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무서운 뒷심으로 갈 길 바쁜 LG 트윈스의 발목을 잡았다. 8회말에만 6득점 빅이닝을 폭발하며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와의 홈경기를 9-5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실책 3개로 수비가 흔들리며 2회초까지 0-4로 뒤진 한화이지만 장단 14안타를 폭발한 타선의 힘으로 역전승했다.
7회까지 3-5로 뒤졌지만. 8회말 6득점 빅이닝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김태연의 우중간 1타점 2루타에 이어 채은성의 우전 안타 때 상대 수비의 느슨한 틈을 놓치지 않고 5-5 동점을 만들었다. 1~2루 주자 노시환과 김태연이 3루에서 겹쳐 주루사로 흐름이 끊길 뻔한 상황에서 LG 수비가 이를 놓치면서 김태연이 홈으로 방향을 틀어 동덤 득점을 올렸다.
이후 LG 투수 김영준의 폭투로 한화가 결승점을 낸 한화는 이원석, 장진혁, 이도윤의 적시타가 터지며 8회말 6득점 빅이닝으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채은성이 시즌 17호 홈런에 이어 동점의 발판이 된 적시타로 친정팀 LG를 울렸다. 대타로 나온 장진혁도 2타석 연속 적시타를 치며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최근 3연패를 끊은 9위 한화는 49승58패2무(승률 .458)를 마크했다. 5연승 행진을 마감한 2위 LG는 59승49패2무(승률 .546). 올 시즌 상대 전적도 6승5패로 한화가 다시 우위를 점했다.
LG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경기 중반까지 빛났다. 케이시 켈리의 교체 외국인 선수로 LG에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을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 첫 퀄리티 스타트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1회말 내야 땅볼 2개에 이어 김태연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시작한 에르난데스는 2회말 채은성에게 솔로 홈런 맞았지만 나머지 3타자를 아웃시키며 공 10개로 끝냈다. 김인환을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3회말에도 최재훈과 요나단 페라자를 삼진 잡으며 삼자범퇴 이닝. 최재훈을 몸쪽 높게 걸친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페라자를 바깥쪽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아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문현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3타자를 막았다. 김태연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노시환과 채은성을 연이어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기세를 높였다.
5회말에는 추가 실점이 나왔다. 김인환과 이도윤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어진 2사 1,2루에서 페라자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줬다. 6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온 것을 페라자가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문현빈을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추가 실점 없이 막으며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에르난데스는 선두 김태연에게 빗맞은 타구가 1루수 옆을 지나 우익수 앞 안타가 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노시환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더니 채은성을 3루 땅볼 유도했다. 5-4-3 병살타 이닝 종료. 채은성이 몸쪽 직구를 잘 받아쳐 강습 타구를 만들었지만 LG 3루수 문보경이 잘 잡아 더블 플레이를 연결했다.
데뷔 2번째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에르난데스는 총 투구수 93개로 등판을 마쳤다. 스트라이크 66개로 비율이 71.0%에 달할 만큼 제구가 잘 이뤄졌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2km, 평균 149km 직구(39개) 중심으로 스위퍼(16개), 커터(11개), 커브(8개), 투심(7개), 슬라이더, 체인지업(이상 6개) 등 7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졌다.
에르난데스의 호투 속에 경기 초반은 LG 분위기였다. 한화 선발 문동주가 올해 LG전 2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며 12이닝 무실점으로 절대 강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LG가 1회초부터 상대 실책으로 선취점을 냈다. 1사 후 신민재가 좌중간 가르는 3루타를 쳤다. 좌익수 김인환, 유격수 황영묵, 3루수 문현빈으로 이어지는 한화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실책이 나왔다. 황영묵의 3루 송구가 뒤로 빠졌는데 투수 문동주가 3루 뒤쪽 근처에서 커버하려다 놓쳤다. 그 사이 신민재가 홈에 들어오며 선취 득점. 신민재의 3루타, 황영묵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2회초에도 LG는 1사 후 김현수가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박동원의 땅볼 타구를 잡은 한화 3루수 문현빈의 1루 송구가 덕아웃 옆쪽으로 빠져나갔다. 안전 진루권으로 2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았다. 문현빈의 송구 실책. 이어진 1사 2루에선 박해민의 투런 홈런이 터졌다. 문동주의 3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시속 155km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4호 홈런. 스코어를 4-1로 벌린 한 방으로 지난달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32일, 19경기 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하지만 한화도 쉽게 무러서지 않았다. 2회말 채은성의 솔로 홈런으로 첫 득점을 냈다. 채은성은 에르난데스의 초구 한가운데 몰린 시속 149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 시즌 17호 홈런. 이어 5회말에는 김인환의 우중간 안타, 이도윤의 좌전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페라자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으며 2점차로 좁혔다.
추격 흐름에서 7회초 불펜이 1점을 내줬다. 김규연이 홍창기와 오스틴에게 볼넷을 내주며 주자를 쌓았다. 이어 문보경에게 좌전 적시타가 나오며 5-2로 다시 스코어를 벌렸지만 한화가 7회말 바로 1점을 만회했다. LG 구원 김진성 상대로 황영묵의 좌전 안타, 김인환의 우전 안타에 이어 대타 장진혁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며 다시 2점차 추격.
8회말 결국 한화가 경기를 뒤집었다. LG 구원 이지강을 상대로 문현빈이 볼넷을 얻어낸 뒤 김태연이 우중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1루 대주자 이상혁이 홈에 들어오면서 1점차로 압박했다. LG는 다시 김영준으로 투수 교체했지만 달아오른 한화 분위기를 꺾지 못했다. 노시환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채은성이 초구에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타격을 했다.
타구가 우익수 앞으로 빠진 사이 1~2루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의 기록되지 않은 주루 미스가 있었다. 2루 주자 김태연이 3루에서 멈췄지만 1루 주자 노시환이 2루를 지나 3루로 뛰어갔다. 주자가 겹쳐 런다운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LG 수비가 이 틈을 놓쳤다. 다시 방향을 틀어 홈으로 뛴 김태연이 슬라이딩으로 홈을 쓸었다. 5-5 동점.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LG가 또 자멸했다. 김영준의 3구째 체인지업이 손에서 빠져 높게 향했고, 포수 허도환의 미트를 맞고 뒤로 빠졌다. 그 사이 노시환이 홈으로 들어와 6-5 역전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이원석의 중전 적시타와 2루 도루, 장진혁의 우측 2루타, 이도윤의 좌전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면서 스코어를 9-5로 벌렸다. 8회말에만 5안타 2볼넷에 상대 폭투를 묶어 대거 6득점한 한화가 무서운 뒷심으로 3연패를 끊었다.
채은성과 김태연이 나란히 2안타 1타점을 올렸고, 대타로 나온 장진혁도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인환도 2안타 멀티히트. 한화 선발 문동주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막았다. 이어 한승주(1이닝 무실점), 김규연(1이닝 1실점), 한승혁(1이닝 무실점), 박상원(1이닝 무실점) 등 구원투수 4명이 4이닝 1실점을 합작하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한승혁이 시즌 5승(4패)째. LG는 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김영준이 시즌 첫 패를 안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