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황희찬, 연습경기 중 충격 '인종차별 피해'...화난 동료가 주먹 날려 퇴장→UEFA 공식 항의 나선다
입력 : 2024.07.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고성환 기자] 황희찬(28, 울버햄튼)이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충격 소식이다.

영국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는 16일(한국시간) "울버햄튼의 연습 경기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얼룩졌다. 다니엘 포덴스는 코모 1907과 경기 도중 황희찬에 대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듣고 상대 수비수를 주먹으로 때려 퇴장당했다"라고 보도했다.

울버햄튼은 이날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 도중 코모와 친선경기를 치렀다. 코모는 이탈리아 세리에 A 승격팀으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감독을 맡고 있는 팀으로 유명하다.

황희찬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다. 문제는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3분 발생했다.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는 "양 팀 선수들이 함께 모였고, 포덴스가 코모 수비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 사건은 황희찬이 코모 선수를 인종차별적 학대로 고발한 뒤 울버햄튼 동료들이 격분하면서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 선수들과 코치들은 몇 분간 논의를 나눴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경기가 어떻게 될지 의심스러운 가운데 황희찬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이전에도 인종차별의 희생자였던 황희찬은 프리시즌 연습 경기가 계속되길 원한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오닐 감독은 매체를 통해 "황희찬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우리는 모두 한데 모였고, 그는 분명히 화가 났다. 우리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황희찬을 위로하고 지지하려고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후 포덴스가 퇴장당했는데 너무 지나치긴 했다"라고 밝혔다.

울버햄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럽축구연맹(UEFA)에 항의할 예정이다. 울버햄튼 홈페이지는 "오닐 감독은 코모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이야기한 뒤 황희찬이 팀 전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이 사건을 보고했고, 팀 동료들은 분노했다. 포덴스는 퇴장당했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절대로 이의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구단은 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닐 감독은 "차니(황희찬 애칭)는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난 그에게 이야기했고, 교체를 원하는지 혹은 팀 전체를 떠나게 할지 확인했다. 차니는 팀이 계속 뛰면서 필요한 훈련을 하길 원했다. 이런 일이 일어났고, 우리가 얘기해야 한다는 것,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건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황희찬에게 박수도 보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물론 정말 실망했다. 이해할 수 있다. 그가 어려운 순간에 팀을 먼저 위하고 계속 경기하고 싶어 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는 프리시즌 투어라는 걸 알고 있었고, 매우 모욕적인 일을 당했음에도 동료들이 일하길 원했다. 차니는 괜찮을 거다. 그는 우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다. 아침에 그가 괜찮은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닐 감독은 '원 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함께하는 그룹이다. 물론 처리하는 방법도 있고, 우리가 경기장에서 숫자가 부족해지고 싶진 않다. 하지만 함께하는 팀이다. 이상적으로는 경기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논의하고 대응해야 하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논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이 유럽 무대를 누비며 인종차별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년 전에도 프리시즌 경기 도중 포르투갈 2부 리그 SC 파렌세 관중들에게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다. 당시 황희찬이 페널티킥으로 득점하자 관중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인 눈을 찢는 동작을 취한 것.

이를 본 황희찬과 동료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울버햄튼 구단도 공식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황희찬은 "우리는 그저 같은 인간이다. 성숙한 태도로 이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제 동료들과 후배들, 이 세상 그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년 만에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 사이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황희찬은 다시 한번 인종차별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지난달엔 또 다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 손흥민이 팀 동료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듣기도 했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매체와 인터뷰 도중 "손흥민과 사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며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말을 뱉은 것. 그는 논란이 커지자 두 차례 사과하긴 했으나 끝까지 변명하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울버햄튼,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 소속 네이선 유다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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