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함께 팀을 이끌었고 의지했던 형들이 떠나고, 홀로 부담을 떠안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부활의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쉽게 웃지 못하는 요즘이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박민우(31)는 올 시즌, 20대 초중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듯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는 리그 최고 2루수이자 리드오프로 군림했던 모습을 되찾았다. 89경기 타율 3할4푼1리(343타수 117안타) 5홈런 35타점 60득점 29도루 OPS .882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어깨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매달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8월에도 8경기 타율 4할1푼9리(31타수 13안타) 7타점 3도루 OPS .973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 손아섭이 십자 인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주장직까지 건네 았다. 여기에 박건우까지 손목 사구에 이은 골절 부상으로 9월까지 돌아올 수 없다. 팀을 떠받들고 있었던 2명의 거목이 빠지면서 박민우는 오롯이 이 부담을 홀로 짊어지고 이끌어가고 있다.
공격 첨병이자 더그아웃의 분위기 메이커, 리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박민우가 형들이 빠진 상황에서 지금 활발하게 팀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NC는 박민우의 활약과 별개로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는 중이다. 후반기 24경기 9승 15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8월 1승 7패에 현재 5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박민우 홀로 모든 것을 짊어지기에는 팀 사정은 여의치 않다. 손아섭과 박민우의 공백뿐만 아니라 마운드에서는 현재 필승조 김영규 김재열이 모두 이탈해 있고 선발진의 특급 에이스 카일 하트도 심한 몸살 증세로 휴식을 요청했다.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고 팀이 가장 힘들 때 핵심들이 모두 빠져 있다.
타선은 박민우와 함께 권희동 데이비슨이 분전하고 있지만 그 외의 선수들은 기복이 있다. 꾸준함에서 이들보다 못하다. 결국 팀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현실에서 박민우만 고군분투한다고 하더라도 역부족인 것.
올해 박민우의 활약상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기에도 충분한 성적이다. 키움 김혜성도 타율 3할4푼1리(370타수 126안타) 11홈런 64타점 60득점 24도루 OPS .904의 활약으로 경쟁자라고 볼 수 있다. 박민우는 지난 2019~2020년 2년 연속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성적은 당시와 비교해도그리 떨어지지 않는다.팀 성적만 받쳐준다면 박민우도 다시 한 번 최고의 2루수 자리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2022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뒤 NC와 5+3년 최대 14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던 박민우. 그에 걸맞는 부담을 어깨에 다시 짊어졌고 모두를 웃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박민우 홀로 웃지 못하는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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