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하는 경기가 됐다. 두산 베어스로선 부상으로 빠진 양의지(37)의 공백이 치명타가 됐고 KT 위즈는 장성우(34)의 존재가 1차전을 기적을 꿈꿀 수 있게 만들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양 팀의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포수였다.
두산은 양의지가 시즌 막판 당한 쇄골 부상으로 인해 빠져 있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직 스타팅 나갈 상태는 아니다. 70~80% 되면 나갈 텐데 그 정도가 안 된다"며 "연습하는 걸 봤는데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수비에서 교체 투입은 가능할 것 같은데 타격은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장성우는 선발 출전했고 3번 타자로서 타선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회부터 포수의 차이가 나타났다.
KT를 상대로 난공불락이었던 두산 선발 곽빈이 와르르 무너졌다.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곽빈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만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ERA) 1.51로 킬러 본능을 뽐냈고 올 시즌 내내 곽빈에 시달렸고 곽빈 상대 팀 타율은 0.175에 불과했다.
KT로서도 곽빈 공략이 쉽지 않다는 걸 전제에 두고 나선 경기였다. 그러나 첫 타자 볼넷, 이후 4연속 안타 등으로 1회에만 5안타를 맞은 곽빈은 4실점하며 쓰러졌다.
1회 결승타를 날린 장성우는 "전력 분석도 했지만 타격 코치님들께서도 말씀하셨고 선수들도 다 곽빈 선수 혼자 KT전 6경기에 나와서 팀은 한 번도 안 지고 혼자 5승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15승 중 5승을 우리에게 했다"며 "우리는 부담스러울 게 없었다. 유한준 타격 코치님도 '못 치는 걸 어떻게 하겠냐'며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쳐라,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해주셨다"고 말했다.
결승타 상황에 대해서도 "1회에 1,2루가 됐는데 원래 스타일상 그 상황에서 번트를 댄다. 감독님께서 사인을 안 주더라도 이런 중요한 경기에는 선취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런데 곽빈 선수가 공이 너무 좋더라. 전광판에 156㎞도 찍히고 번트대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내가 번트를 성공시키더라도 삼진이 잘 없는 백호가 칠 수 있는 그런 투수였다면 어떻게든 했을텐데 내가 치는 것보다 번트를 대는 게 더 확률이 떨어지겠다 싶어서 그냥 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곽빈이 그 좋은 직구를 아꼈다는 점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내준 안타 이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4안타를 맞았고 결국 승부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고 불리는 백전노장 양의지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장성우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1회 결승타와 추가 득점 등으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어깨를 가볍게 한 그는 팀 무실점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올 시즌 두산전 3경기 1승 2패 ERA 5.79에 그쳤던 쿠에바스가 6이닝 103구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쿠에바스는 최고 시속 150㎞, 평균 147㎞의 직구를 28구만 던졌다. 곽빈과 달리 이는 완벽한 효과를 거뒀다. 평균 140㎞ 고속 커터를 45구로 가장 많이 뿌렸는데 이 공이 두산 타선을 지독히 괴롭혔다. 9개의 탈삼진 중 가장 많은 4개를 커터로 잡아냈다.
경기 후 장성우는 "경기 전 감독님도 그렇고 쿠에바스와도 따로 얘기를 했다. 시즌 초반에 좋았던 쿠에바스가 로테이션도 안 빠지고 계속 혼자 던졌는데 그러다 보니까 후반기에는 퍼져서 안 좋았다"며 "저나 감독님도 그 부분을 말했는데 너무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니까 힘든 것 같다. 쿠에바스 나가는 경기는 피치컴을 안 쓰는데 1번부터 9번까지 한 바퀴 돌 때 까지만이라도 차고 나가라고 하셨다. 두산 선수들이 많이 뛰기도 하고 사인이 읽힐 수도 있으니 한 바퀴 돌 때 까지는 내 사인대로 던져보고 그 다음에 다시 결정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대성공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장성우의 리드로 인해 두산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고 쿠에바스도 만족했다. 장성우는 "점수를 안 주고 계속 가다 보니까 오늘은 거의 제가 사인 내는 대로 던졌다"며 "올 시즌 내내 두산한테 약했다. 두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치는 성향인데 오늘은 초반에 저희가 4점을 내서 그런지 그런 느낌을 못 받았고 직구를 가장 잘 치다보니 커터를 많이 던지게 해 스트라이크 존을 가장 많이 공략을 했다. 그게 결과가 좋았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양의지의 경기 출전은 여전히 쉽지 않다. 타격할 때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2차전 두산은 최승용,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 등판시킨다. 1차전에 비해 KT에 무게감이 쏠리는 상황에서 포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가 두산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상으로 결장한 두산 양의지(왼쪽)와 2일 WC 1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장성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양 팀의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포수였다.
두산은 양의지가 시즌 막판 당한 쇄골 부상으로 인해 빠져 있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직 스타팅 나갈 상태는 아니다. 70~80% 되면 나갈 텐데 그 정도가 안 된다"며 "연습하는 걸 봤는데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수비에서 교체 투입은 가능할 것 같은데 타격은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장성우는 선발 출전했고 3번 타자로서 타선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회부터 포수의 차이가 나타났다.
KT를 상대로 난공불락이었던 두산 선발 곽빈이 와르르 무너졌다.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곽빈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만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ERA) 1.51로 킬러 본능을 뽐냈고 올 시즌 내내 곽빈에 시달렸고 곽빈 상대 팀 타율은 0.175에 불과했다.
KT로서도 곽빈 공략이 쉽지 않다는 걸 전제에 두고 나선 경기였다. 그러나 첫 타자 볼넷, 이후 4연속 안타 등으로 1회에만 5안타를 맞은 곽빈은 4실점하며 쓰러졌다.
실점 후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교체되는 곽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
결승타 상황에 대해서도 "1회에 1,2루가 됐는데 원래 스타일상 그 상황에서 번트를 댄다. 감독님께서 사인을 안 주더라도 이런 중요한 경기에는 선취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런데 곽빈 선수가 공이 너무 좋더라. 전광판에 156㎞도 찍히고 번트대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내가 번트를 성공시키더라도 삼진이 잘 없는 백호가 칠 수 있는 그런 투수였다면 어떻게든 했을텐데 내가 치는 것보다 번트를 대는 게 더 확률이 떨어지겠다 싶어서 그냥 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곽빈이 그 좋은 직구를 아꼈다는 점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내준 안타 이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4안타를 맞았고 결국 승부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고 불리는 백전노장 양의지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장성우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1회 결승타와 추가 득점 등으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어깨를 가볍게 한 그는 팀 무실점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올 시즌 두산전 3경기 1승 2패 ERA 5.79에 그쳤던 쿠에바스가 6이닝 103구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진으로 이닝을 마친 쿠에바스가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경기 후 장성우는 "경기 전 감독님도 그렇고 쿠에바스와도 따로 얘기를 했다. 시즌 초반에 좋았던 쿠에바스가 로테이션도 안 빠지고 계속 혼자 던졌는데 그러다 보니까 후반기에는 퍼져서 안 좋았다"며 "저나 감독님도 그 부분을 말했는데 너무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니까 힘든 것 같다. 쿠에바스 나가는 경기는 피치컴을 안 쓰는데 1번부터 9번까지 한 바퀴 돌 때 까지만이라도 차고 나가라고 하셨다. 두산 선수들이 많이 뛰기도 하고 사인이 읽힐 수도 있으니 한 바퀴 돌 때 까지는 내 사인대로 던져보고 그 다음에 다시 결정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대성공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장성우의 리드로 인해 두산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고 쿠에바스도 만족했다. 장성우는 "점수를 안 주고 계속 가다 보니까 오늘은 거의 제가 사인 내는 대로 던졌다"며 "올 시즌 내내 두산한테 약했다. 두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치는 성향인데 오늘은 초반에 저희가 4점을 내서 그런지 그런 느낌을 못 받았고 직구를 가장 잘 치다보니 커터를 많이 던지게 해 스트라이크 존을 가장 많이 공략을 했다. 그게 결과가 좋았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양의지의 경기 출전은 여전히 쉽지 않다. 타격할 때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2차전 두산은 최승용,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 등판시킨다. 1차전에 비해 KT에 무게감이 쏠리는 상황에서 포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가 두산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일 결승타의 주인공 장성우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