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손흥민. /AFPBBNews=뉴스1

잉글랜드 토트넘이 '캡틴' 손흥민(32)에게 2년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년 연장 옵션도, 장기 재계약도 아닌 애매한 계약기간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28일(한국시간) "키스 와이네스 에버턴(잉글랜드) 전 회장이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2년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와이네스 회장은 현재 축구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와이네스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임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크게 인상될 것 같지는 않다"며 "지난 시즌 손흥민이 조금 부진했으나, 여전히 1억 파운드(약 1750억 원)의 가치를 지닌 선수라고 생각한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은 내년 여름이면 만료된다. 손흥민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다가왔다. 토트넘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미 여러 추측이 오갔다. 처음 나온 것은 장기 재계약이었다. 손흥민이 '리빙 레전드'인 만큼 토트넘도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토트넘이 계약서에 포함된 1년 계약 연장옵션만 발동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지난 달 영국 디애슬레틱 등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최근 다른 의견이 또 나왔다. 토트넘이 1년 연장옵션을 실행하더라도, 이는 장기 재계약을 위한 발판이라는 내용이었다. 영국 홋스퍼HQ는 "손흥민의 계약 연장은 토트넘에 전략적인 의미가 있다. 이 조항을 실행하면 1년 더 계약기간을 확보하고, 장기 계약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손흥민의 중요성, 또 리더의 역할을 고려할 때 그를 잡는 건 필수적이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3년 또는 4년 계약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이번에 나온 2년 재계약은 새로운 주장인 셈이다. 충분히 실현 가능성도 있다. 먼저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해 레전드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 또 손흥민의 나이가 30대 초반이기에 2~3년 정도는 충분히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고, 토트넘은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쯤 손흥민의 미래를 놓고 다시 고민하면 된다. 손흥민이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재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 토트넘 출신 앨런 허튼은 "손흥민에게 제안이 온다면 토트넘은 그 가치에 맞는 이적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매를 예상했다.

게다가 주급 인상도 크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토트넘 구단 입장에선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 현재 손흥민은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3000만 원)를 받는다. 지난 해 20만 파운드(약 3억 4000만 원)를 받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해 팀 최고 연봉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다른 팀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손흥민의 주급은 EPL 전체 31위에 해당한다.

부진한 활약에 '먹튀' 오명을 뒤집어 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안토니가 주급 20만 파운드로, 손흥민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 방출 위기에 몰린 맨유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손흥민과 같은 주급 19만 파운드를 수령 중이다.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독일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이적료 2200만 파운드(약 370억 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적 초반 적응기를 제외하고는 매 시즌 팀 핵심 선수로 활약, 골 폭풍을 몰아쳤다. 지난 2019년 토트넘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이끌었고, 2021~2022시즌에는 23골을 터뜨려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도 손흥민은 리그 35경기에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변함없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해 한 달 이상 소속팀 일정에 결장했는데도, 팀 득점 1위, 팀 도움 공동 1위에 올랐다. 덕분에 토트넘은 리그 5위를 차지했다. UCL에 나서지 못했으나, 유럽대항전인 유로파리그 티켓을 따냈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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