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선발은 최대 5이닝만 던질 수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을 조기에 가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발투수들을 4~5이닝만 전력으로 던지게 하고 나머지 이닝을 불펜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KIA 불펜은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고 리그 우승의 힘이었다.
이 감독은 "최대의 희망은 선발투수들이 6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3이닝을 불펜진을 투입하는게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시리즈의 특성상 선발투수들이 오래 던지기 쉽지 않다. 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필승조를 투입하는 등 빠르게 교체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에 대해 "우리 선발들이 상대를 압도하는 강점이 있다는 느낌은 아니다"라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정규리그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10으로 1위였다. QS는 40회로 SSG와 리그 공동 최하위였다. 잘 던지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강점이 있는 불펜을 조기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KIA 한국시리즈 선발진은 4명 체제이다. 턱골절상을 극복하고 1선발로 나서는 네일은 70~75구 정도에서 끊는다. 부상에서 복귀한 만큼 현실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어렵다. 양현종과 라우어는 6이닝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바로 불펜을 가동할 수도 있다. 윤영철 또는 김도현으로 예상되는 4선발도 1+1 전략으로 5회 이전에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
KIA의 정규시즌 불펜 ERA는 4.98로 삼성(4.97)에 이어 2위이다. 개막초반 선두로 치고 나갈때 불펜이 원동력이었다. 초반 등판횟수가 많아지면서 시즌 중반 불펜진이 흔들렸다. 마무리 정해영이 부상으로 43일동안 이탈하기도 했다. 장현식과 전상현이 버텨주었고 정해영의 복귀와 후반기 다시 힘을 되찾아 우승을 이끌었다. 9월 이후 불펜 ERA 3.86(1위)의 활약이 빛났다.
필승조는 4~5명이다.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JJJ라인의 힘이 좋다. 장현식과 전상현은 마무리급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장현식은 75경기에 출전해 5승4패16홀드, EREA 3.94를 기록했다. 전상현은 마무리 대역까지 맡으며 10승5패7세이브19홀드,ERA 4.05의 우등성적을 냈다. 정해영은 부상에서 복귀해 10세이브를 추가해 첫 타이틀(31세이브)을 거머쥐었다.
입단 2년만에 좌완 필승맨으로 성장한 곽도규의 존재감도 남다르다. 올해 최고 153km짜리 볼을 뿌리며 74경기 4승2패2세이브16홀드, ERA 3.54의 성적표를 받았다. 1이닝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여기에 베테랑 좌완 김대유와 이준영도 원포인트로 활용이 가능하다. 올해 주춤했던 최지민도 구위가 좋아지면서 필승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불펜진은 지난 4일부터 시작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통해 체력과 힘을 비축했다. 19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8명이 등장해 1이닝씩 던지며 최종점검을 한다. 이미 두 번의 연습경기와 라이브피칭 등을 통해 실전감을 익혔다. KIA 불펜이 2024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