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할 때가 있다. 물론 서로에게 예의를 지켰다면 이별이란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가족을 위해서 혹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예의는 필요하지 않을까. 대중에게 노출된 일을 업으로 삼는다면 아주 최소한의 예의는 더 필요하다.
최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과 최동석의 이혼 과정을 보면 최소한의 예의는 물론, 자녀나 가족에 대한 배려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요즘 파경을 알린 후, SNS로 서로를 저격하는 정도의 일은 워낙 많이 일어나 새삼스럽진 않다. 다만 박지윤과 최동석은 여기에 더하고 또 더했다. 상간 맞소송으로 충격을 줬고, 부부싸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11월 결혼한 박지윤과 최동석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결혼 후 박지윤은 SNS를 통해 가족들과 보내는 일상을 공유하는가 하면, 지난 2018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잠시만 빌리지’에는 딸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들은 지난 해 10월, 결혼 14년 만에 파경 소식을 전했다. 박지윤과 최동석은 이혼 소송 소식을 전했고 이후 최동석은 SNS로 박지윤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여러 차례 게재하며 감정 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최동석은 지난 7월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이제 혼자다’에 출연해 이혼 심경을 털어놓으며 방송 복귀를 알리기도 했다.
그리고 박지윤과 최동석은 쌍방 상간 소송으로 맞섰다.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가정법원 가사소송2단독은 지난 7월 박지윤이 여성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소식이 알려진 후 최동석도 지난 달 30일 박지윤과 남성 B씨를 상대로 상간자위자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이혼 발표 후 침묵하던 박지윤은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아무리 억울하고 억울해도 대응 한 번 하지 못했다. 저는 결혼 생활 중 일절 불륜이나 부도덕한 일을 한 적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동석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 생활 중 위법한 일은 절대 없었고 사실무근으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A씨와는)이성적인 사이도 아닐뿐더러 설사 이성적이라 해도 혼인 파탄 후 만난 거라 위법 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상간 맞소송은 이혼 사유가 외도라는 추측을 낳으며 파장이 커졌다. 이후 최동석은 방송을 통해 박지윤에 대한 소송 취하 의사를 언급하기도 했으며, 소속사 측도 OSEN에 “최동석이 전 아내 박지윤에 대한 상간 소송 취하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상간 맞소송’이라는 충격적인 사태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싶었으나 이번엔 이들의 부부싸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지난 17일 디스패치는 “박지윤과 최동석의 이혼 사유가 제대로 알려지길 원했다”라면서 이들의 싸움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보도는 꽤 충격적이었고, 박지윤과 최동석 모두에게 독이 됐다.
디스패치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박지윤과 최동석의 ‘민낯’이 담겨 있었다. 서로에 대한 폭언과 의심, 감시, 협박, 모욕, 비하, 비난 등 육제적⋅정신적 갈등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최동석은 2022년 12월 박지윤의 휴대전화를 몰래 봤다가 지인들에게 자신의 험담을 한 것을 보고 신뢰를 잃었고, 박지윤은 최동석의 계속되는 의심과 트집에 힘들어했다.
최동석은 박지윤이 거래처 남성 직원과 커피를 마시는 것도, 한 남성 셰프의 차를 얻어 탄 것도 모두 불편해했다. 이에 박지윤은 최동석의 ‘의처증’을 주장했다. 최동석은 박지윤이 호감을 드러내는 이성의 관심을 즐겼다고 지적하고 ‘정서적 불륜’을 주장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자녀들의 학비 등 경제적인 문제와 최동석의 뉴스 하차 등을 언급하며 갈등을 빚고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두 사람이 싸우는 과정에서 의처증, 정서적 바람은 물론 부부간 성폭행 문제 등이 언급된 것. 이에 한 누리꾼은 국민신문고에 이들의 성폭행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촉구하는 글을 접수했고, 해당 민원은 제주특별자치도 경찰청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녹취록 공개 후폭풍으로 최동석은 방송 복귀작인 ‘이제 혼자다’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이제 막 정규편성 방송을 시작한 프로그램 측에도 큰 민폐였다.
이혼에 이른 부부였다면 극심한 갈등, 감정 다툼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방송인이라고 해도 대중이 이를 모두 알아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잠시만 SNS에 올려도, 한 매체만 보도해도 전 국민이 알 정도로 이야기가 퍼지는 게 요즘이다. 이토록 자극적이고, 부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내용이었다면 공개에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했다.
더욱이 박지윤과 최동석 모두 그토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두 자녀를 생각했다면, 보호할 마음이었다면 더 조심해야 하지 않았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파생된 기사로 자녀들이 받을 상처와 충격을 생각해야 했다. 결국 부부싸움 녹취록 보도는 누구에게도 득 될 게 없는, 상처만 남는 싸움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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