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주전 유격수 김하성(29)이 빠진 상황에서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김하성이 빠진 기간에도 무려 6할대(.656) 승률로 무섭게 질주 중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를 4-2로 승리했다. 9회말 무사 1,2루에서 미겔 로하스의 강한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매니 마차도의 기막힌 판단 속에 5-4-3 삼중살로 경기를 끝냈다. 메이저리그 역대 28번째 끝내기 삼중살. 이렇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팀은 샌디에이고가 최초다.
최근 5연승과 함께 91승66패(승률 .580)가 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는 남은 5경기에서 역전 우승까지 꿈꾼다. 지구 1위 다저스(93승64패 승률 .592)에도 2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올해 상대 전적에서 8승3패로 우위를 확보한 상황이라 두 팀 동률시 샌디에이고가 우승을 하게 된다. 실질적인 격차는 1경기로 샌디에이고의 지구 우승 기회가 왔다. 26~27일 다저스전이 중요하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샌디에이고 신인 잭슨 메릴은 “와일드카드보다 더 좋은 자리가 있다. 우리에겐 아직 지구 우승 기회가 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우리는 아주 좋은 야구팀이다. 매일 경기하면서 서로 즐긴다. 몇 명의 핵심 선수를 잃었지만 여러 선수들이 크게 성장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시즌 후 투수 블레이크 스넬,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조쉬 헤이더, 외야수 후안 소토 등 주력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트레이드로 데려온 딜런 시즈, 마이클 킹이 원투펀치로 자리잡아 마운드를 이끌었다.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중견수 메릴이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FA로 돌아온 좌익수 프로파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데려온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 불펜 제이슨 아담, 태너 스캇, 브라이언 호잉도 팀에 날개를 달아줬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부상 이탈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뤄낸 결과라는 게 놀랍다. 김하성은 지난달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견제구에 1루 귀루하며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교체됐다. 어깨 염증이 발견돼 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하성은 한 달이 더 지났지만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유격수 자리에서 송구 강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김하성이 빠진 뒤에도 샌디에이고는 32경기에서 21승11패(승률 .656)로 질주했다. 김하성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트리플A에서 콜업된 메이슨 맥코이가 수비에서 안정적 모습을 보였지만 타격에서 한계를 보였다. 김하성의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샌디에이고는 지난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2루수 잰더 보가츠를 선발 유격수로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수로, 타격이 좋은 백업 도노반 솔라노가 1루수로 들어가면서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보가츠가 선발 유격수로 들어간 뒤 샌디에이고는 12경기 10승2패(승률 .833)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보가츠의 수비 불안이 우려된다.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10년 넘게 뛰어온 보가츠는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 때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수비 범위가 더 넓은 김하성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준 것이다. 2루수로 OAA +6으로 리그 7위에 오르며 안정감을 보인 보가츠는 그러나 유격수로 돌아온 뒤 OAA -2로 평균 이하다.
최근 5경기에서 실책 3개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가을야구를 확정한 이날 다저스전에도 1회말 무사 2루에서 무키 베츠의 평범한 땅볼 타구에 1루수 키 넘어가는 악송구를 범해 선취점을 내줬다. 미국 ‘디애슬레틱’도 이 장면을 두고 ‘샌디에이고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하성이 건강하게 돌아오는 게 최상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샌디에이고의 시즌은 5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MLB.com은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있어 가장 큰 물음표로 김하성을 거론하며 ‘여전히 어깨 부상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에 복귀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복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부재 속에 보가츠를 유격수로 옮겼고, 닉 아메드와 계약해 백업 유격수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이 복귀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11년 차 베테랑 유격수 아메드를 지난 1일 마이너 계약으로 영입했고, 지난 23일 콜업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