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비밀의 숲' 시리즈와 전혀 다른 스핀오프가 나왔다. 배우 이준혁의 원맨쇼를 경쾌하게 풀어낸 '좋거나 나쁜 동재'.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서동재(이준혁 분)처럼 유쾌하지만 마냥 가볍지 만은 않은 스릴러 시리즈가 나왔다.
최근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연출 박건호, 크리에이터 이수연, 극본 황하정·김상원)가 tvN과 티빙에서 동시에 공개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스폰 검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픈 청주지검 서동재(이준혁 분) 앞에 나타나 지난 날의 과오를 들춰내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 분), 두 사람의 물러섬 없는 진흙탕 싸움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특히 이번 작품은 웰메이드 스릴러 드라마 '비밀의 숲'의 세 번째 시즌이자 스핀오프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7년 첫 공개된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 분)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특히 완성도 높은 서사와 흠 잡을 데 없는 연출로 많은 이들이 '인생작'으로 거론되며 시즌2까지 제작됐다. 이 가운데 남여 주인공 황시목과 한여진 못지 않게 사랑받은 등장인물 서동재를 중심으로 스핀오프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오직 정의로운 사건 해결에만 몰두했던 황시목과 한여진에서 '스폰서 검사'로까지 낙인 찍혔다 개과천선을 시도하는 서동재로 등장인물이 바뀐 상황. '좋거나 나쁜 동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때로는 개과천선을 시도하며 좋은 검사이지만, 동시에 그 수단과 방법은 물론 과정마저 '스폰서 검사' 시절을 연상케 하듯 마냥 좋게 볼 수 만은 없는 서동재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낸다. 이 점에서 진지한 분위기 속에 엄중하게 사건에 파고들어갔던 '비밀의 숲' 시리즈와는 결을 달리 한다.
그렇기에 '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 특유의 진중한 스릴러 물을 기대하면 안 되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웰메이드 수식어를 가질 완성도는 내려놓지 않았다. 좋거나 혹은 나쁜 검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동재의 상황이 꽤나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따지고 보면 황시목과 한여진은 드라마의 주인공이기에 가능했던 직선적인 정의로운 인물이라는 생각까지 들게할 정도로. '좋거나 나쁜 동재'의 서동재는 현실에서 존재할 법한 존재감으로 응원을 부른다. 물론 개과천선을 고뇌한다는 전제는 선역의 주인공에 대한 전제는 떨치지 않지만.
무엇보다 이준혁의 원맨쇼에 가까울 정도로 다채로운 변화가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달변의 처세,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기막힌 상황 판단력과 임기응변, 뻔한 사건에서도 입신양명의 기회를 발견해내는 기회주의자. 이 모든 서동재의 특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융통성'이다. 이준혁은 때로는 코믹하게 승진에서 밀려난 검사로, 때로는 진지하게 사건 해결에 골몰하는 해결사로, 때로는 애잔하게 미래를 걱정하는 가장이자 남편으로 시시각각 변모한다. 웃음과 전개를 동시에 이끌어나가는 그의 행보는 '비밀의 숲'에서 주인공 뿐만 아니라 서동재 마저 눈여겨본 시리즈 애청자들의 판단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듯 하다.
여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는 '빌런' 박성웅과의 합이 일품이다. '검사'라는 직업 하나 만으로 허장성세를 부리는 서동재에게, 사업가로서 뇌물이나 비리 등 온갖 권모술수는 다 써본 남완성은 꽤나 까다로운 상대다. 남완성은 정공법으로 '스폰서 검사'의 비리를 깨물었던 황시목과 정반대의 의미로 서동재를 괴롭게 한다. 이에 남완성은 서동재가 '좋은 검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거의 빚 같은 존재.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자 이준혁과 계속해서 끌어내리려는 자 박성웅의 밀고 당기기가 '좋거나 나쁜 동재'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한다. 눈을 뗄 수 없는 이들의 줄다리기, 이준혁의 서동재 갱생 프로젝트가 응원을 부르는 '좋거나 나쁜 동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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