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쓰레기 같은 발언에 반격을 가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1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의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16강전에서 슬로바키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8강 진출에 성공한 잉글랜드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스위스와 맞붙는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필 포든-주드 벨링엄-부카요 사카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데클란 라이스-코비 마이누가 중원을 채웠고 키어런 트리피어-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슬로바키아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루카스 하라슬린-다비드 스트렐레츠-이반 슈란츠가 공격을 이끌었다. 중원엔 온드레이 두다-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유라이 쿠츠카가 자리했고, 다비드 한츠코-밀란 슈크리니아르-데니스 바브로-페테르 페카리크가 수비 라인을 지켰다. 골키퍼는 마르틴 두브라브카.
선제골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슬로바키아가 터뜨렸다. 전반 25분 후방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쿠크카와 스트렐레츠를 거쳐 슈란츠에게 연결됐다. 슈란츠는 침착하게 낮은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일격을 당한 잉글랜드는 당황했고 전반전 때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돌입한 잉글랜드가 빠르게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다. 후반 5분 포든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어갔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불운이 계속됐다. 후반 36분 라이스가 먼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이번엔 골대를 때렸다.
잉글랜드의 동점골은 후반 추가시간이 돼서야 터졌다.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추가시간 5분 게히가 머리로 받아낸 공을 벨링엄이 바이시클킥으로 연결,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잉글랜드였다. 연장 전반 1분 프리킥 찬스에서 동료의 빗맞은 슈팅을 보고 토니가 달려들어 케인에게 패스, 케인은 헤더로 마무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은 잉글랜드는 1골을 마지막까지 지켜냈다.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주드 벨링엄의 인터뷰를 전했다. 벨링엄은 자신의 극적인 득점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향해 쏟아지는 수많은 '쓰레기 같은' 비난에 대한 메시지라고 이야기했다.
벨링엄은 "내가 말한 쓰레기가 무슨 뜻인지 당신들은 알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로 뛴다는 것은 선수의 커리어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지만, 종종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심한 압박감이 찾아온다. 팬들은 대표팀이 몇 년 동안 어땠는지, 최근 대회에서 어떠했는지와 무관한 기대를 우리에게 한다. 사람들은 많은 말을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벨링엄은 "선수들은 이것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대표팀 경기를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는 매일 경기를 뛰며 팬들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때때로 이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런 비난이 반갑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순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승리는 쓰레기 같은 말을 내뱉는 일부 사람들에게 가하는 반격"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