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독일 전설 디트마어 하만(51)이 경기 중 울음을 터뜨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의 이기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나섰다.
포르투갈 주장 호날두는 2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 유로 2024 16강전에서 침묵했다. 호날두는 연장전에서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나선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가 3골을 막아낸 포르투갈은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겨 8강에 진출, 킬리안 음바페가 활약하고 있는 프랑스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호날두는 이날 결정적인 실책 속에 포르투갈의 8강 진출을 날릴 뻔했다. 연장 전반 14분 포르투갈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로 나선 호날두였다. 하지만 호날두가 찬 공은 슬로베니아 골키퍼 얀 오블락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자 호날두는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안은 채 좌절했다. 호날두는 연장 후반 직전에는 아예 펑펑 울었다. 마치 자신 때문에 경기가 패한 듯한 모습이었다. 한참 어린 후배들이 이런 호날두를 위로하는 장면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39세 호날두에겐 이날 경기가 선수로서 마지막 유로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만큼 간절했던 승리를 스스로 날릴 것 같은 느김이 들었을 수 있다.
하지만 하만은 리더로서 호날두의 이런 행동을 곱게 보지 않았다. 하만은 RTE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는 오직 자기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본다"고 호날두를 비난했다.
이어 하만은 "페널티킥을 놓치자 경기장에서 울기 시작했고, 연장전 하프타임에도 울었다. 그리고 나는 '이게 모두 당신 때문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치 자신이 놓친 골만 생각했기에 어린 동료들 앞에서 경기 중 눈물을 보였다는 의미였다.
하만은 "26명의 선수와 20명의 스태프, 3만~4만 명의 팬이 있는 경기장에는 당신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슬로베니아를 응원하고 있었던 나는 그런 반응이 창피했고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하만은 "나는 그런 걸 본 적이 없다. 한 번 감정을 드러내면 감정이 격해진다. 그러면 끝이 없다"면서 "그래서 감독이 그 때 '나와야 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경기를 할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호날두의 울음을 지적했다.
하만은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그는 다음 경기에 선발 출전하겠지만 프랑스의 승리 외에 다른 결과는 보이지 않는다"고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평가절하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힘든 날이 있고, 팀에 제가 필요했기 때문에 슬펐다"면서 ""처음의 슬픔과 마지막의 기쁨, 그것이 축구가 가져다주는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다. 8분부터 80분까지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대표팀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오블락이에 막혔다. 1년 동안 한 번도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가장 필요할 때 오블락이 선방을 펼쳤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느껴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하는 것이며 팀은 그럴 자격이 있다"면서 "슬로베니아는 거의 모든 시간을 수비에서 보냈는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팀원들, 특히 세 번의 선방을 한 골키퍼는 축하받아 마땅하다"고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를 칭찬했다.
한편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하만은 바이에른 뮌헨, 뉴캐슬 유나이티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했다. 리버풀 시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독일 국가대포 A매치 59경기를 소화한 하만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독일 유니폼을 입고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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