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합정, 연휘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전, 란'에서 통역사 소이치로로 존재감을 남긴 배우 고한민이 정성일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고한민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 란'(감독 김상만)에서 왜군 통역사 소이치로 역을 맡아 활약했다. 왜장 겐신(정성일 분)과 조선의 노비 의병 천영(강동원 분) 사이 박진감 넘치는 전투, 그 칼날 사이 소이치로의 화려한 언변이 웃음을 자아냈던 바. "조선 파파고"라는 '밈'을 만들어낸 그를 2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OSEN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가운데 고한민은 겐신의 통역사 소이치로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소위 '조선 파파고' 소리를 들을 정도로 켄시노가 천영, 종려의 전투 장면 곳곳에 그의 재치있는 통역이 웃음을 더한 덕분이다.
이와 관련 고한민은 "소이치로가 원래는 조선인이다. 부산에서 왜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무역을 해본 경험으로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와중에 귀 잘리고 코 베이기 실어서 살아남고 싶어서 통역 노릇을 하다가 7년 동안 왜란을 거치면서 겐신의 충신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고한민은 '전, 란' 촬영에서 정성일과 가장 많은 시간 호흡을 맞췄다. 그는 "성일이 형을 따라다니면서 말 끌어주고, 싸우는 척 하면서 도망가고, 투항할 때도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라고 웃으며 "콘티에 있거나 시켜서 했다기 보다는 이 인물로 뭘 잘할 수 있을까를 조금 더 열어두고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현장에서 성일이 형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라며 고마움을 밝혔다. 이어 "형이랑 일본어 공부를 같이 했다. 수업도 같이 듣고, 저는 원래 할 줄 아니까 형이 많이 의지가 되기도 하고, 대사 준비한 걸 말하면서 '이렇게 해볼까요?'라고 하면 '너무 좋은데? 해볼까?'라고 열어두고 해주셨다. 그런 부분들이 정성일 배우랑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고한민은 "'전, 란'에 천영과 종려의 씬, 의병들의 씬이 있었다면 저는 겐신과 둘만 있는 과정이 많았다. 같이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작품에 더 많이 녹아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정성일에 대해 "제가 사실 어느 현장에서도 모니터 뒤에 쭈뼛거린다. 아직은 조심스럽고. 그러면 항상 의자를 갖고 와서 형 옆에 앉으라고 하면서 모니터를 보면서 같이 보여주셨다. 다음에 어차피 저희가 같이 앵글에 들어가야 하니 같이 보자면서. 밥 먹으러 갈 때에도 이제 주연 배우들이 있으면 항상 저랑 같이 데리고 가서 같이 먹으면서 챙겨주셨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고한민은 "성일이 형과 제가 같이 무명 때부터 연예인 야구단에 있었다. 이렇게 현장에서 형은 장수, 저는 부하 역할로 만나니까 아무래도 남달랐다"라며 "아무래도 연극배우 선배들이라 전배수 형도 그렇게 가면 단역들을 챙긴다. 저를 포함해서. 현장만 가면 진선규, 정성일, 전배수 이런 배우들이 자기 스태프 챙기듯이 챙겨줘서 휴차 때도 항상 지방에 같이 머물렀는데 같이 밥을 먹는 시간도 행복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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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 넷플릭스 제공.