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순식간에 아치 그레이(18, 리즈) 영입을 매듭 짓기 직전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일(한국시간) "그레이가 토트넘으로 향한다.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 사이에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다. 문서 서명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를 외쳤다.
이어 그는 "토트넘은 이적료로 약 4000만 파운드(약 701억 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토트넘 이적을 수락한 그레이는 장기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며 "토트넘 수비수 조 로든은 1000만 파운드(약 175억 원) 정도 되는 별개의 거래로 리즈에 합류한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 역시 "토트넘은 3000만 파운드에서 4000만 파운드 사이의 이적료로 미드필더 그레이 이적을 마무리하고 있다. 수비수 로든이 반대로 이적하고 있다"라며 "그레이는 토트넘과 장기 계약에 합의한 뒤 토트넘 훈련장에서 메디컬 테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알렸다.
정말 속전속결로 진행된 이적이다. 토트넘이 그레이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고작 하루 전에 들려왔다. '디 애슬레틱'과 BBC 등 영국 현지에서 토트넘과 리즈가 그레이 거래에 대해 논의 중이며 긍정적인 분위기라는 소식이 등장했다.
당초 그레이는 브렌트포드 이적이 유력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브렌트포드와 개인 합의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는 막판 하이재킹만 아니라면 브렌트포드 유니폼을 입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브렌트포드가 이적료를 일시불이 아니라 나눠서 내겠다고 말을 바꿨고, 화가 난 리즈가 협상을 취소했다.
그러자 토트넘이 달려들어 그레이를 낚아챘다. 안 그래도 토트넘은 에메르송 로얄이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기에 그레이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 규정 때문에 그레이 매각이 급했던 리즈로서도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첼시도 그에게 관심은 갖고 있었지만, 토트넘이 빠르게 움직였다.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만큼 협상에 장애물은 없었다. 거래는 하루사이에 최종 서명만 남겨둔 모양새다. 이제 토트넘이 올여름 1호 영입생으로 그레이를 발표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계약 기간은 6년이 될 전망이다.
그레이는 2006년생 유망주로 중앙 미드필더와 우측 수비수가 주 포지션이다. 이외에도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187cm의 큰 키와 뛰어난 상황판단, 적절한 탈압박 능력과 패스 등 다재다능함을 자랑하는 선수다.
실제로 그레이는 2023-2024시즌 리즈에서 공식전 52경기에 출전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30경기, 중앙 미드필더로 10경기, 수비형 미드필더로 6경기, 공격형 미드필더로 3경기를 뛰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되며 잉글랜드 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재능이다.
그레이가 팀을 떠난다는 소식에 리즈 팬들은 분노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레이는 3대가 리즈에서 활약한 '성골 유스'이기 때문. 할아버지인 프랭크 그레이와 아버지 앤디 그레이도 리즈에서 뛰었고, 친동생 해리 그레이도 리즈 유스팀 소속이다. 증외조부 에디 그레이는 리즈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기도 한다.
리즈 팬들에겐 그레이의 이적이 단순한 유망주의 이적이 아닌 이유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그레이도 어릴 적부터 함께한 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하지만 팀 사정상 이적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한 리즈 팬은 "그레이 가문엔 리즈 DNA가 흐른다. 그는 이미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다. 할 말이 없다. 구단과 구단주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하고 싶다"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토트넘이 이토록 빠르게 협상을 매조지은 데는 로든의 존재도 컸다. 그는 지난 2020년 토트넘에 합류한 뒤 한 번도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리즈에서는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보냈다.
마침 리즈도 로든 완전 영입을 원하고 있었기에 토트넘과 대화가 잘 통했다. 로든 역시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의 관심을 받았지만, 리즈행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정 문제로 인해 이적료 협상이 쉽지 않았다.
앞서 토트넘은 입스위치가 로든의 이적료로 제안한 1000만 파운드를 거절했다. 하지만 그레이를 영입하기 위해 리즈의 같은 제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실상 3000만 파운드(약 525억 원)를 들여 그레이를 데려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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