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벚꽃동산' 박해수가 선배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공개했다.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는 연극 '벚꽃동산'의 주연배우 박해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벚꽃동산'은 1904년 러시아의 몰락한 귀족 가문 이야기를 다룬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재창조한 작품이다. 원작은 19세기 말 자본주의의 등장을 외면하다가 몰락한 귀족 가문을 보여주는데,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재창작한 공연이다. 원작 속 몰락한 지주 대신 파산 위기를 맞은 한국 재벌가의 스토리로 바꿨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사이먼 스톤이 연출을 맡았다.
박해수는 송씨 가문의 운전기사로 복무했던 황씨의 아들이자 사업가 황두식으로 분해 열연했다. 부를 가졌지만 여전히 열등감에 사로잡힌 인물이며,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선배 전도연과 호흡을 맞췄다.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얻은 박해수는 '수리남'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야차' '유령'을 비롯해 연극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공연 막바지에 접어든 박해수는 "오늘 포함하면 이제 공연이 6번 남았다. 지금까지 왔는데 끝이 실감이 난다. 6번의 삶을 더 살 수밖에 없다. 굉장히 진하게"라며 "굉장히 오래 기대고 살았는데도, 개인적으론 많이 공허할 것 같다. 나 또한 온전히 내 자신의 민낯을 보이면서 기대어 본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 하루 하루 배우끼리도 얘기했는데, 마지막까지 온전히 후회없이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해수는 전도연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내가 전도연 선배님과 공연으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드라마나 영화 안에서 만났다면 잠깐 눈맞춤 정도는 했을 수 있다"며 "근데 장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관객들 앞에서 진심으로 눈을 맞추며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무대 위에서 그렇게 눈을 맞추고 연기할 수 있다는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은 '해수 씨는 공연 무대를 해봐서 든든하다. 힘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막상 지금까지 온 결과 무대 위에서 선배님이 더 든든했다"며 "역시 전도연 선배님의 아우라와 보듬어주는 사랑의 에너지가 엄청 크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또한 박해수는 "연극을 할 때 관객들도 있지만, 가끔 그 공간에 둘만 있다는 느낌도 많이 받는다. 그 순간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기대도 되고 두렵기도 하다"며 "다른 모든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도연 선배와 하는 그 신이 뜻깊고 영광이다. 도연 선배님이 가지고 있는 게 엄청 크다는 걸 느꼈다. 관객들은 볼 수 없어도 딴 배우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믿어주는 걸 느낀다"며 감탄한 면모를 언급했다.
한편 연극 '벚꽃동산'은 오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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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tudio AL, LG 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