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분명히 '흑백요리사' 우승자는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로 따로 있는데 진짜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 노력과 실력으로 자수성가해 혼자 만의 도전을 완수해낸 셰프. 미국에서는 에드워드 리, 한국에서는 이균이 된 요리사의 이야기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지난 8일 12회(최종회)를 공개한 뒤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화제성 순위는 물론 넷플릭스 비영어부문 정상을 줄곧 고수하더니, 종영 일주일 만에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벌써부터 제작진은 "고든 램지가 섭외 1순위"라며 더욱 비상해질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고 나섰다.
뜨거운 반응 가운데 '흑백요리사' 애청자들 사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은 단연코 '에드워드 리'다. '흑백요리사'에서 백수저 소속으로 출연한 그는 비록 나폴리 맛피아에게 우승을 내줬으나 "진정한 '흑백요리사'는 이균"이라는 호평과 함께 남다른 여운과 존재감을 자랑하는 중이다.
미국에서 백악관 만찬을 밭을 정도로 이미 해외에서 요리 실력으로 두 말 할 필요 없이 인정받은 에드워드 리. 오죽하면 '흑백요리사'에 함께 출연한 흑수저 '고기깡패'는 에드워드 리에 대한 '팬심'을 고백하며 선망의 시선으로 올려다 보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이언 세프' 우승자라는 이력까지 더해진 데다 공식 포스터 맨 앞에 자리한 모습으로 인해 "제작진이 은근슬쩍 우승자 스포일러 한 게 아니냐"라는 추측까지 나왔을 정도다.
그 예측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에드워드 리는 '흑백요리사'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팀전에서 특히 그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는데, '재료의 방' 대결에서는 주종목인 육류가 아닌 해산물을 선택하며 "물고기"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관자를 손질하며 하나하나 냄새를 맡고 확인하는 치밀함이 서글서글한 인상과 요리할 때의 꼼꼼함은 별개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이 때까지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팀원'으로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팀장이 된 혼합 팀전에서는 직접 불쇼까지 하며 먹방 유튜버들 앞에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나폴리 맛피아와 협력해 잔반 상황을 확인한 뒤 곧바로 조리법을 바꾸는 식의 대응 방법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파이널 진출이 걸린 '무한 요리 지옥'에서는 에드워드 리의 실력이 마음껏 펼쳐졌다. '두부'라는 단일 재료를 갖고 단 한 번도 겹치지 않고 요리를 선보인 것이다. 스프로 시작해 해산물과 함께 한 코스 요리, 오리 고기와 함께 훈연한 두부 요리, 치즈 같은 질감과 맛을 살린 고추장 파스타, 미국 켄터키에서 온 자신의 정체성을 두부로 살려낸 켄터키 두부 프라이드, 마지막으로 디저트 느낌의 유자 두부 크림 브륄레까지. 에드워드 리는 7개의 두부 요리를 마치 하나의 코스처럼 완벽하게 살려내 요리를 예술의 영역으로 풀어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재미교포 '이균'으로서의 정체성을 담아낸 '나머지 떡볶이 디저트'를 선보여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떡볶이 떡을 퓨레처럼 만들어 장 카라멜 소스와 함께 디저트로 담아낸 그의 기발함은 경이로움마저 선사했다. 비록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의 이름을 건 요리 양고기 디쉬에는 밀렸으나, 에드워드 리이자 '이균'으로서의 인생을 담아내기엔 충분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정착할 주방이 없어 불리했을 거라는 일부 시청자들의 우려에도 에드워드 리는 호텔방에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보며 영감을 받아 준비하던 순간의 사진을 공개하며 "모든 방이 주방"이라는 우문현답까지 내놨다. 백수저였던 에드워드 리, 그 안에 남아있던 재미교포 이균의 영혼은 흑수저라며 진정한 '흑백요리사'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 태평양을 넘나든 이 요리사의 이야기가 여전히 '흑백요리사' 팬들을 전율케 만들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