그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뭘 요구하는 팀인지 알지 않나. 난 이곳에서 모든 걸 이뤄왔고, 이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초는 "나는 나 자신에게 솔직했고, 새로운 경험이 필요했다. 항상 좋은 결말을 원했고, 꿈속에서도 그렇게 되진 못했을 것이다. 선수 생활 중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난 레알 마드리드를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 카디시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