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이돌과 2024 아이돌②]
[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이승훈 기자, 허지형 기자]
-[2004 아이돌과 2024 아이돌①]에 이어서
"2002년 DJ 정권 때 인터넷 망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생겨난 것이 바로 소리바다죠. 다들 mp3로 음악을 들으려 하니 앨범 판매는 될수가 없었고요. 그때는 앨범 3만장만 팔아도 판매 2위였어요. 사실상 앨범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어진 거예요.(그럼 돈을 어떻게 벌죠?) 공연과 행사입니다. 그래서 이수만 선생님께서도 동방신기를 일본으로 빠르게 보냈던 거고, 이 와중에 보아가 일본에서 대박이 났었죠. 일본에서는 mp3가 없었기 때문에 돈이 됐어요. 그리고, 그때는 음원 수익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었어요. 음원 수익은 서울음반을 인수한 SK가 만들었고, 지금의 멜론의 시초가 됩니다. 그때 유일했던 음원 수익이 바로 싸이월드와 컬러링이었어요. 2003년~2004년쯤일 겁니다. SK에서 그 당시에 음원 유통을 해보겠다면서 불법 유통도 잡겠다며 연제협에 있던 원로 제작자들과 딜을 하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불법 유통을 어차피 잡을 방도는 없었고 이때 수익 배분을 더 높게 책정해달라는 것도 그대로 해줬던 겁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이었죠."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인하우스 시스템을 그때부터 완벽하게 구축해나가고 있었다. 미국, 일본, 유럽도 제작비를 유통사가 댔다.
"제작자가 살아남으려면 자기가 돈을 다 내야 하니까요. 지금 민희진 대표의 업무 방식이 1990년대 제작자들이 하던 방식인 거였죠. 하이브가 스쿠터 브라운 레이블을 천몇백억에 산 것도 자세히 보면 매니저 계약은 돼 있고 하이브는 인맥과 소속 아티스트들의 IP를 미래 가치로 받아들이고 투자한 거고요. 2004년 동방신기 데뷔 때만 해도 앨범 판매는 저조했어요. 엄밀히 따지면 3세대 아이돌 때도 거의 안 나갔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일본이랑 계약하면 일본 유통사랑 계약을 했단 말이죠. 2010년대 때도 일본 유통사가 제작비를 다 대고 몇 프로를 떼주는 거죠. 그러면 소속사는 여기서 뭘로 불렀냐면 인기가 있으니까 콘서트를 해서 수익을 냅니다. 에이벡스 쟈니스 등이 이 시스템이었고요. 일본은 내가 이 기획사 소속이 되면 월급을 받는 겁니다. 수익이 어떻게 나든 비효율적인데 자체 MD는 따로 정산해줬고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정말 인기 없는 아이돌이 직장 다니는 나보다 돈을 계속 받고, 반대로 우리 시장에서 저렇게 스타가 된 애가 월급 받는다고? 이렇게 되는 거죠. 양날의 검이었어요. 일본은 이런 시스템이었고 우리나라는 그 시스템이 (인하우스로) 바뀌어간 거고요."
제작자 B는 중소 기획사와 대형 기획사의 2000년대 초반 당시 앨범 제작 비용에 대한 질문에는 "중소 회사는 2억~3억 정도 됐고 큰 회사는 5억에서 10억 정도였다. 3세대로 넘어와서는 그때도 대체적으로 30억~40억 정도 들어가야 했다"라고 귀띔했다.
"그때 당시에 앨범 제작하는 것 자체는 '인가공'이라 앨범을 찍어내는 거를 빼고 순수 제작비와 트레이닝 비용만 합치면 이거는 지금도 (제작비 차이가) 크게 변화가 없기는 합니다. 그때와 지금 가장 많이 바뀐 건 홍보 수단이었죠. 그때는 컴백하면 음악방송을 8주씩 했어야 할만큼 방송을 해야 뜬다는 개념이 있었는데 점점 이것도 사라져갔죠. 이 시스템도 일본처럼 '방송을 하면 메이저 데뷔'라는 인식과 비슷한 거예요. 제작비와 홍보 비용(방송 출연 비용)을 비율로 따지면 2대8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길어야 2~3주 하잖아요. 3세대로 접어들면서는 방송 출연 비중은 줄고 자체 콘텐츠, 즉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들어와서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된 거죠. (그럼 사실상 앨범 제작 비용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네요. 물가 상승률이 반영을 해도 큰 차이가 없는 거예요?) 많이 뛰어야 2~3배 정도고 제작 비용은 마케팅 비용 빼고 인가공 비용 빼고 뮤직비디오 제작비 포함해서 평균적으로 20억원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1, 2세대와 3, 4세대의 제작 시스템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 이 제작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1, 2세대 아이돌은 자본력을 갖고 있는 미친 엔터테인먼트 제작자들만 가능했습니다. 마케팅을 하려면 쉽게 할수 있었고 방송국하고 연관이 있어야 되고 레코드랑 연관이 있어야 되고 자금이 있어야 되고 내가 기획 제작을 해야 되고 내가 애들을 캐스팅해야지만 만들 수 있는 거였어요. 대신 터지기만 하면 그 어떤 누구도 쉽게 진입을 못했어요. 자본력, 기획력, 영업력, 매니지먼트력, 유통력이 다 있어야 했어요. 그런데 3, 4세대는 뭐가 있냐면 기획자가 제작을 해서 터뜨릴 수 있는 시대가 돼버린 겁니다. 자기가 모든 걸 도맡아야 되는데 엄청난 도박 리스크를 안아야 되는 거죠. 알수 없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존재했어요. 하지만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이 열리면서 방송국이나 관계사가 아니어도 바이럴이 가능한 시장이 열렸습니다. 자본하고 기획력만 있으면 올라갈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거죠. 그리고 1, 2세대 때는 스타들의 스캔들도 대중이 알 방도가 없었죠. 매체도 적었고 설사 알려져도 막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3, 4세대 때는 막을 수가 없어졌어요. 매체와 포털의 영향력이 커진 것 역시 변화의 한 축이었고요."
-[2004 아이돌과 2024 아이돌③]으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허지형 기자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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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이승훈 기자, 허지형 기자]
동방신기 Rising Sun 쇼케이스 /사진=스타뉴스 DB |
"2002년 DJ 정권 때 인터넷 망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생겨난 것이 바로 소리바다죠. 다들 mp3로 음악을 들으려 하니 앨범 판매는 될수가 없었고요. 그때는 앨범 3만장만 팔아도 판매 2위였어요. 사실상 앨범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어진 거예요.(그럼 돈을 어떻게 벌죠?) 공연과 행사입니다. 그래서 이수만 선생님께서도 동방신기를 일본으로 빠르게 보냈던 거고, 이 와중에 보아가 일본에서 대박이 났었죠. 일본에서는 mp3가 없었기 때문에 돈이 됐어요. 그리고, 그때는 음원 수익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었어요. 음원 수익은 서울음반을 인수한 SK가 만들었고, 지금의 멜론의 시초가 됩니다. 그때 유일했던 음원 수익이 바로 싸이월드와 컬러링이었어요. 2003년~2004년쯤일 겁니다. SK에서 그 당시에 음원 유통을 해보겠다면서 불법 유통도 잡겠다며 연제협에 있던 원로 제작자들과 딜을 하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불법 유통을 어차피 잡을 방도는 없었고 이때 수익 배분을 더 높게 책정해달라는 것도 그대로 해줬던 겁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이었죠."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인하우스 시스템을 그때부터 완벽하게 구축해나가고 있었다. 미국, 일본, 유럽도 제작비를 유통사가 댔다.
"제작자가 살아남으려면 자기가 돈을 다 내야 하니까요. 지금 민희진 대표의 업무 방식이 1990년대 제작자들이 하던 방식인 거였죠. 하이브가 스쿠터 브라운 레이블을 천몇백억에 산 것도 자세히 보면 매니저 계약은 돼 있고 하이브는 인맥과 소속 아티스트들의 IP를 미래 가치로 받아들이고 투자한 거고요. 2004년 동방신기 데뷔 때만 해도 앨범 판매는 저조했어요. 엄밀히 따지면 3세대 아이돌 때도 거의 안 나갔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일본이랑 계약하면 일본 유통사랑 계약을 했단 말이죠. 2010년대 때도 일본 유통사가 제작비를 다 대고 몇 프로를 떼주는 거죠. 그러면 소속사는 여기서 뭘로 불렀냐면 인기가 있으니까 콘서트를 해서 수익을 냅니다. 에이벡스 쟈니스 등이 이 시스템이었고요. 일본은 내가 이 기획사 소속이 되면 월급을 받는 겁니다. 수익이 어떻게 나든 비효율적인데 자체 MD는 따로 정산해줬고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정말 인기 없는 아이돌이 직장 다니는 나보다 돈을 계속 받고, 반대로 우리 시장에서 저렇게 스타가 된 애가 월급 받는다고? 이렇게 되는 거죠. 양날의 검이었어요. 일본은 이런 시스템이었고 우리나라는 그 시스템이 (인하우스로) 바뀌어간 거고요."
제작자 B는 중소 기획사와 대형 기획사의 2000년대 초반 당시 앨범 제작 비용에 대한 질문에는 "중소 회사는 2억~3억 정도 됐고 큰 회사는 5억에서 10억 정도였다. 3세대로 넘어와서는 그때도 대체적으로 30억~40억 정도 들어가야 했다"라고 귀띔했다.
"그때 당시에 앨범 제작하는 것 자체는 '인가공'이라 앨범을 찍어내는 거를 빼고 순수 제작비와 트레이닝 비용만 합치면 이거는 지금도 (제작비 차이가) 크게 변화가 없기는 합니다. 그때와 지금 가장 많이 바뀐 건 홍보 수단이었죠. 그때는 컴백하면 음악방송을 8주씩 했어야 할만큼 방송을 해야 뜬다는 개념이 있었는데 점점 이것도 사라져갔죠. 이 시스템도 일본처럼 '방송을 하면 메이저 데뷔'라는 인식과 비슷한 거예요. 제작비와 홍보 비용(방송 출연 비용)을 비율로 따지면 2대8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길어야 2~3주 하잖아요. 3세대로 접어들면서는 방송 출연 비중은 줄고 자체 콘텐츠, 즉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들어와서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된 거죠. (그럼 사실상 앨범 제작 비용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네요. 물가 상승률이 반영을 해도 큰 차이가 없는 거예요?) 많이 뛰어야 2~3배 정도고 제작 비용은 마케팅 비용 빼고 인가공 비용 빼고 뮤직비디오 제작비 포함해서 평균적으로 20억원 정도입니다."
[인천=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뉴진스가 21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아레나 리조트에서 열린 2024 SBS가요대전 서머 블루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7.21.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
"1, 2세대 아이돌은 자본력을 갖고 있는 미친 엔터테인먼트 제작자들만 가능했습니다. 마케팅을 하려면 쉽게 할수 있었고 방송국하고 연관이 있어야 되고 레코드랑 연관이 있어야 되고 자금이 있어야 되고 내가 기획 제작을 해야 되고 내가 애들을 캐스팅해야지만 만들 수 있는 거였어요. 대신 터지기만 하면 그 어떤 누구도 쉽게 진입을 못했어요. 자본력, 기획력, 영업력, 매니지먼트력, 유통력이 다 있어야 했어요. 그런데 3, 4세대는 뭐가 있냐면 기획자가 제작을 해서 터뜨릴 수 있는 시대가 돼버린 겁니다. 자기가 모든 걸 도맡아야 되는데 엄청난 도박 리스크를 안아야 되는 거죠. 알수 없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존재했어요. 하지만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이 열리면서 방송국이나 관계사가 아니어도 바이럴이 가능한 시장이 열렸습니다. 자본하고 기획력만 있으면 올라갈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거죠. 그리고 1, 2세대 때는 스타들의 스캔들도 대중이 알 방도가 없었죠. 매체도 적었고 설사 알려져도 막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3, 4세대 때는 막을 수가 없어졌어요. 매체와 포털의 영향력이 커진 것 역시 변화의 한 축이었고요."
-[2004 아이돌과 2024 아이돌③]으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허지형 기자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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